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8. 11. 30. 15:01


<눈 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읽고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책을 읽으면서 더 무서웠던 건,
정말 그 내용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는 사실.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나머지 것들은 전부 현실적이었다.
그것도 너무 적나라하게...
세상은 온통 쓰레기장에 난장판이 되고,
"먹이"를 위해서 자신의 여자를 성의 희생물로 상납해야 하는 상황.
원시적이기까지한 그 상황이 불편했던 건,
그 원시적인 권력의 구조와 행태가, 그리고 복종이,
그리고 분노와 폭발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향수>가 영화화 됐을 때 개봉을 기다리면서 느꼈던 유사한 긴장감이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다시 느낄 수 있었다.
( 그 이면엔 제발 원작이 형편 없이 망가지는 참사가 벌어지진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내재했을지도...)
힘들지 않았을까?
줄리안 무어는....
이런 상황을 연기하는 게 공포스럽진 않았을까?
꼭 극악무도의 흉악범이 등장하고 지구를 초토화시키는 무시무시한 외계 생물체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세상은 충분히 거대한 공포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섬뜩했다.

백색 공포...
그 이름은 어떤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있기에..

* 영화 엔딩이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차라리 원작 그대로 엔딩을 처리했거나, 마지막 줄리안 무어의 시선으로 마무리를 했었다면 하는 바람....)
전체적으로 잘 만든 영화다.
원작을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의 이해도와 느낌의 차이는 엄청날 테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