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7. 1. 08:05

플리트비체에서 세번째로 큰 Galovac 호수와 Veliki 폭포를 지나

가장 큰 Kozjak 호수를 향해 길을 나섰다. 

호수를 지나는 배를 타기위해 P2 선착장으로 가는 길.

풀숲과 나무에 넋을 뺏겨 자주 멈추고, 자주 뒤돌아봤다.

혼자 걷는 길인데도

마치 누군가 옆에서 함께 걷고 있는 것만 같다.

이제 막 시작된 연인처럼

걷는 내내 설래고 또 설랬다.

 

 

P2에서 P3까지 배로 30분이 걸린다는데

실제 이동한 시간은 20분 정도.

배 위에서 바라본 에메랄드 호수는 청량하다는 단어가 무색할 지경이다.

저 호수 아래로 금방이라도 아바타가 불쑥하고 올라올 것 같다.

물에 녹아 들어간 석회암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색.

호수가 자꾸 나를 끌어당기는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주 노골적인 유혹이라 그대로 빨려들지 않을까 걱정스러워서...

 

 

P3 선착장에 내리면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이 나오는데

이곳이 그 유명한 전기구이 통닭을 파는 "Kozjačka draga"이다.

(맛있어서가 아니라 이것밖에 먹을만한게 없어서...)

오전에 트레킹을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치킨이나 피자로 점심을 해결한다.

하지만 나는 두브라비카에서 사온 빵과 물로 배를 채웠다.

그것도 길 위에서 걸으면서.

 

눈(目)의 "허기(虛飢)"는 참 무섭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어 결국 입(口)까지도 꿀꺽 삼킨다.

의도치않은 1일 1식.

크로아티아에서 나의 눈(目)은 위(胃) 대신이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