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0. 26. 15:43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사실 당일까지도 관람 여부를 많이 고민했었다.

결국 반전처럼 관람을 선택한 건 OP석이라는 마력(?) 때문이었다.

배우들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어마무지한 댄서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겠다는 설레임에...

그랬더랬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OP석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대와는 제일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다섯번의 관람 중 이번 관람이 가장 집중이 안 됐다.

(심지어 3층보다 더!)

아무래도 너무 가까웠던 모양이다.

적당한 거리...

그게 왜 필요한 건지 확실히 알겠다.

특히나 <NDP>는 더욱 더.

이 작품의 조명이 얼마나 확실하고 정확한지 OP석에서 절실하게 느꼈다.

체감할 수 없음에 내내 그리워하면서...

화려함도 정확함을 도저히 이길 수는 없는거구나 생각하면서!

 

홍광호 콰지모드.

여전히너무 쎄고 강하다.

깨끗하고 힘있는 고음이 홍광호의 강력한 장점이긴한데

다른 배우들과의 발란스를 무너뜨린다는 건 이 역할에선 큰 단점이다.

홍광호의 의도가 아니라는걸 아는데도 "Bell"을 들을때마다

균형잡힌 삼각형의 구도가 삐걱거리는게 너무나 아쉽고 아쉽다.

무대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개구장이 꼬마 같아서

세상에 마냥 신기해하는 소꼽장난하는 아이의 모습같다.

그래선지 "불공평한 세상"도 여간해선 불공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동화"의 세계처럼 한없이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기만 하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바다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날 윤공주는 호흡도, 음정도, 연기도 너무 과장스러웠다.

그리고 제발 얼굴 좀 가만 뒀으면 좋겠다.

과도한 시술로 표정이 점점 한가지로 통일되려고 한다.

가까이에서 본 그녀의 얼굴은... 많이 무서웠다.

(윤공주의 초창기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요즘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게 솔직히 감당이 안된다.)

 

댄서들의 모습은 확실히 거리를 두고 보는 게 훨씬 더 아름답다.

그래도 "Dechire"에서의 남자 댄서 5명의 움직임은 가까이에서 봐도 환상적이다.

이 댄서들 공연 끝나면 아마도 링거병을 꽂고 있지 않을까?

"발다무르 카바레"는 지금껏 몰랐는데 여자 댄서들 옷이 정말 야하더라.

게다가 얇기까지...

그런 얇은 살색 스타킹(?)만 입고 춤을 출수도 있는거구나...

 

어쨌든 이번 관람으로 더 확실해졌다.

윤형렬 콰지모도와 바다 에스메랄다에 내가 훨씬 더 몰입하게 된다는 걸.

허스키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윤형렬의 콰지모도에게는 웅장함과 비장미가 있다.

게다가 그렇게 큰 체격의 콰지모도가 사랑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며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간절하고 안스럽다.

바다 에스메랄다는 가끔 가수의 기교가 나오긴 하지만 감정에 정말 충실하다.

아무래도 이 두 사람의 조합으로 한 번쯤 더 보게 될 것 같다.

특히나 윤형렬의 "불공평한 이 세상"이 주는 전율과 슬픔은

꼭 다시 한 번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