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9. 2. 13. 16:00

구정에 쉬면서 잘 먹으면 체중이 조금은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체중이 조금 더 내려갔다.

잘 먹고 잘 쉴 생각이었는데

잘 먹지도, 잘 쉬지도 못했던 모양이다.

사실 약도 잘 챙겨먹지 못해서

세번째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약이 남아 예약날짜도 조금 미뤘다.

의사 허락없이 취침전에 먹는 약은 임의적으로 중단했다.

저녁에 혼자 있을 땐 벼로 힘들지 않아서...

워낙 잠도 많은 편이 아니라

오히려 약에 의지해서 수면시간을 조정한다는게 거북하기도 했다.

자가 중단이다음번 진료때 혼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은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테니까.

 

 

15년 전쯤에 41kg까지 체중이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일부러 뺀 건 아니고 일이 힘들어서 저절로 빠졌었다.)

내가 봐도 산송장이었.

이 나이에 또 다시 그 꼴이 되진 말아야 하는데...

멘탈 수습도 시급하지만

지금은 몸뚱아리 수습이 더 시급한 것 같다

얼마 있지도 않은 옷이 헐렁헐렁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좀처럼 안든다.

어쩌자는건지...

두루두루 대책없는 나때문에 열심히 고생 중이다.

Keep Breathing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9. 2. 12. 08:58

 

<레드>

 

시 : 2019.01.06. ~ 2019.02.10.

장소 :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극본 : 존 로건(John Logan)

무대 : 여신동

연출 : 김태훈

출연 : 강신일, 정보석 (마크 로스코) / 김도빈, 박정복 (캔)

제작 : (주)신시컴퍼니

 

2011년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초연.

2013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2015년,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2016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그리고 2019년 또 다시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그 다섯번의 시즌 공연을 다 봤다.

그 결과 여전히 "마스 로스코=강신일"이라는 공식은 유효하고 강력하다.

이번이 어쩌면 강신일 배우의 마지막 마크 로스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비난 나뿐만이 아니었다.

강신일 스스로도 두 달 동안 이 작품을 못하겠노라 고사했단다.

하면 할수록 감당해야 하는 무게감이 엄청난 작품이고 인물이기에...(이건 내 생각)

강필석 캔을 제외하고는 매번 캔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아주 오랫만에 김도빈 캔이 그 갈증을 해소해줬다.

먀크 로스코로 인해 변화되는 캔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잘 보여줬고

특히 표정과 눈빛이 참 좋았다.

 

이 작품이 2인극이 아닌 1인극이다.

"캔"이라는 가상의 존재는 다름 아닌 "마크 로스코" 자신이다.

현실의 마크 로스코와 예술가로서의 마크 로스코 자아와의 대면과 충돌.
그리고 결말.

극 속에서 씨그램 빌딩 벽화 작업을 취소하는 전화를 건 후

마크 로스코는 캔을 가차없이 해고한다.

화해모드에서 또 다시 격렬해지는 두 사람의 목소리.

해고의 이유를 묻는 캔에게 돼도 않는 이유를 들먹이던 마크 로스코가 결국 진심을 이야기한다.

"네 세상은 제 밖에 있으니까!"

해방감이 느껴질 정도로 후련했던 대사였지만

그 해방감만큼의 고통도 함께 느껴야하는 대사였다.

"너 자신의 삶을 살아!

 사람들을 향해 네 주먹을 휘두르고, 네 주장을 펼치고, 사람들이 널 보게 해야 해!"

그렇게 마크 로스코는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해방시켰다.

그리고 현실 속 로스코는...

스스로 손목을 그어 육체에서 조차도 벗어난다.

그야말로 완벽하고 완전한 침묵의 구현이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Black"의 세계로 가장 강렬하게(Red) 들어가버린 마크 로스코.

이건 환의일까? 비극일까?

 

그는 자신이 선택한 죽음으로 이런 말을 하고싶었던건 아니었을까?

다 이루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9. 2. 11. 14:04

 

<지킬 앤 하이드>

 

시 : 2018.11.13. ~ 2019.05.19.

장소 : 샤롯데 씨어터

원작 : 로버트 스티븐 <지킬 앤 하이드>

극본, 작사 : 레슬리 브리커스 (Leslie Bricusse)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지킬&하이드) / 윤공주, 아이비, 해나 (루시) / 이정화, 경아 (엠마)

        김도형, 이희정 (어터슨) / 김봉환(댄버스 경), 강상범, 홍금단, 이창완, 이상훈, 이용진, 김이삭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터테인먼트

 

인간의 이중성.

요즘 심리적으로 내 상태는 지킬이 아니라 하이드에 가깝다.

그런 생각이 든다.

지킬이 선(善)이고 하이드가 악(惡)이라는게 정말 맞는건가....하는 생각.

지킬은 고전적인 지식인의 전형이다.

무슨 이유였을까?

지킬이 첫넘버 "I Need to Know"의 가사가 유난히 송곳처럼 가슴에 박혔다.

" ......... 알길 원해,

 왜 인간은 본능 속에 악한 것에 유혹당해.

 끝내 스스로 영혼을 태우는가.

 알아야 해, 그 진실을.

 신이시여. 내 길 이끄소서, 내 눈 밝혀주소서 

 나는 가리라 당신의 뜻과 함께

 가야만 해. 그 숨겨진 빛을 향해

 그 누구도 가지 않았던 오직 나만이 가야 할 험난한 길

 나는 가리, 알아야 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저지른 오류와 똑같은 오류를 범하는 지킬.

도덕적으로 자신과 다수의 위선가들과는 다르다 그의 확신은

그 자체가 아주 위험한 자만이고 오만이다.

인간은 그냥 인간일 뿐.

악한 것도 인간이고, 선한 것도 인간이다.

정직함으로 따진다면 달의 뒷면인 하이드가 더 진실된다.

왜냐하면 그의 악은 어느정도는 단죄의 의미가 담겨있으니까.

그게 살인의 방법이 아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확실히 드라마틱한 전개는 불가능했겠지만!

요즘은 가끔씩 하이드를 꿈꾼다.

어렸을때 투명인간을 꿈꾸듯 그렇게 하이드를 꿈꾼다.

확실히...

문제가 있는 정신상태다.

 

조승우는,

이 작품에 관한 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작품과 인물 모두를 자유자재로 주무르고 있다는 느낌.

연기자가 왜 연기를 잘해야 하는지를 백과서전적으로 보여주는 배우다.

계산됨직한 강약과 악센트는 듣고, 보고, 느끼는 완벽한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봐도 너무 봤다 싶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조승우라는 배우의 연기때문에 또 다시 리셋이 된다.

지킬보다 다 고집스럽고,

하이드보다 더 무시무시한 배우.

아이비는 이쯤되면 가수보다는 뮤지컬배우라는 해야 맞을것 같다.

게다가 아주 질힌디.

연기도, 노래도 다.

실력만큼이나 역대 최고의 미모를 발산하는 루시 ^^

민경아 엠마는 기복이 좀 있는것 같고

루시와의 듀엣곡 " In HIs Eyes"에서는 소리가 뚫고 나오지 못해 좀 아쉬웠다.

어터슨은 개인적으론 김도형이 더 좋더라.

이희정 어터슨은 살짝 too much 해서...

 

사실 요즘 모든게 심드렁이다.

이것도 한 달 전에 본 걸 지금에서야 쓰는 중이다.

아마도 무미건조한 심드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