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4. 13. 08:29


<M.Butterfly>


일시 : 2015.03.11. ~ 2015.06.0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극본 :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

무대미술 : 이태섭 

연출 : 김광보

출연 : 김영민, 이석준, 이승주 (르네 갈리마르) 

        김다현, 정동화, 전성우 (송 릴링) / 빈혜경, 김보정 (르네)

       손진환, 유연수 (똘룽) /  유성주, 한동규 (마크) 

        정수영, 이소희

제작 : 연극열전

 

<M.Butterfly>가 돌아왔다.

그것도 초연, 재연 배우들이 전부 다!

삼연의 첫공연, 김영민 르네와 김다현 송을 예매해놓고 얼마나 설래이던지...

무엇보다 오랫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김영민을 볼 수 있다는게 가장 행복했다.

그동안 얼마나 무대가 그리웠을지 눈에 선했다.

작년 연말 김광보 연출의 <사회의 기둥들>에서 마주친 김영민 배우와의 아주 짧은 대화가 생각났다.

(일면식도 없는 내가 쑥스럽게 물었는데 특유의 웃음을 보이며 대답해주더라...)

"객석이 아니라 무대에서 뵙고 싶은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마세요..."

"네. 곧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께요. 꼭 보러 와주세요"

김영민 배우가 LG 아트센터에서 잠깐 스친 관객과의 짧은 대화를 기억할리 없겠지만

어쨌든 우린 서로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는 무대로, 그것도 <M. Butterfly>로 돌아왔고,

나는 꼭 보러 와달라는 말에 답하듯 그의 첫공연을 보려고 연강홀을 찾았다.

혼자만의 감회이긴 했지만 나는 꽤나 고무된 상태였다.

왜냐하면 그의 복귀작이 꼭 김광보 연출의 작품이었으면 했으니까...

김영민은 확실히 그렇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보다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멋지고 아름답고 그답다.

 

 

<M.Butterfly>

이 작품은 어째서 볼 때마다 점점 더 아플까?

특히 폭격처럼 몰아치는 후반부를 견디는건 정말이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나를 속인건 나의 욕망"이라고...

하지만 스스로를 속이고 환상 속으로 자신을 유폐시켜야만 했을 만큼 르네의 사랑은 완벽하고 절박했다..

그래서 그 환상이 깨지는걸 견디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게 완벽한 한 여자를 지켜내는 완벽한 방법이며

그게 모든걸 다 알면서도 비밀을 묵인한 이유라고...

이건... 완벽한 사랑이다.

다른 어떤 것도 감히 끼어들 수 없는 사랑.

기만으로 버텨내는 사랑.

그 절박한 환상을 무너뜨리는 현실 속 송의 모습이 나는 너무나 밉고 원망스럽다.

나는 전적으로 르네를 지지할 수밖에 없기에...

(르네의 환상 속에, 르네의 현실 속에 내가 있다) 

 

김영민 르네는 폭풍같았다.

초반에는 살짝 격양된듯도 보였지만 이내 자신의 호흡과 속도로 끌고가더라.

(그 격양된 찌질함이 초연때와 또 다른 느낌을 줘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김영민 르네와 김다현 송의 후반부는

서로 깊게 찌르고, 빠르게 빼는 전쟁터였다.

르네에게 동의하면서 한편으로는 송에게 연민을 느끼는 나를 보면서

<M.Betterfly>의 M은

마담(Madam)도 무슈(Mousieur)도 아닌 나(Me)라는걸 깨달았다.

 

환상 속에서만 살아지는 사랑.

나는 그걸 안다.

M. 버터 플​​라이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