보고 끄적 끄적...2013. 10. 7. 08:30

<Music of the night>

일시 : 2013.10.03.

장소 :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출연 : 브래드 리틀, 마이클 리, 김소현, 송용진, 양준모, 윤형렬, 한지상,

        최수형, 박혜나, 손준호,

주최 : 티켓몬스터

 

좀 알아보고 관람을 결정할걸 그랬다.

단지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리가 출연한다는 이유로 예매했었는데 이런 류의 갈라콘서트일거라고는 정말 꿈에서 생각하지 못했다.

팬텀의 overture에 맞춰 팬텀 가면을 쓰고 나온 건장한 6명의 남자들이 뭔가 묘한 아우라(?)를 풍기는 퍼포먼스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브래드 리틀과 김소현의 "The Phantom of the Opera"까지도 그래 좋았다.

(그래도 역시 김소현은 내 취향은 아니다. 예전에도 고음이 맘에 안들었지만 요즘은 더 듣기 불편해지는 것 같다)

문제는 사회자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윤지영 아나운서.

멘트를 하는 순간 뮤지컬 갈라 콘서트 자체가 참 저렴해지더라.

놀이동산 이벤트 공연같은 느낌.

도대체 아나운서를 왜 내세웠을까?

그냥 배우들끼리 다음 순서 소개하면서 등퇴장 하는게 훨씬 격이 있었을것 같은데...

(정말 오랫만에 본전 생각하게 만든 공연이었다.)

사실 나는 TMon이 주측이라는 걸 몰랐었다.

설&컴퍼니 10주년 기념 콘서트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시끌벅적한 이벤트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오로지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 리에 혹해서....

 

그래도 역시 브래드 리틀은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가장 많은 곡을 부르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듣는 "Alive'는 정말 여전하더라.

짐승같이 단어 하나하나를 물어뜯으며 부르는 특유의 목소리.

그리고 마치 말하는 것 같은 손가락 움직임까지...

그가 노래하는 걸 보고있으면 온 몸으로 가사를,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천국의 눈물 "Can you hear me?"를 제외하고는 브래드의 노래는 다 좋았다.

(아무래도 이 넘버는 이혜리의 출연으로 살짝 급조된 듯한 느낌...)

 

<Hedwig>의 넘버 두 곡을 불렀던 송용진은

반응없는 관객때문에 정말 고생 무지 많이 해서 안스러울 정도였고.

(노래는 정말 좋았다. 역시 <헤드윅>은 송용진이다! 그러니까 다시 하라구!)

<위키드>의 히로인 박혜나의 Defying Gravity"에서 아주 폭발적인 성량을 뽐냈다.

엘파바로서 지금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는 게 느껴질만큼.

듀엣은 윤형렬과 박혜나의 "Beauty and the beast"가 제일 괜찮았고

양준모는 요즘 계속 예전만큼의 실력이 나와주지 않아 걱정되는 중이다.

마이클리가 노래가 너무 적었던 게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고

게다가 "Climb every mountain"은 그의 가창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곡이여서 더 아쉬웠다.

한지상은...

그냥 딱 연예인이었다!

조권같은 느낌이었다면 이해가 될까?

계속 비슷한 류의 작품을 해서 그런지 좀 허세스러워진 것도 같다.

연말에 강필석과 <레드>를 한다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쉼없이 달려온 한지상이 배우로서 많이 깨지고 힘겨웠으면 좋겠다.

이 작품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인데...

한지상이라는 배우를 데뷔때부터 눈여겨 봐왔었고 지금도 격하게 아끼는 중이다. 

점점 잘하는 배우고 그래서 가능성이 아주 많은 배우라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이제는 잘하는 것 이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갈라 콘서트의 마지막 노래 "superster"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위험"의 신호가 보였다.

(강신일과 연기하다보면 한지상도 배우로서 뭔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현명한 배우니까 잘 컨드롤하겠지만!

 

어째 콘서트 후기가 아니라 사심 후기가 되버려 살짝 민망하다.

솔직히 말하면 콘서트 자체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여서 쓸 말도 별로 없다.

그리고 제발이지 김소현과 손준호은 이제 그만 우려먹었으면 좋겠다!

뭐 본상품에 끼워 파는 사은품도 아니고...

이제 그만 홀로서기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