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1. 27. 06:23

<리턴 투 햄릿>

일시 : 2011.12.09. ~ 2012.04.08.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장 진
연출 : 장 진
제작 : 문화창작집단 수다, (주)연극열전
출연 : 김원해, 서주환, 김지영, 장현석, 김대령, 조복래, 이엘, 강유나


연극열전 4번째 시리즈 그 첫번째 작품인 <리턴 투 햄릿>
영화감독 장진의 연극 연출 복귀작으로 화재가 된 작품이다.
갑자기 연극판에서 부지런하기로 작정했는지
장진 연출은 이 작품 외에도 <서툰 사람들>이라는 연극도 2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역시 장진은 장진이다.
개인적으로 장진식 유머와 위트를 좋아한다.
재치있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예리함이 있다.
결코 과하지 않게 그러나 인상적으로.
오랫만에 대학로에서 젊은 배우와 젊은 연출가의 참신한 작품을 보게 돼서 개인적으로 기쁘다.
어찌보면 대학 워크샾 작품을 보고 있는 듯한 묘한 참신함과 신선함도 느껴진다.
비교적 젊은 배우들이 주가 된 작품이라 자칫 가벼워질 수도 있었는데
그 아교 역할을 배우 김원해와 조복래가 확실하게 붙잡아준다.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된다.
건축 디자이너(?)인 양진석이 과연 김원해가 하듯 무대 위에서 조율과 포용을 아우를 수 있을지가...
뭐 본인이야 더 캐릭터 분석하느라 고민에 고민이겠지만 말이다.



무대 뒤 분장실을 들여다본다는 설정은
관객에겐 엿보기라는 관음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모든 공연 예술은 일종의 관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의 색다른 해석은
대한민국의 지금을 풍자하고 까발리는 썩 괜찮은 도구로 활용된다.
햄릿의 비극성에 빗댄 대한민국의 희극성이라고 할까!
실제로 관등성명 운운하는 장면은 김문수 도지사의 어이없는 형태를 직접적으로 보여줬고
늘상 봐서 이제 오히려 식상한 대한민국의 청문회 장면 역시 이 연극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니 재밌다.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이 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개 특허 줘야 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 이분법적인 편가르기 역시도 익숙한 대한민국의 정치판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급기여 성질을 부르며 퇴장하는 모습까지도...
역시 장진식 코드와 유머로 작품을 꽉 채웠다.
다만 마당놀이 형태가 너무 길어졌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처음엔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너무 오래 계속되다보니 밑천이 드러난다는 느낌!
특히나 젊은 배우들의 사투리는 점점 민망할정도로 어색해진다.
엑센트로 느껴졌던 부분이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진다.
공연시간도 꽤 길어지면서
젊은 배우들과 노련한 배우들과의 집중력과 연기력 차이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는 것도 단점!
처음엔 분명 참신하고 재미있었는데
그 참신함이 자칫하면 지루함으로 빠질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나 결론은 너무 신파적이고 교육적(?)이라 의외다.
(이건 장진식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데...)



2012년 내 첫 관람작이 된 <리턴 투 햄릿>
어찌됐든 부담없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연극임에는 분명하다.
연극을 지루하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작품.
더불어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이 연극을 보고 있으면 코믹공화국 대한민국이 보인다.

개인적으론 끝까지 좀 더 실랄하게 까발리고
좀 더 노골적으로 보여줬으면 더더더 좋았을 작품!
(그랬으면 너무 추했을라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