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4. 6. 16:03

프라하의 주인공은 카를교고

카를교의 주인공은 성 요한 네포무크 성상이다.

왕비의 고해성사 내용을 끝까지 밝히지 않아 왕에게 죽임을 당한 요한 네포무크.

파란 하늘 아래 다섯 개의 별의

그의 신념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카를교에서 가장 오래된 성상이라는데

놀랍게도 복제품이 아닌 진품이란다.

허긴 소원을 비는 성상인데 복제품이면 좀 허무했을것 같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담아 만졌는지

참수당하는 네포무크 모습과 충성을 상징하는 개 부분이 반질반질하다.

소원을 비는 방법이 있다는데 건 잘 모르겠고

약식으로 빌기는 했다.

무병장수, 일확천금, 입신양명... 뭐 이런건 아니고

내년에 다시 여행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렇게 빌었다.

덕분에 그때 빈 소원이 이뤄지긴 했으니 감사할 뿐.

소원까지 이뤄놓고 이런 표현 죄송스럽지만,

밤에 보는 네포무크 성상은 많이 무서웠다.

한 번 더 죄송스럽지만 "미라" 같아서 오래 보고 있기가 섬득했다.

 

 

사실 카를교에는 서른개의 성상이 아니라 서른 한 개의 성상이 있다.

비록 다리 위가 아닌 블타바 강 쪽으로 혼자 외따로 떨어져있긴 하지만

기사복을 입고 칼과 칼을 들고 있는 성상이 있다.

사연이 있음직한데

내 눈에는 카를교의 성상들을 지키는 호위기사처럼 보였다.

낮이고 밤이고 또 낮이고 밤이고...

저 기사님이 프라하성 호위기사라면

구시가지쪽 초입에도 존재감 풍기는 동상이 하나 있다.

바로 카를 4세 동상이다.

카를 4세는 체코에서 가장 교양있고 외교술이 뛰어난 군주였단다.

무력보다는 외교로 원하는 바를 얻은 현명한 군주.

찾아보진 않았지만 "카를교"라는 이름도 카를 4세의 이름과 관계있지 않을까 싶다.

다리 초입에 서있는 느낌이 딱 이렇다.

"어떠하냐? 이 아름다운 다리가, 이 아름다운 체코가!"

기꺼이 대답해드렸다.

"심히 아름답사옵니다. 전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