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3. 30. 08:08


<이른 봄, 늦은 겨울>


일시 : 2015.03.21.~ 2015.03.29.

장소 :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극작, 작사 : 배삼식 

작,편곡 : 김철환

안무, 예술감독 : 정혜진

연출 : 임도완

출연 : 서울예술단 단원

제작 : 서울예술단

 

역시 서울예술단이고 역시 서울예술단만이 할 수 있는 창작 가무극이다.

멋진 작품이었고 여운이 아주 오래 가는 깊은 작품이었다.

서울예술단은,

기필고 해체되는 일이 없어야한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예술의전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아주 신비롭고, 아름답고, 몽환적이고, 곱고, 그윽하고 그리고 애뜻한 작품이더라.

10여 편이 넘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그리움인지, 아쉬움인지, 보고픔인지 모를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왔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특히나 슬프고 아련해서 여운이 참 오래갔다.

나도 그렇게 이 세상을 꿈처럼 떠나겠구나.

한없이 어둡고, 한없이, 밝고, 한없이 가볍고, 한없이 무겁게...


무대도, 영상효과도, 음악과 춤도, 배우들의 몸짓과 연기도 한결같이 좋았다.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연주였고, 하나의 춤이었고, 하나의 소리였고, 하나의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울려져 활짝 핀 종합예술이더라.

재즈같기도, 탱고같기도, 명상음악같기도 했던 음악 속에 

만돌린, 퍼커션, 아코디언과 젬버, 현이 절묘한 소리로 감싸안고

구음(口音)의 오묘함이 그 곁을 한 번 더 끌어안았다.

거기에 또 다시 한 겹 한 겹 꽃잎처럼 덮여지던 풍경소리, 바람소리, 빗소리, 아이들 소리.

짧은 공연기간이 아쉽고 아쉬울 뿐이다.

세월호에 대한 헌정도, 인간의 삶 그 이상을 떠오르게 한 숱한 오마주들에게도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서울예술단의 이번 작품은,

나를 알 수 없는 시간 그 어디쯤으로 데리고 갔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싫었다.

아픈 작품이지만 잊기 힘든 작품이다.

매화향기 속에 

몸도ㅗ 마음도 먼 길을 떠나버렸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