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5. 07:50

유명한 만화 영화 <아스테릭스>에 나오는 오벨릭스<obelix)의 이름을 따서 만든 수블라키 전문점.

책자를 통해서도 여행자를 통해서도 참 많이 들었던 음식점이다.

피라 버스 정류장에 근처에 있는 "오벨릭스"에서 산토리니에서의 첫 식사를 주문했다.

그리스셀러드와 치킨수블라키와 포크수블라키.

수블라키(Soublaki)는 그리스식 케밥인데

꼬치에 끼운 고운 고기를  빵과 타치키(Tzatzili)라는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타자키는 마늘, 오이, 허브를 넣어서 만든 그리스 전통 요커트로 

신맛이 강하지만 깔끔한 뒷맛이 있어서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신선하고 달콤한 그리스 야채가 듬뿍 들어간 수블라키는

포크수블라키가 좀 질기긴 했지만 치킨수블라키는 아주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건 "그리스 샐러드"

햇빛이 좋아서 그런지 이곳의 야채는 단맛이 강하고 종류가 다양하다.

토마토, 오이, 피망, 올리브와 갖가지 야채에 두툼한 페타치즈가 덩어리째 올려져 나오는데

짠 맛이 강한 이 치즈가 참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그래선지 산토리니에 머무르는 동안 어느 식당을 가든 그리스 샐러드는 꼭 주문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실패하 적이 없을만큼 탁월한 메뉴였다.

지금도 제일 생각나는 게 바로 이 그리스 샐러드!

야채의 신선함과 페다치즈의 고소함, 그리고 올리브 기름의 단백함까지 꿈처럼 내내 그립다.

이렇게 그리울 줄 알았다면 그때 더 많이 먹을걸 그랬다.

 

저녁을 먹고 둘러본 해저물 무렵의 피라.

눈부신 한낮의 피라와는 또 다른 모습이 내 앞에 펼쳐진다.

한 낮의 태양 빛을 햐얀 건물 외벽이 그대로 품고 있다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뿜어내는 것 같다.

무방비 상태로 빛의 폭격 속에 노출되는 기분이란!

풍경 속에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몽롱해질 수 있다는 걸 온 몸으로 체감한 순간이다.

시간도 공간도 일시에 경계가 허물어져버리고...

그렇구나!

이곳 피라는,

햇살이 품은 비밀을 다 알고 있는 곳이구나... 

 

저물녁의 Fira

한 낯의 짱짱한 햇빛이 서서히 바람에게 자리를 내준다.

이때부터 바람속을 이리저리 거니는 소풍(逍風)의 시간이 시작된다.

늦은 오후의 피라는 그렇게 내게 작은 설렘을 안겨줬다.

아주 단순하고 정직하게 기억들이

피라의 석양 속에 하나씩 풀어져 나오려고 한다.

이 기억들을 나는 어떻게 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