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6. 27. 08:32

2016년 5월 30일 월요일.

플리트비체를 가기 위해 자그레브 버스터미널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탔다.

조식 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야해서

아침으로 간단하게 씨리얼을 준비해준다고 했는데 결국 우유를 찾지 못해 빈 속으로 나왔다.

그래서 터미널에 있는 그 유명한 두브라비카(dubravica)에서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6시 30분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는데

밖은 이미 한낮의 햇빛이다.

거리에 나혼자 있는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거리도, 트램도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더라.  

 

 

50년이 넘었다는 dubravica는 늘 손님으로 북적인다.

이른 아침인데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

아침으로 먹을 라코다치즈가 듬뿍 들어있는 샌드위치와 플리트비체에서 점심으로 먹을 가벼운 빵 2개를 샀다.

가격은 20 Kn.

갓 구은 빵냄새에 잠깐 자제력을 잃을뻔 했지만 

오래 걸어야 한다는걸 되새기며 아쉬움을 안고 돌아섰다.

자판기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4kn)을 뽑아 2층 206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역전 앞 노숙자 버전이긴 했지만 의자 한켠에서 서둘러 먹은 샌드위치는 맛은 그만이더라.

아. 이래서 사람들이 두브라비카 드부라비카 하는구나...

양이 좀 많긴 했는데 아주 깨끗하게 클리어한 후 버스를 타러 1층으로 내려갔다.

(도대체 왜 2층으로 올라가게 만든건지... 어차피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짐값은 7Kn.

 

 

버스 안에서 본 멋진 풍경들.

급기야 라스토케 지나가는데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래서 그 즉시 결정했다.

스킵하기로 했던 라스토케를 꼭 가야겠다고!

오늘 저녁이든, 내일 아침 일찍이든.

작은 플리트비체라 불리는 라스토케.

이만큼 떨어진 곳에서 바라봐도 그대로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래, 저긴  꼭 가야겠다.

스치듯 지나가게 되더라도.

 

 

플리트비체 입구 1을 지나 입구 2에서 내려 찾아간 벨뷰(Bellevue) 호텔.

역시나 일관된 길치답게 바로 앞에 호텔을 두고 캐리어를 끌고 한바퀴 크게 돌았다.

(그것도 수십 번은 물어 물어 겨우 찾아갔으니... 쯧!)

체크인 시간보다 훨씬 먼저 도착해서 일단 가방을 맡겨놓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이날 거의 8시간 정도 걸었던 걸로 기억된다.)

다시 호텔로 돌아왔을 땐 발바닥이 활활 불타오르는 느낌.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가 아닌 나혼자 오롯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게 참 행복하더라. 

여행 전에 이 호텔이 시설도 낡고 룸도 작아 불편했다는 말들을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난 뭐 이 정도면 혼자 묵기에 아주 훌륭하더라.

창문 바로 옆에 침대가 있는 것도 좋았고

커튼을 열면 햇빛 가득한 공원이 그대로 눈 앞에 펼쳐지는 것도 좋았고 

샤워실과 화장실도 저 정도면 깨끗한 편이었고.

리셉션의 스텝들도 다들 친절했다.

(내일 아침 조식까지도 훌륭해주면 그야말로 완벽인데...)

 

오래되긴 했지만 소박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들었던 곳.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에 느낀 뜻밖의 편안함.

소박한 여행자의 작은 행복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