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7. 28. 08:37

<살리에르>

일시 : 2014.07.22. ~ 2014.08.31.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극본 : 정민아

작곡,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김규종

출연 : 정상윤, 최수형 (살리에르) / 박유덕, 문성일 (모짜르트)

        김찬호, 조형균 (젤라스), 곽선영, 이민아, 김도진 외

제작 : HJ컬처(주)

 

창작뮤지컬 <살리에르>

정상윤의 출연만으로 프리뷰를 선택했던 작품.

공교롭게도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서는 라이선스 뮤지컬 <모차르트>와 공연기간이 겹쳐지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결과의 처참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런 승부수를 띄운 HJ컬처의 뚝씸이 나는 솔직히 대견스럽더라.

창작 VS 라이선스

대극장 VS 중극장

모차르트 VS 살리에르

스타급 배우 VS 스타급은 아니지만 실력있는 젊은 배우

이 외에도 제작사와 작사, 작곡, 대본, 제작비까지 들먹이면 끝이 없겠지만

이 정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게다가 프리뷰 기간 내내 <살리에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도 못했다.

실제로 확인한 작품도 솔직히 내가 생각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보였고,

스토리도 엉성했고 "살리에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음에도 살리에게 충분히 포커싱이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이 가능성을 말하고 싶다.

넘버의 가사들를 좀 수정하고

등장인물도 다 없애고 오로지 살리에르, 모차르트 젤라스 3인만 등장시켜

좀 더 내밀하고 섬세한 심리물로 바꿔버리는거다.

지금보다 훨씬 더 다크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모차르트에게 가려져 평생을 2인자로 평가받은 살리에르.

그렇다면 살리에르에게 천재성이라는게 전혀 없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력만으로 "살리에르" 가 탄생될 수 있다면

세상엔 숱한 "살리에르"로 가득할거다.

100% 노력하는 살리에르, 200% 노력하는 살리에르, 80% 노력하는 살리에르... 살리에르... 살리에르...

살리에르에게도 모차르트만큼은 아니지만 천재성이 있었고

모차르트에게도 살리에르 천재성으 향한 불타는 질투심이 있었을거다.

거기에 두 사람 내부에서 매번 치열하게 싸우는 스스로에 대한 질투심도 있었을테고...

불같은 질투가 없다면!

불같은 예술도 없다.

모차르트가 불운했다면 마찬가지로 살리에르도 불운했고,

모차르트가 천재였다면 살리에르 역시도 천재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 다 죽을 듯이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다.

죄책감도, 환상도, 질투도 그 치열함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쉰다.

 

안타깝게도 정상윤, 박유덕, 김찬호 배우를 제외한다면

여배우와 앙상블들은 이 작품에 기여도는 재앙에 가깝다.

특히 곽선영 배우는 동명이인의 신인배우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소리를, 연기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뮤지컬 배우를 견뎌내는 건...

미안할 말이지만 참 고역이더라.

아마 그래서 더 남성 3인극을 꿈꾸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소화하지 못하는 고음은 언제나 귀를 극도로 피로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정상윤은 여지없이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세종 M씨어터 2층에서도 그 표정과 몸짓, 심리상태가 그대로 전달됐다.

개인적으로 살리에르 단독 장면들은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나쁘지 않았다.

김찬오 젤라스와의 장면들도 상당히 임펙트 있었고....

이 작품.

어찌됐든 남자 배우들 섭외는 성공한 것 같다.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안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어찌됐든 이 작품으로선 참 다행한 일 ^^

 

* 아마도 당분간은 <비스티 보이즈>의 충격을 넘어서는 작품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