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일시 : 2016.07.20. ~ 2016.09.30.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알베르 카뮈 <페스트>
대본 : 김은정, 노우진
음악 : 서태지
연출 : 노우성
편곡,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김다현, 손호영, 박은석 (리유) / 김도현, 윤형렬 (랑베르) / 오소연, 린지 (타루) / 김수용, 조휘 (코타르)
조형균, 정민, 박준희 (그랑) / 황석정, 김은정 (리샤르), 이정한 외
제작 : (주)스포트라이트, (주)보스톤이앤엠
참 이렇게 넋을 놓게 하는 작품도 없다.
27일에 서태지가 관람을 한다는데 제발 안 봤으면 좋겠다.
손발이 오그라질 정도로 내가 다 부끄럽다.
서태지는 무슨 죄고, 카뮈는 또 무슨 죄인가!
그나마 서태지가 카뮈보다는 행운이다 싶다.
적어도 이 꼴은 전혀 모르테니까.
기억에 남는거라곤 김성수 음감의 편곡과 커튼콜 이후의 곡 버뮤다 크라이엥글 뿐이다.
그 좋은 서태지 노래로 어떻게 이 따위 허접한 작품을 만들었는지 화가 난다.
박칼린이 이 작품에서 왜 손을 뗐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더불어 박칼린은 겁나 현명했다...)
이게 뮤지컬은 맞나?
제대로 된 노래를 들은 기억이 없다.
프리뷰니 점점 좋아질거라고 위로하기엔 대본과 연출이 노답이다.
이건 관객에 대한 엄청난 기만이고, 서태지에 대한 기만이고, 카뮈에 대한 기만이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 공연...
이대로 접는게 옳다.
대사도 너무 많고, 스토리는 유치 찬란하고, 주제도 없고, 중심도 없고, 내용도 없고...
무대도 점점 이상해지고, 의상도 황당하고...
심지어 배우들에게 연민이 생기더라.
이 허접한 대본을 연기하느라 시종일관 기를 쓰는게 짠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1막 오프닝의 리샤르 김은정은 테러도 이런 테러가 없다.
페스트보다 더 치명적인 존재다.
1막이 끝나고 그냥 갈까 정말 많이 고민하다 2막은 설마 괜찮아지겠지 싶어 버텼는데
크나큰 실수였다.
2막 내내 깔끔하게 가버리지 못한 나를 탓하며 앉아 있었다.
눈을 질끈 감았버린게 몇 번이지 셀 수도 없다.
노래도 아깝고, 배우도 아깝고, 내 시간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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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그만 하자!.
여기서 더 나가면 살벌한 육두문자가 난발하는 활극이 펼쳐질것 같다.
그냥 다 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