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5. 3. 08:23

<아르센 루팡>

일시 : 2013.02.14. ~ 2013.05.05.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원작 : 모리스 르블랑 <괴도 신사 아르센 루팡>

작곡 : 서정은

대본 : 오은희

연출 : 이종석

안무 : 오재익

제작 : PMC 프로덕션, (주)인터파크씨어터

출연 : 양준모, 김다현 (루팡) / 서범석, 박영수 (레오나르도)

        안유진, 선민 (조세핀) / 송원근, 강성 (이지도르)

        배다해, 문진아 (넬리), 김민수, 이기동, 정진호 외

 

창작 뮤지컬 <아르센 루팡>

제작사도 맘이 들었고 무엇보다 출연진에 대한 믿음이 컸다.

그래서 기대감을 가지고 프리뷰를 예매했었는데 일이 생겨 그만 취소했었다 .

그런데 참...

그 이후로 계속해서 안 좋은 후기들만 올라오는 거다.

학예외 같다는 둥, 산만하다는 둥 올라오는 후기들마다 대략 난감했는데

동영상으로 본 넘버는 또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오랫동안 결정을 못하고 고민했다.

그래도 초연이 재연보다는 확실히 더 좋더라는 그간의 경험도 무시하기 힘들었고... 

그러던 중, "아듀 루팡" 할인이라는 게 생겨 맨 앞 줄을 3만원이라는 정말 은혜로운 가격으로 예매했다.

프리뷰 40% 할인보다 더 파격적인 할인!

예매를 하면서도 좀 안타깝고 씁쓸했다.

(창작뮤지컬 정말 잘 되야 하는데...)

 

보고 난 느낌은,

우려했던 게 무안할만큼 좋았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은 정말 아름답다.

이런저런 평가들때문에 기운이 많이 빠졌을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배우들의 힘이라는 게 절대로 무시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작품의 성공 여부와 배우의 몰입도는 참 다르구나 싶다.

이야기 전개가 산만하다는 평도 많은데 나는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장면 전환이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배우들의 의상도 괜찮았고

제브르 장관이 몰락하는 마지막 장면에서의 셋트는 좀 엉성했지만

무대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영상은 살짝 조악하긴 했지만...)

특히나 넘버는 정말 훌륭했다.

좋은 곡들이 정말 많다. 

루팡의 솔로곡 "검은 그림자"와 "내 안의 나"도 좋았고

레오나르도와 조세핀의 듀엣곡 "너를 위해"도 아주 좋았다.

배우들의 넘버 소화력도 꽤 좋았고!

 

양준모 루팡은,

연기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노래는 이상하게 임펙트가 강하지 못하다.

넘버소화력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성량이나 스킬이 예전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오페라의 유령> 이후에 양준모의 무대를 보면서 이런 느낌을 자주 받아서

개인적으로 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때때로 노래에 힘을 너무 많이 주는 것 같기고 하고...

너무나 애정하는 배우이기에 더 빡빡해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 빨리 나타나면 좋겠다.

 

오랫만에 무대에서 만난 이기동과 김민수 배우의 활약에는 박수를 보낸다.

연배있는 배우들이 제 역할로 무대를 채우는 보면 왠지 뭉클해지면서 뿌듯해지는걸 보니

나도 확실히 나이를 먹은 모양이다.

넬리 배다혜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다른 배우들과 노래할 때 소리가 묻히는 게 흠이지만

뮤지컬 배루로서 성실히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조세핀 선민과 이지도르 송원근도 역할과 전체적으로 잘 어울렸다.

이 작품을 보고 송원근의 차기작 <쓰릴미>도 궁금해졌다.

 

그래도 역시나 이 작품에서 누구보다 가장 눈에 띈 배우는 레오나르도 박영수!

서울예술단 소속으로 알고 있었는데 프리 배우가 좼나보다.

예전에 <바람의 나라>에서도 인상적이여서 눈여겨 봤뒀었는데

어느 순간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다.

궁금해하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줄이야!!!

노래 실력도 엄청나게 좋아졌다.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엄청난 내공을 쌓은걸까?

액팅과 표정, 성량과 톤 전부 아주 좋았다.

박영수!

아무래도 이 녀석이 조막간 뮤지컬계의 핵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정말이지 엄청난 가능성과 엄청난 색깔을 품고 있는 배우다.

(이 녀석을 주목하라!)

 

<아르센 루팡>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이 작품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배우들의 힘도 좋았고,

(만약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뮤지컬 넘버들도 괜찮았고

서툴지만 대형 창작뮤지컬로 여러가지 과감한 시도를 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영수라는 배우를 재발견할 수 었었다는 게 아주 결정적이다.

3만원으로 관람하고 나오기가 왠지 참 미안했던 그런 작품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제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내라!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23. 08:34

<Jekyll & Hyde>

일시 : 2013.01.08. ~ 2013.02.09.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연출 : 데이비드 스완

음악감독 : 원미솔

제작 : CJ E&M, (주)오디뮤지컬컴퍼니

출연 : 윤영석, 양준모 (지킬/하이드), 정명은, 이지혜 (엠마)

        선민, 신의정 (루시), 김봉환(덴베스), 김정민(어터슨)

        이석(글로솝), 강상범(세비지, 풀), 김태문(주교)

        정현철 (스트라이드, 스파이더), 김기순 (비컨스필드/기네비어)

 

양준모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 작품을 다시 보진 않았을거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

이 사람만큼 자기 이력을 충실히 쌓아가는 배우가 또 있을까?

<스위니토드>, <영웅>, <팬텀 오브 디 오페라>, <지킬 앤 하이드>에 이어 곧 개막될 창작 뮤지컬 <아르센 루팡>까지...

나열해보니 남자 뮤지컬 배우의 로망인 작품들을 두루 섭렵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대단한 작품들의 주인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준모라는 배우 자체는 큰 인기를 얻거나 세간의 이목을 받지 못했다는 거다.

이날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도 찾아온 관객이 무지 많았는데

양준모라는 배우 자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어 보였다.

심지어 "양준모가 누구야?" 라는 소리도 꽤 많이 들었다.

늘 궁금했다.

왜 유독 양준모라는 배우는

그가 출연한 대단한 작품에도 불구하고 늘 가려진 듯한 느낌인지...

오디 대표 신춘수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언급의 가치가 꽤 있어 보인다.

"준모는 오디션에 항상 참여했는데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외모 때문에 좀 망설였다"

실제로 이날 본 양준모 지킬(하이드 말고)은 흡사 강호동을 떠올리게 만드는 비쥬얼이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강호동 때문에 관람하면서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혹시 나만 이런 인상을 받은걸까???)

맨 앞 줄이 아니라 차라리 좀 뒷자리에서 볼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양준모의 지킬은...

뭐랄까?

개인적인 느낌은 성급하고 조급했다.

그건 긴박감이나 휘몰아치는 속도감과는 다른 의미다.

지킬을 속히 끝내버리고 관객들에게 자신의 무기인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하이드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하는 배우의 심정이 읽혀졌다.

쓰나미급의 충격을 자신하듯.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그래서지 지킬이 끝없이 보채는 강박증이 앓는 어린 애처럼 보인다.

컨디션이 별로라는게 눈에 확연히 보이기도 했지만

지킬의 그 숱한 넘버들을 기대보다 잘 소화하지 못했던 것 같다.

몇 년 전에 새롭게 추가된 "I need to know"는

제대로 부르는 한국 배우를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 넘버를 처음 들은 게 하필이면 브래드 리틀의 내한공연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기존의 넘버들과 약간 다른 비트라 아직 익숙하지 않아선지

매번 들을 때마다 어색한 게 영 친숙해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alive"라는 넘버는 심장을 쥐고 흔드는 게 아니라

망치로 머리에 일격을 가하는 듯한 강력한 충격이길 바랬는데 좀 무난했던 것 같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양준모였건만!)

그래도 확실히 지킬 보다는 하이드가 훨씬 더 매력적이다.

특히 "confrontation"의 파워는 역대 최고였던 것 같다.

(여기에 스킬이 조금만 더해졌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심지어 배우 자신도 그 파워를 감당하기가 힘들었는지 흔들리는 모습이 살짝 보였다.

그런데 그런 배우의 흐름이 극의 흐름과 비슷해서 나쁘지 않았다.

"Dangerous game"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건 선민 루시.

하이드가 쳐놓은 거대한 거미줄에 갇힌 루시의 모습이 너무 안스러우면서도 무지 섹시했다.

일종의 주도권이 전복되는 경험을 한 셈이다.

선민이라는 배우를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본건데 놀라울 정도로 노련했다.

김선영 루시가 지금껏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선민도 만만치 않다.

춤은 누가 봐도 훨씬 앞서고, 가창력이나 감정 표현도 수준급이다.

배역에 한계가 있는 목소리라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매번 이 작품이 올라올때마다 앙상블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4개월동안 지방공연을 돌고 서울로 입성해서 그런지 앙상블의 합은 정말 잘 맞는다.

몇몇의 대사톤은 좀 거슬리지만

호흡과 발란스는 정말 좋았다.

오랫만에 초연멤버 김정민 어터슨을 만난 것도 좋았고

(개인적으로 어터슨은 김정민 해석이 제일 좋다.)

스파이더 정현철은 예전 표현 방식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하이브리드 하하를 보는 것 같아서...

배우 김기순도 비콘스필드 부인은 좋은데 기네비어일 때는 너무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

뭐 그래도 프롭스만큼의 오버는 아니었고.

정명은 엠마는 양준모가 노안(죄송 ^^)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연상연하 커플을 보는 느낌이었다.

노쇄한 엠마라니?

당혹스럽다.

그래도 루시와의 "In his eys"는 꽤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은 주조연 보다 앙상블에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런 말을 남기면서도 참 씁쓸하다...)

너무 애정이 깊어서,

너무 많이 알아서,

그리고 너무 많이 좋아해서

이제는 이 작품을 편하게 관람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려놓을 때가 온 것 같다.

This is the moment!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12. 20. 00:33
또 다시 Jekyll & Hyde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번 공연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재정상태를 all kill 시킬 정도로 all in하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제대한 조승우의 복귀작이라는 빅뱅과
류정한의 마지막 지킬 선언까지 겹쳐져서 초반부터 열띤 예매 전쟁이 시작됐다.
(그야말로 오디 컴퍼니의 광고 문구 그대로 사상 초유의 티켓 전쟁이다)
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은 안도의 숨을 쉬고
살아남지 못한 사람은 인터넷 여기저기를 서성이며 가련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함과 더불어 
누군가의 은혜로운 티켓 양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나는?
현재까지는 제발 한 달에 한 번만 보자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다.(그러니 제발 지키자...)
그 첫번째가 12월 14일 류정한 J & H였다.
사실 티켓 예매를 할 때 차 떼고 포 떼고 나니까 고맙게도 선택의 폭이 확실이 줄긴 했다.
일단 선민 루시는 내 취향이 아니라 차로 떼버리고
김소현 엠마는 죄송스럽게도 요즘 너무 노쇠한 목소리를 내주시기게 포로 떼기로 했다. 
(이렇게해서 정말 미안하게도 홍광호와 김준헌은 차도 포도 아닌 셈이 되고 말았다...)



공연 초반에 앙상블과 조연들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어 내심 걱정스러웠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계속해서 보고 있는 J & H.
공연을 하는 배우에게도,
중독처럼 몇 번씩 관람하는 관객에게도
어쨌든 이 공연은 위험한 함정이고 치명적인 유혹이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이렇게 얼치기 매니아를 자처하게 된 것도
순전히 2004년부터 J & H가 발단이었던 것 같다.
그전까지는  일 년에 몇 편씩 보는 게 전부였는데...
물론 지금까지 보면서 실망했던 공연도 있고 끔찍하게 소름돋았던 공연도 있다.
그래서 고운정 미운정 외에도 다른 정이 있다면 그 모든 정들이 다 들어버린 공연이다.
어쩌면 관 속에 들어있던 나를 벌떡 일으켜 세상으로 나오게 한 게 이 공연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고마움에 매번 애뜻한 심정이 되버리는 건지도...
매번 J & H가 오픈되면 가슴이 묘하게 아파온다.
그리고 그 아픈 마음은 또 묘하게도 공연을 보고 나면 한동안은 다독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도 항상 또 다른 의미의 이중성과 타협하고 싸우는 중인지도 혹시 모르겠다.



류정한 지킬 그리고 류정한 하이드.
다른 건 말고 그것만 생각하자.
류정한의 지킬은 다정하다. 그러나 폐쇄적일만큼 고집스럽다.
류정한의 하이드는 이기적이다. 그러나 납득이 불가능하진 않다.
류정한의 지킬은 지독히 탐미적이다. 그러나 일방적이진 않다.
류정한의 하이드는 냉혹하다. 그러나 불의하지 않다.
류정한 지킬은 순하다 그러나 결정 앞에 단호하다.
류정한 하이드는 비열하다. 그러나 비겁하지는 않다.
류정한의 지킬은 사랑스럽다. 그러나 너무 많이 외롭다.
류정한의 하이드는 잔인하다. 그러나 잔혹하진 않다.
류정한의 지킬은 섬세하다. 그러나 작게 표현하진 않는다.
류정한의 하이드는 대범하다. 그러나 손끝과 표정까지 치밀하다.
류정한의 지킬은 유하다 그러나 연약하진 않다.
류정한의 하이드는 본능적으로 파괴적이다. 그러나 근거없는 파괴는 결코 아니다.
류정한의 지킬은...
 류정한의 하이드는...
내겐 그랬다.
어찌됐든 매번 실망이 아닌 지독한 감동을 준다.
비록 그가 결정적인 노래에서 삑사리를 작렬한다고 해도
(설령 그 부분이 "This is the moment" 같은 결정적인 노래에서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이라는 결정적인 부분일지라도...)
그게 최선을 다하는 중에 나오는 실수이기에 조금도 불쾌하지가 않다.
그리고 소위 그 삑사리에 대처하는 류정한의 능숙함과 노련함이 나는 또 좋다.
(편애라고 말한다면... 그렇다! 난 그를 편애한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사실 나는 류정한이 J & H 를 다시 한다고 발표했을 때 새로운 해석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사람!
또 다시 달라졌다.
특히 하이드로 분할 때 모습은 다른 어떤 때보다도 확실히 더 거대해졌다.
더 비열해졌고, 더 파괴적이고, 더 음산해졌고, 더 대범해졌고, 더 유혹적이다.
순간순간 본성을 드러내려는 하이드를 막기 위해 애쓰는 지킬은 또 어떤가! 
안스러움과 함께 어딘가 숨겨주고 싶은 깊은 연민마저 느껴진다.
아마도 그는 "마지막"이라는 자신의 말에 지금 책임을 다하고 있는 중인가보다.
매 장면마다 그게 느껴져 나는 또 섬뜩하고 무서웠다.
이 작품을 떠나보낸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아픈 일인지
객석에 앉아있는 나조차도 분명히 느껴질 정도다.
처음엔 분명 지킬로 시작됐는데 류정한의 눈은 점점
한 쪽엔 지킬을, 또 한 쪽엔 하이드를 담는다.
그 눈빛 속에 치열한 싸움이 무대에서 번득이는 집요한 시선으로 드러난다.
다른 사람도 봤을까?
지킬일 때 그의 눈 속에 하이드를.
그리고 하이드일 때 그의 눈 속에 지킬을...
그닥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눈빛은 강렬함 그 이상으로 빛났고 딕션은 어전히 선명했다. 
고요함 속 굳은 결의 뒤에 압박처럼 점점 상승되는 공포감 "The Transformation"
잔혹한 괴기스러움 뒤에 느껴지는 정당하기까지한 통쾌함 "Alive"
소름돋을 만큼 자극적이고 부러울만큼 관능적인 "Dangerous game"
"The way back"의 안타까운 절망과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
섬득하리만큼 잔인한 충돌 "Confrontation"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나는 어터슨의 대사로 배우 류정한에게 말하고 싶다.
"자넨 할 만큼 했네!" 라고...
그리고 엠마의 마지막 대사까지도 빌리련다.
"이제 편히 쉬세요!"



사실은 김선영 루시의 완벽함에 대해서도
(그녀의 춤은 정말 눈부신 발전이다. 그러나 정체불명의 그 빨간 모자는 꼭 집고 넘어가고 싶다.)
조정은 엠마의 불안함 대해서도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만
(전체적으론 엠마에 잘 어울리긴 하지만 성량이 확실히 딸린다. 
 지고지순함도 느껴지지만 왠지 새침떼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류정한, 그에 대해서만 말하련다.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이미 할 말은 다 해놓고... 쯧쯧!)
아, 참! <스위니 토드>의 비델리 "정현철"을 오랫만에 무대 위에서 만나서 반가웠다.
스트라이드와 스파이더 1인 2역을 하느라 너무 바빴겠다.
(그전까지는 세비지경과 스파이더가 1인 2역이었는데...)
그런데 두 인물의 목소리가 너무 비슷해서 개별화에는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다.
그리고 주교님과 프룹스는 같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볶으신 모양이다.(솔직히 도플갱어인줄 알았다)
새로운 곡 "I need to know"가 추가돼서 기대를 했었는데
(예전에 J & H 내한공연에서 브래드 리틀이 이 노래를 불렀을 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물과 기름같이 동떨어진 넘버라 정말 깜짝 놀랐다.
너무 많은 내용을 가사에 꾸겨넣어서 랩도 아닌 정체불명이 노래가 되버렸다.
차라리 이 곡을 빼고 예전처럼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애드립같은 코믹 요소가 많이 등장한 건 좀 거슬렸다.
단정해지고 깔끔한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다시 Jekyll & Hyde는 나를 수다쟁이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말하나보다.
"첫 정이 무섭다"고... ^^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10. 7. 05:59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돌아온다.
2004년부터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공연될 때마다 관람했던 작품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뮤지컬 붐이 일어나게 한 장본인 되시겠다.
나도 꼽아보면 지금까지 거의 20번 정도 관람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김우형을 제외한 모든 지킬을 다 봤었다.
초연의 조승우, 류정한 그리고 서범석, 민영기, 홍광호, 심지어 브레드 리틀까지...
이번 2010년 <지킬 앤 하이드>는 10월말 제대하는 조승우 지킬이 과연 언제쯤 공연을 시작할지와
그리고 새로운 캐스팅의 활약이 관건이 될거다.
일단 기본적인 티켓 파워는 꼭 조승우가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 성공적이겠지만
조승우가 투입이 되고 나면 엄청난 잭팟이 터질테고,
(나는 조승우 지킬을 볼 생각을 접었다. 도무지 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의 귀신같은 클릭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그들의 클릭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분명 있다. 그게 뭐지???)
여기에 일본 사키에서 온 김준현 지킬이 어느 정도까지 제 몫을 해줄지가 궁금하다.
조정은의 엠마는 기대 이상일 거라고 충분히 예상햘 수 있고
첫 뮤지컬 대뷔인 선민의 루시는 자신의 색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가 관건이 되겠다.
신춘수 대표는 갸날프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루시로 보여주고 싶다는데 
성공여부는 무대에 서봐야 알 것 같다.
쇼케이스 노래를 들어보니 발음도 부정확하고 노래에 너무 기교를 많이 넣는다.
그래서 분명 한국어로 부름에도 불구하고 마치 팝송처럼 들린다.
아무래도 내겐 김선영 루시가 정답인듯 싶다.



샤롯데에서 2010년 11월 30일부터 2011년 3월 31일까지
4개월동안 장기간에 걸쳐 공연될 <지킬 앤 하이드>
공식적으로도 자신에게 마지막 지킬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류정한의 모습도 꼭 지켜보고 싶다.
무대 위에서 1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류정한.
그는 아무래도 그의 마지막 지킬을 떠나보내기 위해 엄청난 파워로 무대를 채우리라.
이 작품 이후의 뮤지컬 배우로서 류정한은
또 다른 기점을 맞게 되지 않을까?
김선영 루시 또한 이번 공연을 자신의 마지막 루시일거라 말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난 아름답다.
왠지 물러날 때를 잘 아는 사람들 같아서...
아마도 자신들의 자리를 새로운 후배들이 채우는 모습을 많이 보고 싶으리라.
류정한의 바람처럼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두 사람이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과 루시말고 다른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들에게도 관객에게도 많이 특별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김소현eh 이번 공연으로 엠마와 아듀했으면 좋겠다.
그녀의 목소리에 이제 너무 나이가 느껴진다.
(이건 노련함과는 또 다른 의미이다)
그리고 배우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한가지 이미지에 너무 고정된 것 같다.
크리스틴이나 엠마...
고정관념을 깨고 싶지 않는 건지, 깰 수 없는 건지 솔직히 늘 궁금하다.


                 <지킬 : 김준현>                       <엠마 : 조정은>                   <루시 : 선민>

새로운 <지킬 앤 하이드>의 캐스팅.
쇼케이스에서 부른 김준현의 "지금 이 순간"을 들어봤는데 더 많이 집중해야 할 듯.
물론 일본 사키에서 주연으로 공연할 정도면 노래와 연기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할 수 있지만
사키와 한국의 무대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그도 알테니까...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앤더슨 형사에 이어 한국에서 두번째 무대.
모든 남자 배우들의 꿈의 배역인 지킬이 된 김준현.
느낌도 남다르겠지만 책임감도 엄청 느껴지겠다.
더구나 <지킬 앤 하이드>에 관한한 전문가 수준의 귀와 눈을 가졌다고 믿는 마니아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다.
또 다른 스타 탄생이 예고될까?
아직은 모르겠다.
결국은 늘 그랬듯 스타 탄생이 되긴 하겠지만...
미친 가창력이라는 소리를 듣는 홍광호 지킬.
1번 관람했긴 하지만 그는 섬세함이 부족하고 같은 공연 속에서도 기복이 심하다.
개인적으로 발라드와 CM송을 섞어 놓은 것 같은 그의 창법은 나와는 잘 안 맞는듯...
그래도 그에게는 두번째 지킬 무대니까 아무래도 많이 좋아지길 할테지만
"미친 가창력"이라는 찬사에 너무 믿음과 자신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는 그가 조승우 지킬의 카피본 같다)




류정한 지킬, 김선영 루시, 조정은 엠마.
개인적으로 내가 보고 싶은 캐스팅이다.
이들 외에 조연들도 궁금하긴 한데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아서 궁금하다.
2008년도에는 솔직히 주교 역할이 좀 실망스러웠었다.
물론 지킬의 역량에 의해 끌고 가는 작품이긴 하지만
조연이나 앙상블의 하모니 역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그야말로 지킬을 맡은 배우가 무대위에 동료들에 의해 작살이 날 수도 있다.
(과거에 그런 장면을 목격해서...)
10월 26일 티켓팅이 시작되면 그야말로 예매전쟁이 시작될테다.
제발 이번만큼은 한 번으로 끝내자고 스스로 부탁하면서
귀신같은 클릭질을 위해 틈틈히 연습이나 해야겠다. (^^)


                                      <김선영, 조정은 "In his eyes">


                                        <김준현 "This is the moment">


                                         <선민 "Someone like you">

 
                                    <소냐 " The New Life>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