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6. 4. 08:10

 

드디어 엘피와 글란다를 만났다.

뮤지컬 <Wicked>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라 티켓값이 참 어마무지하다.

다행히 BC라운지로 프리뷰 공연을 30%라는 정말 은혜로은(?) 가격으로 예매했다.

가운데열 두 번째 줄 R석에서 관람해서 배우들의 표정까지 정말 생생하게 잘봤다.

몇 달 전에는 이걸 보겠다고 <Wicked> 원작을 1,2,3 권까지 일부러 다 챙겨서 읽기까지 했다.

결론은 책을 안봐도 전혀 상관이 없다는 사실!

솔직히 원작보다 뮤지컬이 더 재미있고 이야기의 이해도도 훨씬 쉽다.

(원작을 좀 지루했다.)

아마 그날 오후에 언론 쇼케이스 공연이 있었던 듯.

캐스팅은 전부 메인 배우들여서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고 탄탄했다.

DVD 오리지날 팀은 아니라지만 우리나라 공연 바로 전에 싱가폴에서 계속 공연을 했던 팀들이라

텀워크나 발란스는 정말 잘 맞는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두번째 공연인데 만족도는 충분하다.

글쎄, 뭐랄까?

전체적으로 배역이 편안하다고 할까?

블록버스터격의 뮤지컬인데 과장되거나 화려하다는 느낌보다는 충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대로 충실하고, 주연 배우들도 충실하고, 앙상블도 충실하고...

공연 전체 기간을 생각해서 페이스릎 조절하는 영리한 모습도 보인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일년 내내 공연되는 대극장 공연이 없기 때문에

배우들의 페이스 조절이라는 부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마치 이번 공연이 최후의 공연처럼 내가 가진 것을 다 쏟아부는 살신성인(?)의 정신에 익숙한 사람에겐

어쩌면 낯선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 배우들이 몸을 사린다는 건 아니다.

무리하지 않는  upper limit 선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여준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래선지 소위 말하는 삑사리를 찾아볼 수 없다) 

 

젬마 릭스의 엘파바는 인상적이었지만 수지 매덕스의 글란다가 특히 인상적이다.

엘파바가 외고집스럽고 반항적이라면

글란다는 "금발은 너무해" 류의 백치스러움을 마구마구 보여준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울 수 없다.

누군가는 수지 매덕스가 "Popular"를 부를 때 힘에 부쳐한하는 말하던데

내가 생각하기엔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것 같다.

수지 매덕스가 표현한 글란다의 백치미는 무지 사랑스럽다.

아마도 한국 관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모리블 학장의 매기 커크패트릭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50년 연기 경력을 가진 그녀는 <위키드> 오디션만 무려 3번을 봤단다.

그만큼 배우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작품이 <위키드>다.

우리나라 내한 공연이 결정됐을 때도 일반 관객도 그렇지만 뮤지컬 배우들이 기대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내 궁금했는데

정말 소문만은 아니구나 싶다.

개인적으로 명불허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손꼽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음악감독 데이브드 영이 이끄는 오케스트라가 공연팀과 함께 내한했다.

그래서 작품 자체가 더 충실하고 풍부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들어온 대극장 내한공연 팀 중에서 오케스트라가 함께 들어왔던 게 있었던가?

내 기억엔 거의 MR 반주였던 것 같은데...

(나 살짝 감동했다.)

뮤지컬 넘버도 좋고, 스토리도 책보다 더 재미있다.

티켓값만 아니라면 한 번 더 보고 싶긴한데... 쩝!

정말이지 너무 비싸다.

 

 

Wicked  OST

 

01. No One Mourn The Wicked

02. Dear Old Shiz

03. Wizard And I, the

04. What Is This Feeling?

05. Something Bad

06. Dancing Through Life

07. Popular

08. I'm Not That Girl

09. One Short Day

10. Sentimental Man, A

11. Defying Gravity

12. Thank Goodness

13. Wonderful

14. I'm Not That Girl (Reprise)

15. As Long As You're Mine

16. No good Deed

17. March Of The Witch Hunters

18. For Good

19. Finale "Wicked"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