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4. 30. 05:54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4.04.26. ~ 2014.07.2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연출 : 박소영

출연 : 김종구, 정문성, 조형균 (한영범) / 신성민, 려욱, 이재균 (류순호)

        진선규, 최대훈 (이창섭) / 안재영, 정순원 (신석구)

        주민진, 문성일 (변주화) / 윤석현, 백형훈 (조동현)

        이지숙, 손미영 (여신) 

제작 : is ENT 연우무대 

 

대학로에서 <Trace U>를 보고 집에 가는 길에 개막을 알리는 포스터를 봤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 중 한편이라 자리가 았다면 현장구매로 볼까 싶어 연강홀로 방향을 틀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살랑살랑 걸어가는 맛도 꽤 솔솔하더라) 

원래 계획은 새로운 캐스팅들이 익숙해질때까지 기다렸다 관람하는 거였는데

포스터에 현혹돼 좀 즉흥적인 결정을 했다.

다행히 2층은 현장티켓이 꽤 남아있었고

어쩌다 보니 2층 맨 앞 줄을 혼자 독차지하고 관람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관람을 계획하는 사람에겐 당부하건데.

2층 맨 앞 줄은 피하는게 현명하겠다.

극 시작부터 무인도로 떨어지기전까지 장면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의 시야장애다.

노래 전달은 그래도 괜찮은데 배우들 대사가 종종 안 들리는 것도 문제더라.

(이건 어떻게 좀 해결을 해야 할 듯.)

공연장이 커져서인지 무대 활용도는 예전보다 떨어졌다.

배우들 동선도 살짝 낯설었고

뒤돌아 서있을때 엄폐물(?) 없이 그냥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도 조금 그랬다.

 

이 작품을 보면서 늘 궁금했던게

다른 인물들은 에피소드가 잘 살아있는데

유독 조동현의 에피소드만 묻혀있다는 거다.

이번 시즌에는 달라지길 기대했건만 여전히 밋밋하더다.

이건 배우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타이밍의 문제인 것 같다.

각자의 여신과 대면하는 에피소드의 순서를 과감하게 바꿔보는 건 어떨까?

게다가 아버지까지도 등장없이 목소리만 나와 혼자 무대 위헤서 참 막막해 보였다.

연출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가족에게도, 동료에게도, 작품에게도 슬쩍 버려진 존재같아

초연때부터 조동현이라는 캐릭터가 내내 마음에 쓰인다.

(조동현 좀 어떻게 해주세요. 제발~~~~)

 

첫공연이라 새로 캐스팅된 배우들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살짝 아쉬웠지만

(이건 뭐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거니까 패스~~~)

이 작품은 확실히 착하고 에쁘고 아름다운 동화다.

넘버들은 여전히 보석처럼 반짝반작 빛나서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못 듣게 꼭꼭 숨겨놓고 혼자 독점하고 싶을 정도다.

특히 "꽃나무 위에"와 "꿈결에 실어"는 아가들 자장가로 들려줘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잠들면 예쁜 꿈만 꿔지겠다!)

"여신님이 보고계셔"와 "그대가 보시기에"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이 그대로 묻어나고

"악몽에게 빌어"는 너무 아프고 절망적인 트라우마다.

(그래도 전성우 순호가 아닌게 다행이다. 전성우였다면 아마도 견디내기가  힘들었을것 같다.)

관람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낀거지만

참 잘 만든 넘버고 참 잘 만든 작품이다.

정말 꿈결같은 작품.

 

악몽의 시대에 아주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 참 다행이다.

그런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도 딱 한 번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여신님이 계시다면 좋겠다.

우리를 내내 지키고 보호해주는 그런 여신님이 계시다면 정말 좋겠다.

그게 비록 꿈결 속일지라도...

그러면 우리도 조금 살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