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2. 2. 08:33

 

 

<달빛 안갯길>

 

일시 : 2016.01.23. ~ 2016.02.06.

장소 :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극작 : 신은수

연출 : 신동인

출연 : 남명렬, 조연호, 김왕근, 임형택, 정원조, 김유리, 류헤린, 박별

주최 : 극단 한양레퍼토리 

 

연극 <달빛 안갯길>에는 신화와 현실의 세계가 공존한다.

의상대사와 선화공주의 설화는 그대로 부석사 창건으로 이어진다.

부석사 앞마당에 묻혀있다는 석룡(石龍)

어릴때 들었던 그 신화 속 이야기가 환한 달빛 속에 안개처럼 스며든다.

실제로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고 날조하려는 일본은 노력은 조급했고

그 조급함을 감추기라도 하듯 뒤따르는 행동은 잔인하고 가차없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왜곡"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했다.

"역사"라는 거대한 담론을 떠나서

지금도 매일 매일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개인적인 왜곡들.

SNS에 올려지는 글과 시진 중 꾸미지 않고 맨얼굴을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왜곡은 망상을 낳고,

망상은 다른 세계를 창조한다.

인간이... 그런 존재다.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믿어라... 믿어라... 세뇌하면 어느새 정말 믿게 된다.

그게 지배자들이 피지배자에게 자행하는 "문화정책"의 민낮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역사가 "달빛"인지 아니면 "안갯길"인지.

 

아차하면 전래동화나 환상동화로 전락할 수 있는 작품인데 그 경계를 비교적 잘 지켜냈다.

아무래도 연기 잘하는 중견 배우들이 든든하게 받쳐주니

젊은 배우들도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개인적으로 배우의 실제 나이와 연기하는 역할 사이의 나이 차이가 너무 많으면

좀 불편해지면서 몰입이 안되는데 이 작품은 그 점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배우 덕분에 작품이 더 살아났다고나 할까!

흔적을 남긴다는 말.

그 말이 주는 깊이와 넓이가 참 막중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역사도, 연기도 모두 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