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31. 08:17

Oia의 아틀란티스 서점(Atlantis Books).

2002년 산토리니에 놀러온 올리버(Oliver)와 크래이그(Craig)가 즉흥적으로 구상해서 만들어진 서점이

지금은 Oia의 또 하나의 land mark가 됐다.

그런데 지금 이곳이 아무래도 재정난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든

책방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어설픈 활자중독자인 나는 이 이쁜 서점이 겪고 있는 현실이 참 아프고 슬펐다.

Oia의 상가 골목들 초입에 있는 이 서점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면?

사람을은 서운해할까?

이곳도 전설처럼 기억되는 기억 속 섬이 되버릴까?

노란 서점의 외벽을 보면서

올리버와 크래이그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나는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적어도 나는,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곳을 "꿈"처럼 떠올렸다.

이 멋진 서점을 꼭 들러보리라 혼자 작정을 했었다.

책이 없은 세상을...

나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기에..

산토리니에서 돌아온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나는 꿈이 제발 사라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Oia의 해상 박물관 (Martitime Musem of Thera).

이아는 1900년대까지 9000명의 넘는 주민 모두가 어부였단다.

당시에는 선박 회사만도 164개였고 조선소는 7개나 있었는데

1956년에 지진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면서 고작 500여 명만이 이곳에 남아 삶을 지켜나갔다.

이아의 불운한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 남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을까?

잊혀져가는 이아의 선박 역사에 대한 향수 때문이었을까?

선장이었던 안토니스 다코로니아(Antonis Dakoronia)라는 사람이 산토리니 전통 가옥을 개조해서 이 박물관을 만들었단다.

2층으로 된 이곳은 아주 소박하고 그리고 고적한 박물관이었다.

살짝 시간을 되짚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

"보존"의 흔적들은 지켜온 자들의 마음때문인지 정갈하고 다정했다.

화려함과 대단한 보물들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곳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충분히 귀기울여도 좋을만큼.

 

사이렌을 떠올리게 하는 뱃머리 조각상을 보면서

엔진의 가속 정도를 알리는 표시판을 보면서,

배를 정박했을 때 쓰였음직한 밧줄과 닻을 보면서

튼튼하게 묶인 여러 종류의 메듭들을 보면서

나는 조금 나른하고 몽롱했다.

마치 오래고 긴 항해를 이제 막 마치고 이제 막 땅에 발을 디딘 사람처럼.

균형감과 현실감이 살짝 흔들렸다.

 

아틀란티스 서점의 "꿈"과

해상 박물관의 "이야기"

아마도 이 둘이 Oia를 지키는 무언의 파수꾼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많이 든든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