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11. 18. 08:26

 

<Toc Toc>

 

일시 : 2016.10.13. ~ 2016.11.20.

장소 : 대학로 TOM 2관

극작 : 로랑 바피 (Laurent Baffie)

각색 : 오세혁 / 번역 : 김희재 

연출 : 이햬제 

출연 : 서현철, 최진석 (프레드) / 김진수, 김대종 (벵상) / 정선아, 김아영 (마리) / 이진희, 손지윤 (릴리)

        김지휘, 김영철 (밥) / 정수영(블랑슈)

제작 : (주)연극열전

 

요즘 같은 세상이 계속된다면 나는 차라리 뚜렛증후군 환자이고 싶다.

뉴스를 클릭할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쏫구치는 쌍욕의 욕구는

이쯤되면 쌍욕조차도 아까울 지경이다.

스텐박사를 찾아가 그룹치료든 개별치료든 받아야 할 사람이 수두룩하다.

무의식적으로 걸쭉한 욕이 튀어나오는 뚜렛증후군 프레드,

모든 것을 숫자화해야 하는 계산병 뱅상,

세균과 질병의 공포때문에 타인과 어떠한 신체접촉도 용납하지 못하는 결벽증환자 블랑슈,

외출할 때마다 가스와 수도, 문을 잠궜는지 수 십 번씩 확인하는 확인강박증 마리.

아무리 긴 대화도 꼭 두 번씩 해야만 하는 동어반복증 릴리.

완벽한 좌우대칭에 집착하는 보험설계사 밥은 다니는 회사도 AIA 생명이다.

심지어 선을 밟지 못하는 선공포증 환자.

여섯 명의 대책없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진료실.

원래 집착과 강박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집착과 강박을 가진 사람들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다.

왜나햐면,

자기 빼곤 다 비정상같으니까.

쉽지 않는, 아니 곱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어렵게 예약한 스텐박사는

비행기가 문제가 생겨 진료시간까지 못오겠다는 연락을 해온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의사라 오랫동안 기다려 겨우 겨우 예약을 했는데...

고민이 시작된다. 

이대로 돌아갈것인가, 아니면 기다릴것인가.

 

2시간이 넘은 공연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아니 지루할 틈이 없다.

코믹연기의 대가 서현철의 능청스러움도 빛을 발했고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역랑을 충분히 발휘해서 보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벼운 극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작품을 보다보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점점 내가 아닌 타인에게 시선과 촛점이 이동하게 된다.

이즘되면 이 모든 것들을 "건강한 강박"이라 불러도 무방하겠다.

왜냐하면 적어도 이들 여섯명은 그 어렵다는 "주제파악" 하나는 명확히 하고 있으니까.

이젠 별 개 다 부러울 지경이다.

차라리 이렇게 강박증 하나씩 끌어안고 살는게 훨씬 살 만 하겠다.

정말이지 Toc 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

간절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