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5. 2. 08:57

어제 집에서 핸드폰으로 U+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화를 봤다.

우디 앨런 감독의 <Midnight in paris>

개인적으로 명장 우디 앨런 감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유럽을 무지 사랑하지만 파리에 대한 동경이나 로망도 별로 없는 편이고...

영화를 본 건 순전히 포스터에 있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하늘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생각지도 못한 영화가

어제 내 하루를 온통 사로잡았다.

 

 

영화의 시작은,

파리의 이곳저곳을 아주 단백하고 포근한 영상으로 담아낸다.

풍경이라기보다는 그림에 가까운 카메라 앵글.

단 한 번도 "파리"를 꿈꿔본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때문에 파리를 가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해졌따.

영화 속에 나온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늦은 밤 비에 젖은 파리의 골목길이 눈에 아른거린다.

사람들이 왜 "파리"와 사랑에 빠질까 궁금했는데

이 영화가 내게 그걸 이해시켰다.

 

그리고

The golden age...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

파리의 밤거리를 걷고 있던 한 남자(길) 앞에 오래된 클래식 푸조 한 대가 멈춰선다.

차에서 내린 일행은 파티에 늦었다면서 막무가내로 길을 차에 태워 어딘가로 데려간다.

길이 도착한 곳은 아니 도착한 시대는 1920년.

2012년에 살고 있는 길은 자신이 꿈처럼 소망했던 The golden age.

그곳에서 길은  <위대한 캐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를 만나고

헤밍웨이, 피카소와 달리를 만난다.

(길은 얼마나 좋았을까...아마도 나였다면 절대 돌아오고 싶지... 않았겠다.)

그리고 운명의 연인 아드리아나까지...

어느날 그 두 사람 앞에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 한 대가 멈춘다.

마차에서 내린 그들 앞에 로트렉과 고갱, 드가의 시대인 1890년이 펼쳐진다.

아드리아나가 꿈꾸던 The gelden age.

그런데 재미있는건,

1890년을 사는 고호는 르네상스 시대를 꿈꾼다.

각자가 생각하는 The Golden Age.

1920년으로 돌아가지 않고 1890년에 머물겠다는 아드리아나에게 길이 말한다.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거예요.

 늘 불만 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영화를 보다보면

클라세같은 대사들 때문에 자꾸 머뭇거리게 된다.

스토리도, 배우들의 연기도, 대사도 배경도 전부 다 아름답다.

헤밍웨이의 말처럼.

 

... 진정한 사랑은 죽음마저 잊게 만든다네. 그건 사랑이 죽음의 공포를 밀어냈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나의 Golden age는 어디쯤일까?

만약 그곳에 가게 된다면,

나는 길처럼 현재를 선택할까? 아니면 아드리아나처럼 그때를 선택할까?

Goden age는 항상 Golden age일 수 있을까?

어떻게 될지 지금으로선 전혀 모르지만

가보고는 싶다.

나의 Golden Age로...

 

* 아무래도 우디 앨런 감독의 유럽 시리즈 영화를 두 편을 마저 찾아봐야겠다.

  <Roma with Love>와 <Magic in the Moonligt>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