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6. 24. 09:57

 

<레드>

 

일시 : 2016.06.05. ~ 2016.07.10.

장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극본 : 존 로건 (John Logan)

무대 : 여신동

연출 : 김태훈

출연 : 강신일, 한명구 (마크 로스코) / 카이, 박정복 (캔)

제작 : (주)신시컴퍼니

 

엄청 간절하게 기다렸는데 정말 돌아왔다.

2011년 이해랑극장에서부터 내게 hell of hell을 선사한 마크 로스코 강신일.

그 후 2013년 자유소극장에서 또 다시 그의 로스코에 납짝 엎드렸었다.

2013년 세번째 공연은 강신일 로스코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혼자 심드렁해버렸다.

(한명구도, 박은석도 내가 무지 좋아하는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2011년 <레드> 초연때 오경택 연출이 그랬다.

마크 로스코는 강신일 선생님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연출가의 홍보용 멘트 혹은 대선배 추켜세우기의 일환일거라 생각했는데

작품을 보고 난 후 바로 그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는걸 100% 이해했다.

그게 시작이다.

네번째 올라온 <레드>를 다 챙겨보게 된 것도,

강신일이 나오는 연극은 가능하면 다 챙겨보자 작정한 것도.

 

이번 시즌은 강신일 로스코의 복귀도 기대됐지만

지금껏 뮤지컬 무대에만 섰던 카이의 첫 연극 도전이라는 것도 기대됐다.

속으로 생각했다.

'첫 연극인데 너무 쎈 작품을 만나 고생 꽤 하겠네...'

역시나 카이도 백 번 공감한 모양이다.

대자연 앞에 선 느낌이란다.

두려운데, 하고 싶고 그래서 해야 겠다고 결심했단다.

목숨을 걸고 등반하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그리고 카이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물론 발성도 템포도 성급했지만 좋은 작품을 만났고 좋은 선배를 만났다.

지금까지 했던 뮤지컬들은 두꺼운 분장에 가려져 그 뒤에 기꺼이 숨을 수 있지만

<레드>는 온전히 카이의 맨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은 표정 하나까지도 결코 허투루 할 수 없는 작품.

아마도 카이는 이 작품을 아주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게 될 것 같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 작품에 코멘트를 다는 것만큼 면목없는 짓이 있을까?

심지어 이 작품은 BGM까지도 수시로 심장을 덜컹이게 한다.

어떻게 그렇게 매 장면마다 절묘한 음악이 나오는지.

대사들은 왜 그렇게 정확하고 확고한지.

편애가 아니라 광기에 가까운 사랑이다.

할 수만 있다면 텍스트를 오도독 씹어먹고 싶다.

그래서 <레드>가 내 속에서 영원히 살았으면 좋겠다.

아! 레드...레드...레드...

 

* 연극 <레드>에 나오는 음악 리스트 (출처 :신시컴퍼니 블로그)

 

http://blog.naver.com/seenseecom/220357457492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