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 4. 07:45

<Phantom of The Opera>

일시 : 2012.12.07. ~ 2012.02.28.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가스통 르루

대본 : 리차드 스틸고

작사 : 리차드 스틸고, 차스 하트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출연 : 브래드 리틀(팬텀), 에밀리 린(크리스틴),

        안토니 다우닝(라울) 외...

 

2013년 내가 선택한 첫번째 공연 <The Phantom of The Opera>

보름 전에 3층에서 맛보기 관람을 하긴 했었다.

브래들 리틀의 팬텀이 너무 듣고(?) 싶어서 도저히 1월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래도 이번 관람은 1층이라 좀 더 세밀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가득했다.

(목은 적쟎이 아팠지만 이까짓것쯤은 견딜 수 있다!)

 

블루스퀘어에 도착하자마자 캐스팅보드부터 확인했다.

캐스팅을 당일 공개하는 게 원칙이라 혹시나 브래드 리틀이 아닐까봐 걱정하던 참이었다.

다행히다 ^^

그래도 크리스틴이 클레어 라이언이 아니라 커버 에밀리 린이라 살짝 서운하긴 했다.

2013년 1월 1일 첫공연이라 주인공 세 명이 전부 나오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한국의 자신의 제 2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브래드 리틀.

이런 흥행실적이라면 그의 공약처럼 팬텀의 말춤을 보게 되지 않을까?

(내 예상으론 막공 커튼콜에서 전 출연진이 일제히 ... ^^)

좌석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야말로 연일 매진의 신화를 기록하고 있다.

혹시나해서 인터파크에서 티켓팅하러 접속했는데

남아있는 공연회차가 거의 전좌석이 0 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나왔다.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다.)

 

개인적으로 브래드 팬텀의 인상적인 몇 장면을 꼽자면,

먼저 거울 장면에서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압도하는 팬텀의 아우라다.

갑자기 나타난 라울에 의해 크리스틴의 성공적인 데뷔 축하가 인터셉트 당할 위기에 처한(?) 팬텀이

우월감과 노여움을 동시에 드러내는 그 목소리 톤과 성량이란 정말 환상적이다.

지하세계에서의 크리스틴과의 장면에서는

연기가 보는 사람을 숨죽이게 만들만큼 압권이다.

이쪽저쪽으로 노를 젖는 모습과

모자와 망토를 휙~~~ 던져버리는 모습,

가면 위로 그 매력적인 기름바른 머리를 쓸어넘기는 모습은 우아하면서 무지 섹시하다.

(이때의 손동작은 2막 극중극 "돈주앙의 승리" 때와 가히 막상막하다.)

라울과 크리스틴의 듀엣곡 "All I ask of you" 후의 조각상에서 등장하는 팬텀이

처량하고 불쌍한 모습에서 점점 음험하고 분노에 찬 모습으로 변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근데 그 장면 정말 위험해보인다.)

묘지장면에서 라울과 팬텀과의 짧은 대립에서는

브래드 특유의 물어뜯는듯한 목소리가 제대로 빛을 발한다.

2막 극중극에서의 "The point of no return"

개인적으로 브래드 리틀 팬텀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넘버고 장면이다.

내 미세한 숨결 하나하나가 팬텀의 손끝과 감정에 완벽히 control 되는 느낌이다.

검은 망토로 얼굴까지 감춘 팬텀이 그토록 사랑하는 크리스틴을 앞에 두고

절망과 갈망, 좌절의 모습을 손과 몸의 움직임만으로 표현하는 모습은 숨통을 서서히 조이는 느낌이다.

작품의 후반부 지하 세계에서의 모습은,

팬텀판 "미녀와 야수" 버전이라고 하겠다.

크리스틴을 향해 "make a choice!"라고 외치던 팬텀이

그녀의 입맞춤과 포옹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되는 모습도 너무 표현을 잘했다.

마지막 포효도 정말 웅장한 슬픔이었고...

(굳이 다시 돌아와서 반지를 되돌려주는 크리스틴의 일격은 역시나 참 강하다! 크리스틴 나빠요~~~)

이렇게 꼽아보니 어째 전부 다 인상적인 장면뿐인 것 같이 민망하다.

이날 브래드 리틀은

감기가 걸렸는지 썩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래선지 1막은 조금 조심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더니

2막에서 제대로 포텐 터뜨려서 개인적으로 충분히 만족한 관람이었다.

팬텀의 대표적인 넘버 "music of the night"를 들을 때마다 혼자 느끼는건데

우리나라 배우들은 이 노래를 엄청난 성량으로 폭발하듯 부르는데

브래드 리틀은 아주 감미롭게 최면을 거는 듯이 부르는 쪽이다.

개인적으론 브래드 리틀의 해석이 좋다.

 

피르맹과 앙드레는 정말 이 작품에 포인트를 주는 매우 사랑스러운 커플(?)인 것 같고

마담 지리의 존재감도 무시 못하겠다.

(라이선스 공연에서 마담지리가 좀 애매했었는데...)

라울이 그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보면서 깜짝 놀랐다.

3층에서 봤을 때는 너무 멀어서 놓쳤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라이선스 공연처럼 커다랗고 하얀 뭉치를 던지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안토니 다우닝이 직접 뛰어내리는 걸 눈 앞에서 봐서 정말 놀랐다.

(참 잘 생기시는 분이 몸도 안 아끼신다!)

안토니 다우닝 라울과 에밀리 린 크리스틴은 키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인지

클레어 라이언과 같은 사랑스런 분위기가 덜 느껴지는 것 같다.

노래도 클레어 라이언이 훨씬 더 잘하는 것 같고...

(특히 묘지 장면에서는 더욱 더.)

팬텀과 서있을 때는 보여지는 건 나쁘지 않다.

워낙에 팬텀이 압도적인 컨트롤러라서... ^^

 

압도적인 컨트롤러에게 다시 한 번 완벽한 통제와 지배를 받고 싶은데

그러기는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다.

(제일 큰 이유는 일단 남아있는 좌석이 없기 때문에...)

브래드 리틀이 다시 한 번 팬텀으로 제2의 고향 한국을 다시 찾게 될까?

개인적인 바람은 꼭 한 번만 더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브래드 리틀이 너무 나이 들기 전에 ^^

 

* 다음 주에 3월달 공연회차 티켓 오픈을 한단다.

  그렇다면, 한 번 도전할만 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