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0. 5. 8. 06:19
드디어 나비들과의 만남이다.
나비가 너무 없는 거 아니야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이상기온이 문제가 됐겠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는 나비의 종류도 적고 양도 적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이렇게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를 본 기억도 가물하긴 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나비들이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 축제의 대표나비는 "산호랑나비"란다.
빽빽한 나비의 폭풍 속을 지나는 걸 상상했었는데 (^^)
조금은 나비축제의 메인이 초라하고 작아진 느낌이다.
"나비축제"라는 개념보다는 "생태축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더 옳을 것 같다.



특이한 병풍을 봤는데
우리나라 민화들이 그려진 병풍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들이 하나같이 조용조용 움직인다.
화폭 위를 넘나들며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개가 하도 신기하고 또 예뻐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이런 병풍이 집에 하나 있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혼자 있었다면 어쩌면 조목조목 그림들에게 말을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꼬리를 살랑이는 고양이며 흐드러지던 꽃잎들, 흩날리는 눈꽃들...
이걸 보고 있으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겠다는 생각 (^^)



호박터널은 너무 신기해서 혼자 다시 찬찬히 지나왔다.
호박의 이름도 너무 예뼜지만
그 생김과 색깔도 예쁘고 신기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도 잠깐.
"호박같이 생겼다!"라는 말을 들으면 이제부터는 감사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베레모, 도깨비 알, 환타지믹스, 불록 방망이, 화이트룸...
이름을 읽고 있으면 목안이 간질간질하다.
잘생긴 놈 하나를 뚝 따서 얼른 목 안에 밀어넣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이 호박들은 왠지 한 입 깨물면 단물이 줄줄 흐를 것만 같다.



돌아오는 길에 여름이면 갯벌축제가 열린다는
"돌머리 해수욕장"도 잠시 들렀다.
도착하고 보니 몇 년 전에 내가 갔던 곳이다.
(어쩐지 이름이 들어봤다 했다... 그때 들머리 아니냐고 바득바득 우겼던 기억도...)
그때는 한 여름이여서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렸는데...
한산하고 조용한 갯벌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손을 마주잡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물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짧은 여행의 끝은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날다가
이렇게 반짝이는 물빛이 되어 가슴 속에 담긴다.
오래오래 그곳에서 물결되어 흐르라고
가만가만 가슴을 다독이며
물빛과 마지막 눈인사를 나누고 서울로 향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 1. 21:36
3無 지역 함평을 세계적인 나비 축제의 장으로 만든
살아있는 꿈의 마을 이야기
IMF 시절에 낙후지역 함평군수가 된 PD 출신 이석형이
주민들과 함께
천연자원, 관광자원, 산업자원이 없는
빚더미만 상속받은 장자같은 도시 함평을
브랜드로 만든 꿈같은 이야기.



"함평 = 나비"에서 "나비 = 함평"으로 탈바꿈 시킨 도시
나비가 많이 곳이 곧 청정지역
성공한 나비축제는 이 지역의 산업을 일으키고 농산물을 일으킨다.
우리나라 최대 놀이동산인 에버랜드의 일일 입장객 수까지도 거뜬히 넘겨버린 곳.
한 사람씩 고향을 등지던 사람들이 다시 함평으로 모이고
심지어 역유학의 현상까지 일어난 곳.
골프 고등학교라는 특성화 학교를 만들어
신지애라는 골프 신동까지 배출함으로써
교육 인프라까지 가지고 있는 걸출한 곳으로 대변신한 함평. 



사람의 힘이라는 거,
혁신과 변혁의 참모습을 이곳에서 진정으로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수많은 대기업들이여~~
함평의 10년을 롤모델로 삼아라!
함평이 날린 것 나비가 아니라 생명이었음을 느낀다.
생명의 특성인 전승과 진화.

올 봄에는 함평 그 신비의 고장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혹 모르지
눈 먼 나비 한 마리 내게 날아와줄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