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12. 12. 08:27

호텔 조식을 먹다가 사고를 친 남자조카랑 동생은 숙소에 그냥 두고

여자 조카와 함께 돌마바흐체 궁전을 가기 위해 귈하네 공원역에서 트렘을 탔다.

종점 카바타쉬에서 내려 길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나오는 돌마바흐체 궁전.

(이번 여행에서는 2년 전에 구입해서 그대로 가지고 있던 이스탄불 교통카드를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물론 이번에도 환불은 안 했다. 다시 갈테니까!)

이곳은 입구에 서있는 시계탑의 유용도 상당하다.

높이가 27m나 되고 탑 꼭대기의 시계는 프랑스의 시계명장 폴 가르너의 시계란다.

(물론 누군지는 모르지만. ㅠ.ㅠ)

톱카프 궁전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시계 박물관이 있는 걸 보니

아마도 예전에는 궁전을 짓거나 외국에서 사신이 방문하면 서로 시계선물을 많이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론 이곳보다 톱카프 궁전의 시계 박물관이 더 인상적이었다.

(비전문가의 눈에 왠지 더 보물스러워보였다고나 할까!... 써놓고 보니 정말 무식한 소리네...)

"가득찬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돌마바흐체 궁전은 실제로 바다를 메워서 만들었단다.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따서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섞어서 만들었다는데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쭉 늘어선 외형은 장엄하게 정열한 정예부대 군사같은 위용이 느껴진다.

(돌마바흐체의 외형은 보스포러스 크루즈를 타고 꼭 한 번은 봐줘야 한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돼서

대리석으로 장식된 외관과 프랑스식 정원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영락하는 오스만 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기거했고

터키의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인 아타튀르크 대통령의 집무실이기도 했던 돌마바흐체 궁전은

남자들의 공간인 "셀람륵"과 여자들의 공간 "하렘"으로 나눠져 있다.

개인관람이 불가라 시간대별로 영어와 터키어를 선택해 단체관람만 할 수 있다.

그래도 한 번 들었다고 2년 전보다는 영어 가이드 듣기가 좀 편해졌다.

(그리고 루트나 멘트도 거의 똑같더만....)

조카가 자꾸 무슨 소리냐고 물어봐서 귓속말 해주느라 무지  바빴던 곳.

 

이곳은 처음엔 목조건물이었다다고 하는데

1843년부터 10년 동안 보수공사를 하면서 지금과 같은 대리석 건물이 됐단다.

저 많은 대리석은 도대체 어디서 가지고 왔을까?

문외한의 눈으로도 고퀄러티의 대리석이라는 게 그대로 느껴지고도 남는다.

외부 대리석의 위용때문인지 오히려 내부가 더 소박해 보일 정도다

솔직히 쇄락의 징후가 노골적으로 보이는 곳도 많았고

이곳도 보수가 한창이라 기다란 장막으로 가려진 곳이 아주 많더라.

(불과 2년 전인데도 참 많은 게 달려져있었다. 이스탄불은...)

이번에도 톰카프 궁전처럼 하렘은 들어가지 않았다.

햇빛이 너무 좋아서 하렘 대신 정원에서 조카녀석 사진을 찍어줬다.

내 조카지만 햇빛 속에서 천진하게 웃는 모습이 너무나 예뻤다.

양갈래로 머리를 땋고 카우보이 모자를 씌워줬더니

관람객들이 귀엽다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서 한동안 뜬금없는 매니저에 사진사까지 됐다.

조카녀석도 기분이 좋았던지 연신 웃으면서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오랫만에 활짝 웃는 조카의 모습.

솔직히 돌마바흐체 궁전보다 예쁘고 예쁘더라.

비록 안으로 굽는 팔일지라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