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1. 6. 8. 06:14
어제 8시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박칼린, 오만석, 김무열의 사회로 제 5회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이 개회됐다.
<서편제>가 최우수 창작뮤지컬상을 비롯한 5개 부분을 휩쓸었다.
지난해 초연된 <서편제>는 판소리를 뮤지컬로 접목시킨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공연될 당시에도 호불호가 극명했었다.
티켓 판매가 생각만큼 되지 않아서 나중에는 거의 덤핑 수준으로 판매되면서
공연 도중에 제작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창작뮤지컬을 만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5월 18일 <서편제> 제작자 조왕연 대표가 수 억원의 달하는 빚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해서 공연계에 큰 충격을 줬다.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그 사람은 또 다른 힘을 얻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내년에 다시 공연될거란 말이 있었는데 어찌될런지는 모르겠다.
뮤지컬의 엄청난 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자본주의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공연계에도 치명적인 위협이다.
 

                  <남우주연상 : 조승우>                           <여우주연상 : 차지연>

1달 전 각 부분의 후보자들이 발표됐을때
남우조연상을 제외하고는 수상자가 누가 될지 눈에 빤히 보이긴 했다.
남우주연상은 다방면에서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를 이길 사람이 확실히 없긴 하다.
수상소감에서 조승우는 제대 5일만에 거액의 개런티 기사로 마음이 무거웠고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OD의 신춘수 대표가 왜 굳이 조승우의 출연료를 공개했는지...)
조승우는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가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액의 개런티 값을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왠지 씁쓸하다.
제작자가 출연료를 많이 주겠다는데 어느 배우가 싫다고 할까?
문제는 금액이 밝혀지면서 무대를 지키고 있는 더 많은 배우들이 너무 많이 상처를 받았다는데 있다.
물론 조승우의 잘못은 아니다.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는 그의 말이 그래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쨌든 그의 <지킬 앤 하이드>는 너무나 아름답고 섬세하다.
노래가 주는 감동은 예전만 못한게 아쉽긴 하지만...

MBC "나는 가수다가 최대 수혜자는 차지연!
불과 1년도 안 된 작년 가을,
제 16회 뮤지컬 대상의 신인상 수상자였던 그녀가 올해 뮤지컬 어워즈에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6년 <라이온킹>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으니 짧은 경력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기에는 아직 이력이나 배우로서의 모습이 다양하지 못하다.
<나가수>의 인기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비껴갈 수도 있는 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본인 스스로도 올 해가 자신의 최고의 해라고 말한 차지연은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앞으로는 관객을 섬기고 스텝을 아끼는, 겸손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얼마전에 가수로 싱글앨범을 발표했던데
솔직히 좀 걱정스럽다.
그녀가 더 크고 진정성있는 무대위 배우로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이다.
솔직히 그녀의 캐릭터는 아직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캐릭터의 배우로 뿌리를 내리겠다는 결심이 아니라면
가수로서가 아니라 배우로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을 것 같다.
노파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여우조연상 : 정영주>                                  <남우조연상 : 임기홍>


               <여우신인상 : 이자람>                              <남우신인상 : 빌리들>

 
여우조연상은 생각대로 정영주가 받았고
치열했던 남우조연상은 멀티맨의 달인 임기홍에게 돌아갔다.
확실히 대한민국에서 멀티맨을 임기홍만큼 해 낼 배우는 현재까지 없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주조연보다 임기홍이 멀티맨으로 나오는 날을 선택해서 티켓팅을 하는 정도니까.
(좀 과하게 메이크업을 받았는지 레드 카펫 사진이 살짝 나이 먹은 벰파이어 같다... 죄송 ^^)
박정환과 더불어 상 복 없는 배우로 유명한데 이번엔 성공했다.
임기홍도 수상석에서 "내가 이겼다!"라는 말을 하면서 너무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하긴 이번 남우조연상은 후보자들은 유난히 쟁쟁했었다.
(서범석, 박정환 등...)
남우신인상 역시 예상했던 이쁜 빌리들이 받았고
여우신인상은 "예솔이" 이자람이 수상했다.
특이하게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본업에서 살짝 벗어난 사람들이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작년엔 발레니라 김주원!)
뮤지컬 배우들 등골이 오싹하겠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그들에게 분발하자는 긍정적의 힘이 되길 바래본다. 

8시부터 3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행사는 케이블 TV를 통해서 생중계가 됐단다.
그런데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도중에
수상결과가 주최측 계열사 기사로 노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단다.
주최측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 모양이다.
축제의 마당이 비난과 질타의 마당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 뮤지컬 시장이 얼마나 크고 매니아층이 얼마나 많은지 주최측이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불쾌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성숙하지 못한 언론은 늘 지저분한 뒷끝을 남긴다.
얼마나 더 지나야 유아기적인 자기 자랑과 뽐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언론은 아직까지도 그야말로 유치찬란하다.

* 각 부분 수상자들 *

▲최우수창작뮤지컬상 : 서편제

▲최우수외국뮤지컬상 : 빌리 엘리어트
▲베스트 리바이벌상 : 아이다
▲소극장창작뮤지컬상 : 왕세자 실종사건
▲남우주연상 : 조승우(지킬 앤 하이드)
▲여우주연상 : 차지연(서편제)
▲남우조연상 : 임기홍(톡식 히어로)
▲여우조연상 : 정영주(빌리 엘리어트)
▲남우신인상 : 김세용,박준형,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 (빌리 엘리어트)
▲여우신인상 : 이자람(서편제)
▲작곡작사상 : 장소영·배삼식(피맛골 연가)
▲극본상 : 조광화(서편제)
▲연출상 : 이지나(서편제)
▲안무상 : 피터 달링·정헌재(빌리 엘리어트)
▲음악감독상 : 김문정(광화문 연가)
▲무대상 : 정승호(남한산성)
▲의상상 : 이유선(남한산성)
▲조명상 : 민경수(피맛골 연가)
▲음향상 : 권도경(피맛골 연가)·김기영(천국의 눈물)
▲인기스타상 : 김준수·윤공주(천국의 눈물)
▲공로상 : 김민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