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5. 9. 25. 08:24

주말에 혼자 짐을 정리했다.

박스를 하나하나 풀어 자리를 찾아주면서 놀랐다.

혼자 사는 짐인데도 의외로 많구나...

아마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 한몫을 했으리라.

옷을 하나씩 걸면서 대단하구나 싶었다.

10년을 넘어 15년을 훌쩍 넘긴 외투들.

안입으면 의류수거함이 넣겠는데 여전히 입고 있으니 처분을 할 수가 없다.

이삿짐을 싸고, 이삿짐을 풀면서

버리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또 다시 실감했다.

잘 버릴 줄 알아야 현명한 사람이라는데

그렇다면 나는 멀어도 한참 멀었다.

 

 

대충 정리한 주방 식기들과 거실의 책들.

엄마의 고집으로 온갖 식기들이 다 갖춰져 있긴 하지만

실제로 쓸 일은 요원하다.

기껏해야 밥그릇 한 둘에 냄비 하나만 쓰는 정도.

사실은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주방용품들이 곱게 포장된채 차곡차곡 숨겨져있다.

이삿짐을 쌀 때 정리를 해서 좀 줄어든 책들은

늘 그렇듯 거실 한켠에 쌓아뒀다.

지금의 딱 2배 정도가 되면 책장 구입을 고려하겠지만

당분간은 저렇고 두고 그때그때 눈마주치는 책들을 꺼내 읽을 생각이다. 

붙박이장은 꼼꼼히 물걸레질하고 말려서 옷과 잡화들을 걸어놨고

3단 서럽장에는 계절이 지난 옷을들 차곡차곡 넣어놨다.

텅 비어 있는 방 하나는 여전히 고민거리고...

 

 

침대 옆에 있는 협탁엔

스탠드와 많지 않은 화장품들, 그리고 지금 ing중인 책들이 쌓여 있다.

이사하고 좋은 점은,

도서관과 다시 가까워졌다는거.

지난주에 가봤더니 일 년 동안 새로 들어온 책들이 꽤 많더라.

당분간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어야겠다.

5권을 대출해왔는데 그 중에서 3권은 다 읽었다.

퇴근하면 도서관부터 들러서

추석 연휴 동안 함께 할 동반자를 한아름 안고 와야겠다.

추석은 책과 함께...

 

책이 나를 그리고 우리 모두를 구원하리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