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7. 18. 08:02

<Blood Brothers>

일시 : 2014.06.27. ~ 2014.09.14.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극본 : 윌리 러셀 (Willy Russell)

연출 : 글렌 윌포드 (Glen Walford)

번역 : 임양혁

음악감독 : 양주인

출연 : 송창의, 조정석 (미키) / 장승조, 오종혁 (에디)

        진아라, 구원영 (존스턴 부인) / 문종원 (나레이터)

        김기순 (라이언스 부인), 배준성 (라이온스), 최유하 (린다) 외

제작 : 쇼노트

 

요즘 드라마와 영화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정석이 드디어 무대로 돌아왔다.

이 녀석의 복귀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지...

게다가 <블러드 브라더스>란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작품이 내겐 일종의 "로망"으로 자리잡았었다.

<스위니토드>와 함께 재공연 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작품.

그런데...

기다린 보람이 너무나 있었다.

역시나 조정석은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고 가장 조성석답다.

조정석의 미키.

귀여웠고, 사랑스러웠고, 가여웠고, 안타까웠고, 아팠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천국괴 지옥을 다 경험하게 만들었다.

너무 많이 울컥했고 너무 많이 아파서 눈물이 주루룩 흘렸라.

가슴이 쿵 내려앉는 소리가...

선명히 들렸다.

 

쌍둥인줄 모르고 의형제가 된 아이들.

서로의 마음이 같다는건 이렇게 슬픈 비극이구나...

처음엔,

이렇게까지 아프지 않았다.

재미있고 유쾌해서 나까지도 개구장이가 되는 느낌이었다.

조정석의 7살 철부지 연기는... 진심으로 귀여웠고 진심으로 사랑스러웠다.

정말 딱 7살 아이의 모습, 딱 그렇더라.

구원형의 넋두리에 가슴이 아리다가

두 녀석의 "long sunday afternoon"에서 본격적으로 무너졌다.

너무 급작스럽고, 너무 깊게 들어오는 무너짐이라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나는 이 작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겠구나...

가슴 속에 빗장이 채워졌다.

 

연주자가 한 명씩 한 명씩 나와 연주하는 인트로부터

무대와 조명, 넘버까지도 완벽히 나를 사로잡았다.

어쩌자고 모든 배우들은 또 이렇게까지 진심일까!

(심지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문종원까지도...)

차라리 이 작품을 안봤었다면, 전혀 몰랐었다면 참 좋았겠다.

7년형을 받은 후 만성우울증 진단까지 받은 미키의 모습.

조정석의 연기 너무 잔인할 정도였다.

내내 두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두 형제는

하나는 남고 하나는 남겨진다.

그리고 한 날 한 시에 똑같이 죽는 형제.

"왜 날 보내지 않았어? 그랬으면 나도 제처럼 될 수 있었잖아. 제처럼..."

미키의 통곡같은 말 뒤에 이어지는

결코 멈추지 않을 총소리. 총소리. 총소리.

 

어쩌나!

앞으로 나는 두 형제의 비극 앞에

절대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