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1. 19. 08:28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눈 먼 표가 생겨서 예정에도 없던 마이클리의 <NDP> 막공을 봤다.

사실 티켓팅이 시작됐을때 관람여부를 조금 고민했었는데 홍광호 콰지모도라서 과감하게 놔버렸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1번의 관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일곱번의 관람 중 그랭그와르는 전부 마이클였고, 프롤로는 전부 민영기였다.

최민철 프롤로를 못 본 건 솔직히 아쉬움이 없는데

박은석 페뷔스를 못 본 건 많이 아쉽다.

특히나 김성민의 목상태가 이 지경이 된 마당에는 더욱 더.

이틀 전보다 목상태가 더 심각해진 김성민을 교체가 되지 않은 건 지금도 의아하다.

관객도 관객이지만 저러다 배우 목이 완전히 상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마이클리의 막공이라서 그랬을까?

배우들이 서로 으샤으샤(?) 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한 작품에서 같이 공연한 누군가의 마지막 무대를 함께 한다는 사실이

배우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특별한 감회를 남기는 모양이다.

이날은 특히나 댄서들의 움직이 아주 가볍고 탄력 넘쳤다.

마치 몸에 최고 성능을 내는 스프링을 장착하고 나온 것 같다.

그들이 보여준 점프와 덤플링, 춤들.

그 속도와 높이과 탄성에 수도없이 감탄을 쏟아냈다.

이 작품이 이렇게까지 흥행할 수 있었던 건 밑바탕에는 분명 이들이 있다.

"Dechire"에서  "Bell"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남자 댄서 5명이 보여준 역동적인 춤과 정적인 등장은

정말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날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바다 에스메랄다와 민영기 프롤로.

바다는 그랭그와르의 말처럼 그야말로 "나의 여신, 나의 림프, 나의 뮤지"였다.

"Ave Maria Paiien"는 감동적이었고 "Vivre"은 너무나 고혹적이라 눈이 부실 정도였다.

관극의 횟수가 늘어날때마다 첫인상의 이질감을 하나씩 하나씩 날려줘서

이젠 그녀를 온전히 뮤지컬 배우 "바다"로 보게 만들었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여전히 볼륨조절장치가 컨트롤이 안됐지만

바다 에스메랄다와는 생각보다 음색이 잘 맞아서 윤공주와의 관극때보다 느낌이 훨씬 좋았다.

그래도 홍광호의 일방적인 "Bell"과 "불공평한 이 세상"에는 한번도 만족하지 못해 정말 아쉽다.

"Bell"은 김성민의 상태가 절망적이라 아예 기대를 접어서 그했는지 최악까지는 아니었지만

"불공평한 이 세상"은 간절한 절규가 아니니 세상에 대한 불만과 비난만 느껴졌다.

(확실히 홍광호 콰지모도는 윤형렬 콰지모도보다 표현적인 면에서 여러 의미로 미성숙하고 어린 것 같다)

제일 아쉬웠던 곡은 "새장 속의 갇힌 새"

가창력하면 바다도 만만치 않은데 그런 그녀도 홍광호의 볼륨을 따라가느라 정말 온 힘을 다 쓰더라.

이 곡이 정말 좋은 곡인데 본의 아니게 두 가수(?)의 가창력 배틀이 되버리고 말았다.

  

민영기 프롤로.

민영기때문에 난 프롤로의 사랑도 충분히 이해됐고 심지어 동정까지 하게 됐다.

한동안 그가 도돌임표를 찍고 있는 것 같아 좀 답답했었는데

이 작품 덕분에 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배우의 힘이라는 게 이렇게 대단하고 무서운거다.)

민영기 프롤로와 마이클리 그랭그와르의 듀엣곡 "피렌체"는

두 배우가 서로의 목소리에 기꺼이 발란스를 맞춰줘서그런지 언제나 듣기가 참 좋다.

(이 사실을 홍광호가 빨리 알아내고 실현했으면 정말 좋겠는데...)

그리고 이날 마이클리는 "Lune"은 정말 압권이었다.

또 다른 콰지모도가 되어 불렀던 "Lune"

무대 앞 뒤에 서있었던 콰지모도와 그랭그와르가 완벽하게 합치되는 느낌이었다.

마이클리 그랭그와르.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그로서는 참 쉽지 않은 작품이고, 쉽지 않은 배역이었을텐데 잘 해줬다.

처음 관극했을때는 솔직히 이 정도까지 만들어낼 줄은 정말 몰랐었는데...

아마도 당분간 그는 한국을 떠나지 못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가 한국에 조금 더 머물면서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내내 한국에서만 작품하라는 건 결단코 아니고!)

그런 날이 오면 살짝 정체되어 있는 남자 뮤지컬배우의 세계도 꽤 흥미진진한 지각변동이 예상되지 않을까?

마이클리가 "팬텀"을 하고 마이클리가 "지킬"을 한다!

나쁘지 않은 경우의 수다.

아니 솔직히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사심 가득한 마무리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