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8. 4. 13:31

자다르에 도챡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다음날 오전 10시 출발하는 시베니크행 버스표(46Kn)를 사는 거였다.

스플리트 가기 전 2시간 정도 해변길을 따라 대성당만 둘러보고 올 생각이었다.

그야말로 아주 짧고 굵은 일정!

자다르 아침 산책을 마치고 부티크 호스텔 포럼에 돌어간 시간은 8시 30분.

침대 위에 파란색 블랙퍼스트 박스가 놓여있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이 빵이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이 났던데

실제로 먹어보니 빵도 잼도 맛이 그만이었다.

(하긴 아침부터 그렇게 돌아다니면 돌덩이라도 맛있긴 했겠다.)

빵은 다 먹었는데 저 봉투는 차마 못버리고 한국까지 들고 왔다.

내갸 제일 좋아하는 색감의 파랑이라 지금도 내 방 책상 위에서 내 눈길을 받고 있다.

 

 

만약 나중에 자다르에 다시 간다면 그때는 3일 정도는 머물겠노라 다짐을 하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전날 바가지 택시요금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시내버스로 이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9시 40분,

그런데... 뭐지?... 왜 티켓이 없지????

아침에 분명히 챙겼었는데...

캐리어에 보조가방까지 찾아봤지만 티켓은 흔적도 없었다.

아마도 호스텔을 나오면서 버린 쓰레기 뭉치에 휩쓸려버린 모양이다.

정신없는 나를 탓하며 45kn를 내고 다시 티켓을 샀다.

(여행이란 다 실수도 하고 그러는거야... 스스로 위로하면서...)

11번 승강장에서 기다리면 된단다.

알겠다고 말하고 서로 인사한뒤 50유로 더 환전하고 승강장으로 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10시가 가까워지는데 버스도 없고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시베니크는 안가는구나 생각하고 성실하게 기다렸다.

... 뭐지?.... 이쯤되면 확실히 이상한거 맞는데?

10시를 훌쩍 넘었는데 버스가 여전히 안온다.

지금껏 여행하면서 제시간에 안 온 버스는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사무실로 들어가서 물어봤더니 시베니크 버스는 10시 정각에 떠났단다.

무슨 소리냐? 11번 승강장에 내가 내내 기다렸는데 버스가 안 왔다고 했더니

"내가 아까 너한테 11번이라고 그랬냐? 1번이었는데..."

헐~~~!

다음 차는 11시 50분인데 너 이걸로 시베니크 갈래?

웃으면서 쿨하게 묻는다.

지금부터 1시간넘게 기다리라는 말인데...

스플리트 가는 버스는 몇 시냐고 물었더니 10시 40분에 출발한단다.

아주 살짝 고민하다 시베니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스플리트 버스티켓은 75kn.

다행히 버스비는 75kn에서 46kn를 뺀 29kn만 받았다.

미안하다고 몇 번을 말해서 쿨하게 알겠다고 말하고 스플리트 버스에 올랐다.

(짐값은 8kn 별도! 다른 지역은 다 7kn 였는데 여기만 8kn를 받더라.)

그렇게 시베니크와는 깔끔하게 이별을 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두루두루 시베니크는 인연이 없는걸로!

버스티켓도 잃어버리고, 차도 놓치고...

참 파란만장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그렇게 사라진 도시가 되버린 시베니크 ㅠ.ㅠ

 

 

자다르에서 떠난 버스는 40여 분 뒤 멈춰섰다.

휴게소인가 싶었는데 스플리트로 가는 사람은 여기서 옆 버스로 갈아 타란다.

갈아탄 버스는 무려 이층버스.

좌석이 2층뿐이라 멀미를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다.

드디어 스플리트는 도착!

또 다시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핸드폰에 저장된 캡처사진을 보고 그대로 따라갔는데... 숙소가... 안나온다.

휴~~~ 오늘은 어째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40여분을 헤매고 헤매고 또 헤매다

집에서 나오는 현지인에게 도와달라며 프린트된 주소를 디밀었다.

(어딘지 점점 뻔뻔해지고 있는 나,)

그 분 덕분에 무사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이 이번 여행 중 가장 진빠지고 힘든었던 하루였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한게 좀처럼 풀릴 줄을 모르더라.

그래도 넋 놓고 있기엔 아까운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 잊고 정신 바짝 차리는 걸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