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9. 1. 08:36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더 데빌.

내 이럴 줄 알았다!

정말이지 과도하게, 너무나, 미치도록 좋은 작품이다.

과연 브레이크를 거는게 가능할까 싶을만큼 개인적으로 최대 문제작을 만났다.

연강홀 2층에서 처음 관람했을때는 꽤 좋네 정도였다.

그런데 1층 왼쪽 블럭에서 관람하고나니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운데에서 관람히게 되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꼭 한가운데에서 관람할 필요성이 있겠다.

자칫하다 왼쪽편 밴드나, 오른쪽편 코러스에 시선이 뺏기면

매혹적인 스토리에 집중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X의 옷색깔은 아주 많이 중요한데 2층에서는 X가 등장할 때 상체가 뭉턱 짤려버리다.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다.

물론 발자국이라는 한가지 상징물이 더 있긴하지만

사전정보 전혀 없이 2층에서 첫관람 할 경우 이 작품을 아주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며 밀어낼 수 있겠다.

사운드도 2층보다 1층이 훨씬 좋디.

등장인물 세 사람의  의상과 조명, 동선까지 다 의미가 있기때문에

가능하면 1층도 가운데블럭 살짝 뒷쪽 좌석이 관람하기엔 가장 좋을 것 같다.

 

 

송용진 존파우스트.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냥 최고다!

솔직히 존파우스트 세 명 중에 제일 취향이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다 최고다.

"죽어버린 이여"를 시작으로 "Guardian Angel" 그리고 마지막 노래까지 완벽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존파우스트의 겪는 절망, 절규, 욕망, 후회, 구원, 이 모든게 그대로 전달된다.

게다가 마이클 X와의 듀엣도 너무 좋다.

첫번째 관람때 유형렬, 한지상의 "Big time"을 보면서는 어딘지 과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송용진과 마이클리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두 사람이 체격도 비슷해서 같은 동작을 하는 것도 제대로 산다.

강강강강(强强强强)이긴 한데 이 두 사람의 조합엔 클라이막스가 확실히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송용진 존파우스트의 표정은 하나의 완벽한 스토리텔러의 기능을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표정도, 연기적인 표현들도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

원래 마이클리X만 고정시키고 모든 존파우스트를 볼 계획이었는데

송용진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송용진의 재발견이다! 심지어 그의 <헤드윅>까지 다시 보고 싶어졌다.)

 

마이클리 X.

한국어 발음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의 노래와 감성은 확실히 어쩔 수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그대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The song of songs"은 정말 평온한 위로같았다.

(<JCS>의 저저스도 많이 떠오르고...)

아마도 9월 말쯤이면 마이클리 X의 표현은 더 무르익고 깊어지리라.

어색한 한국어 발음 역시도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을테고...

대체적으로 X의 노래가 임펙트가 강하고 다 좋은데 특히나 마이클리의 "그 이름"과 "피와 살" 정말 좋았다.

마이클리만큼 선명하고 깨끗한 고음을 낼 수 있는 배우... 정말 흔치 않다.

가끔은 그가 한국에 계속 있는게 옳은건가 생각될 때도 있지만

다양한 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의 장기체류가 납득이 되긴 한다.

스스로를 소모시킬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쉼없는 행보라 진심으로 걱정된다.

(너무 많이 아끼는 배우라서...)

 

장은아 그레첸.

차지연 배우가 너무나 쎄서 비교되겠구나 걱정했는데

그녀는 또 그녀만의 그레첸이더라.

차지연이 투사(?)의 느낌이라면 장은아는 정말 희생양 같은 느낌.

"Mad Gretchen"은 차배우와 비교하면 많이 약하긴한데 순수하고 가련한 느낌은 오히려 더 강하다.

그래서 참 다행이었다.

차배우를 따라가주지 않아서...

 

<The Devil>

나로 하여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든게 순식간에 무너지는 파멸의 순간,

그 파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유혹의 손길이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히게 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끝없이 질문하고, 또 끝없이 찾아다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피와 살을 걸면서까지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게 뭔지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