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3. 4. 08:27

<공동경비구역 JSA>

일시 : 2014.02.27. ~ 2014.04.27.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원작 : 박상연 "DMZ"

극작, 작사 : 이희준

작곡 : 맹성연

연출 : 최성신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이정열, 임현수 (지그 베르사미) / 정상윤, 강정우 (김수혁)

        최명경, 이석준 (오경필)/  임철수 (정우진), 이기섭 (남성식) 외 

제작 : CenS

 

작년 12월 8일에 피꼴로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보고 참 먹먹했었다.

쇼케이스의 퀄리티가 이 정도라면 본공연이 올라가면 엄청나겠구나 싶어 본공연 날짜를 내내 기다렸었다.

워낙에 프리뷰 첫공은 기피하는 편인데 이 직품만큼은 꼭 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너무 기대를 했던걸까?

몸상태가 안좋기도 했고, 약때문에 약간의 몽롱하기도 했다지만

이상하게 쇼케이스때보다 훨씬 더 지루해지고 느슨했다.

게다가 심지어 너무 친절해지까지 했다.

추가된 곡들은 아직 극속에도 배우들에게도 잘 스며들지 못했다.

아예 예전처럼 인터미션없이 긴박하게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2막 도입부에서 1막의 내용들을 편집형식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너무 산만하고 정신없어 슬램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

감정을 유지해야 하는 배우들에게도 참 못할 짓인것 같고...

참 마음이 복잡하고 안타깝다.

 

정상윤, 최명경, 임철수는 쇼케이스때보다 노래, 연기, 감정이 확실히 더 좋아졌지만

연령대가 달라서 그런지 이정열 베르사미는 참 이질적이고 왠지 모르게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일단 비쥬얼이 지극히 토속적(?)이라 그런지 노랑머리 소령님이라는 표현이 작품과 상관없이 자꾸 걸리더라.

차라리 머리를 조금 더 노랗게 염색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아가사>의 김수용이 이 역할을 했다면 정말 딱이었을텐데...)

전체적으로 군인이 아닌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느낌이랄까?

그래도 1막은 나쁘지 않았는데 2막은 너무 얕게 머물거나 너무 깊게 빠지더라.

특히나 거제도 장면은 감정이 너무 과해서 본인도 추스르는데 힘겨워하는 것 같았다.

배우로서 배역의 컨트롤 하는데 살짝 실패한듯!

가사 전달이 안되는 노래도 좀 있었고

정상윤과의 듀엣은 발란스가 안맞고 틀어져서 듣기가 거북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베르사미"라는 역할은 이정열보다 양준모가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양준모가 훨씬 더 군인답기도했고, 극 속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했고, 냉정하기도 했다.

이정열 베르사미는...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선배님" 혹은 "선생님" 느낌이라 보면서 좀 불편하더라.

 

개인적으로 가장 의아했던 건,

쇼케이스때에는 거제도 장면이 상당히 임펙트가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오버랩되는 장면도 이상했고

동생의 노래는 프리스타일 랩처럼 들렸고,

좌우에 대립을 이루던 사람들의 움직임도 예전의 그 느낌은 확실히 아니더라.

도대체 그 이유가 뭐였을까?

단지 그날 내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것 때문은 분명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서로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걸까?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냥 좀 섭섭하고 안타깝다.

 

* 개인적인 사족이긴한데,

   양준모와 이정열이 서로 작품을 바꿔서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정열이 <서편제>의 "유봉"을.

   양준모가 <JSA>의 "베르사미"를...

   그랬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