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0. 27. 08:11

<The Pride>

일시 : 2014.08.16. ~ 2014.11.02.

장소 : 아트원씨어터 2관

극작 : 알렉시 켐벨 (Alexi Kaye Campgell)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명행, 정상윤 (필립) / 박은석, 오종혁 (올리버)

        김소진, 김지현 (실비아) / 최대훈, 김종구 (멀티)

기획 : 연극열전

 

내가 이 연극을 엄청나게, 무지 많이, 몸서리치게,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는게 하늘에 닿았나보다.

연극 <프랑켄슈타인> 기대평 이벤트에 참여한게 당첨됐다는 문자가 왔다.

(원래 이런 이벤트 거의 참여하지도 않고 참여해도 당첨된적 거의 없었는데...)

기대평 이벤트에 참여한건,

당첨자 2명에게 연극 <프라이드>를 초대권을 준다는데 혹해서였는데

참여하고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당첨될거란 생각을 전혀 안했으니까...

연극 <프랑켄슈타인>도 나를 많이 매혹시켰는데 매혹이 또 다른 매혹을 내게 선물했다. 

내게 찾아온 뜻밖의 행운이.

나는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다.

<프랑켄슈타인>에게도, <프라이드>에게도...

 

정상윤 필립과 박은석 올리버.

이날 두 배우가 보여준 감정의 정도는 정말이지 감당이 안되더라.

여섯번째 관람 중에 제일 견디기 힘들었다.

뭉클뭉클 쏟아지는 감정들이 전부 내 마음 같아 공연 내내 정말 많이 울었다.

참아보려 했는데 그럴 수 없었다.

그냥 하염없이 다 놓아버리게 되더라.

정상윤 필립이 너무 아팠다.

끝없는 기만 속에서 살아야하는 1958년 필립의 남은 생이 너무 안스럽고 안타까웠다.

필립이 올리버의 말처럼 아프리카로 떠났으면...

그래서 언제가 됐든, 어느 곳이 됐든 그를 기다리고 있을 올리버를 만났으면...

딱 한 번만이라도 용기를 냈으면...

필립이 그렇게 해준다면...

내가 좀 살겠다.

 

실비아 : 필립을 보나요?

올리버 : 아니요. 연락 안 해요.

실비아 : 누구 생각이죠?

올리버 : 그 사람이요. 내가 그 사람이었으면 아마도 당신 같은 선택을 했을거예요.

실비아 : 나 같은 선택!

올리버 : 삶, 인생, 어떤 식으로든 의미있는, 아니면 최소한 그걸 찾으려는 노력.

실비아 : 그래서 의미있는 생을 사는것. 진실한 삶을...

 

실비아 : 필립은, 행복했나요?

올리버 : 행복이요?

실비아 : 말해주세요. 그 사람 행복해하던가요? 진실로 행복했던 적이 있나요?

올리버 : 아, 저는...

실비아 : 그냥 단 한 순간이라도, 있어요? 그냥...

올리버 : 네, 한 번쯤은... 잠깐 엿본 것 같아요. 자신이, 본인 스스로가 ...

실비아 :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행복.

           두 사람의 만남이 궁금했어요.

           아무리 짧게 만나도 그때만큼은 필립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줬을거니까요. 난 절대 본 적 없는...

           그래서 당신이 하루 이틀은 좀 많이 미웠어요.

올리버 : 미안해요. 정말 미안합니다.

실비아 : 알아요. 올리버, 난 진심으로 당신이 원하는걸 찾길 바래요. 당신도 분명히 외로울거니까.

올리버 : 네... 그러네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