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9. 17. 07:31

<Blood Brothers>

일시 : 2014.06.27. ~ 2014.09.14.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극본 : 윌리 러셀 (Willy Russell)

연출 : 글렌 윌포드 (Glen Walford)

번역 : 임양혁

음악감독 : 양주인

출연 : 송창의, 조정석 (미키) / 장승조, 오종혁 (에디)

        진아라, 구원영 (존스턴 부인) / 문종원 (나레이터)

        김기순 (라이언스 부인), 배준성 (라이온스), 최유하 (린다) 외

제작 : 쇼노트 

 

다행이다.

막이 내려지기 전에 이 작품을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심지어 이번엔 OP석이라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들이 그대로 전달됐다.

이 작품... 조금만 더 올려졌다면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다. 

유난히 뭉클뭉클 밀고 들어오는 감정들때문에 주체하기 힘들었던 작품.

그냥 와... 좋다...라는 표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또 얼마나 기다려야 볼 수 있을까?

게다가 이런 캐스팅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 작품은 첫곡 "Tell me it's not true"부터 사람을 속수무책으로 허물어 뜨린다.

아니, 인트로의 트럼펫 솔로와 바이올린 솔로에 이미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한 날, 한시에, 같은 배에서 태어났지만

쌍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자란 두 형제의 비극적인 이야기.

이게 실제 일어난 일이라면... 최고의 비극이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는 그게 어떤 건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니까.

 

클릭B 출신의 연기자 오종혁의 에디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거진 여덞살인 에디를 연기할 때 좀 오그라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 녀석도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뮤지컬 배우가 되가는구나 싶어 흐뭇했다.

그래도 역시 조정석 미키의 잔망스러움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더라.

조정석은 에디는 정말 거진 여덟살 아이였다.

조정석 미키를...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냥 많이 아련하고, 아득하고, 그립다.

 "Long sunday afternoon"도 "Easy terms"도 전부 다.

병원에서 모든 걸 잊고 약물로 살아가는 미키의 모습도 참 아프고...

이 장면에서 조정석의 눈빛은... 

삶의 모든 의욕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 눈빛이더라.

그런데 그 모습이 나는...

사실은 삶을 포기하려는 몸짓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삶을 살아내고 싶어하는 절박함처럼 보여서 많이, 아주 많이 아팠다.

 

에디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미키.

그런 미키에게 두 사람이 사실은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엄마.

엄마는 그게 두 아이를 지켜내는 길이라고 생각했을테다.

"엄마, 왜 날 보내지 않았어...? 그랬으면 나도 쟤처럼 될 수 있었쟎아..."

미키의 마지막 말은.

두 가족의 모든 관계를 일순간에 허물어뜨린다.

쟤처럼... 쟤처럼... 쟤처럼...

모든 것은...

다 사라졌다.

 

Tell me it's not true...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