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책거리2008. 12. 2. 13:04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김혜남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오늘은 간단히 소개할께요.

이미 많은 분들이 보시기도 했겠고, 아마도 제목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책일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느낌의 책일거라 생각되세요????

여성의 심리를 해석한 책? 아니면 심리한 입문서? 아니면 심리학을 빗댄 처세서???

책의 매력이라는 건 제목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약간 그 내용을 감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 책장을 열고 실제 내 눈으로 한줄 한줄 따라 가지 않으면 그 안의 본격적인 내용을 알 수 없죠.

때론 제목에 배신을 당하기도 하지만 제목이 내용보다 앞서는 경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이요????

꼭 포커 페이스 같은 책이에요. 그것도 꽤나 흥미로운... ^^

약간 빗나가는 이야기도 한 번 해 볼까요?

서른 살....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무살 때, 전 서른이란 나이는 나에겐 결단코, 기필코,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차마 오지 않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스물이 바라본 서른은 이미 “늙은이(?)” 같았거든요. (서른에 대한 생각을 스물에 하게 된 것도 책 때문이었네요..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김영미 시집....^^)

그런데 서른이 됐을 때....

알게 됐습니다. 이제 마흔이 오겠구나, 하는 걸...

참 재미있죠???

조금은 느끼게 된 거죠.

나이가 공포스러운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공포스럽다는 걸요...

제가 생각하는 “서른”은 그래요.

침묵같은 공포를 깨야 하는 시기라고...

“나 지금 떨고있니?”라고 내 두려움을 주위에 대놓고 확인사살 할 수 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다 해결해줄게.. 걱정마!” 그렇게 호기를 부리기엔 세상이 무서울 건 너무나 잘 알고....

어쩌면 10대의 사춘기때보다 더 어설픈 나이 때문에 더 많이 힘든 “제 2의 사춘기”같다고 할까요???

(그래도 10대는 반항의 시기라는 닉네임이라도 있쟎아요. 서른에 그러면 "저 인간 왜 저래?",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거야?"  뭐, 기껏 이런 소리 듣는 게 그나마 최상의 표현이겠죠.)


기본적으로 저란 사람은...

책이 나오는 책들은 그저 맹목적으로 사랑스럽습니다.

단지 많은 책들은 내게 소개해 준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기꺼이 사랑스럽죠.

이 책도 그래요.

제겐 심리학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지은이 개인적인 느낌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읽었던 책들, 그리고 봤던 영화들을 가벼운 심리학이라는 색다른 옷을 입혀 소개하고 있죠.

이런 책들을 보면,

내가 읽었던, 내가 봤던 영화들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꼈는지를 몰래 들여다보고 있다는 왠지 모를 짜릿함도 느껴집니다.

공감과 반감을 왔다갔다 하는 재미도 솔솔하구요...

가끔 궁금할 때가 있쟎아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읽었을까? 느꼈을까?

그건 꼭 비교나 내 이해도에 대한 점검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형태의 공유를 소망하는 것처럼 저겐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런 느낌의 책...

좋아요. 무엇보다도 무작정 따뜻한 것 같아...

오늘은요!

딱히 어떤 책을 소개한다는 의미보다는,

느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질문 하나...
"마흔살은 심리학에게 어떻게 물을 까요?"
 

Feel So Good~~~~~!

Posted by Book끄-Book끄

21주 된 태아의 모습입니다.
2008년 12월 1일 만난 천사~~~~




엄마 배 안은 따뜻하고 편안하지만...
음... 좀 좁긴 해요.
그래서 이렇게 웅크리고 있죠.
이제 밖으로 나가면 허리 쭉 피고 한바탕 소란도 피우게 되겠죠?
이 허리를 쭉 피면,
나 정말 커 보일거예요. 그쵸?





지금은 반 접기 선수~~~
열심히 엄마 배 안에서 요가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유연한 거 아셨어요?
또르르 동그랗게 구부릴 수도 있답니다.
태어나면요... 음...
더 귀여운 모습도 실제로 보여드릴께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8. 12. 1. 05:56

<황금 물고기> -르 클레지오


황금 물고기

 

르 클레지오...

우리나라 시인 고은과 함께 2008년 올 해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리고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구요...

생존한 작가 중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작가로 꼽힌다고 하는데, 단지 이 책 한권으로 그 평가를 절감했습니다.(번역된 문체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원문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좀 아찔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2008년 9월)까지도 이화여대 번역대학원 교환교수로 한국에 들어와 1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2001년에는 화순 운주사를 방문한 후엔 “운주사, 가을비”란 시도 발표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하네요.

일단, 르 클레지오.... 천재 맞습니다.

23세의 나이에 쓴 첫 소설 <조서>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을 수상하며 그야말로 화려하게 등단해서 <황금물고기>, <섬>,  <사막>,  <혁명>, <우연> 등 숱한 화제작들을  발표했습니다.

“끊임없이 다른 문명에 대해 호기심과 애정이 있는 작가”라는 언급도 있네요.

노벨상 수상이 확정된 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상을 받는다는 건 시간을 얻는다는 걸 의미한다...“고.

잠시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해 봤습니다.

이미 68세의 지긋한 작가가 시간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건...

작가로서 글을 쓰는 작업에 대한 책임감과 글이라는 것이 주는 문학적, 사회적 의무감에 대한 질책이 아닐 런지...


<황금 물고기>

그리 긴 분량은 아니지만 대서사에 해당하는 인간사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도 하얀 얼굴에 파란 눈을 가진 프랑스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까만 아프리카 흑인 계집아이의 인생사죠.


"오, 작은 물고기여, 작은 황금 물고기여, 조심하라!

세상에는 너를 노리는 올가미와 그물이 수없이 많으니."


물고기처럼 순진무구한 천진성과 강한 생명력을 지닌 흑인 소녀 라일라는 어느날 본향에서 인신 매매범들에게 의해 납치됩니다.

7살 유괴 돼 아랍으로 팔린 아이의 인생은 다 자란 어른의 인생이 될 때까지도 그야말로 끝없는 떠돔과 예기치 않은 불시착(?)의 연속이죠.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귀로, 혹은 귀향의 모티브는 하다못해 그 사람의 뒷모습마저도 아름답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목적지를 향한 발걸음은 적어도 길을 잃고 흔들리진  않을 테니까요.

책을 읽는 내내 어린 흑진주 라일라가 흔적을 지우는 건 아닌지 걱정됐습니다.

끝없는 도망과 탈출의 중간에 라일라는 지하철 거리의 가수 시몬느에 집에 가게 됩니다.

“너도 나와 같은 신세구나, 라일라,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몰라. 우리 몸이 우리 것이 아닌 거야”

그때 문득 그녀는 알게 됩니다.

왜 그녀들이 서로 닮았는지를...

그들이 자신의 육체를 가지지 못한 건, 항상 타인들에 의해 그들의 운명이 결정됐기 때문에라는 것을.


끝없이 떠돌던 그녀를 구원한 건 그녀의 고백처럼 “음악”이었습니다.

그녀는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서 그녀와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름으로 자신이 노래하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녀, 라일라가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시점이죠.

“이제 나는 자유로우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녀는 말합니다.

그리고 오래 전 그녀가 처음 유괴됐던 그 본향에 도착합니다.

이제 다시 그녀가 떠돌아다닐 일은 없겠죠?

그런데... 어쩐지 저는...

그녀가 이제 본격적으로 떠돌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그 떠돔의 내면엔 이젠 평안함이 함께 할 것 같아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됩니다.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다름”에 대한 이해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색의 다름, 성별의 다름, 지역의 다름, 그리고 개인의 다름까지...

“다름”의 본질은 인정이나 이해의 측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의 삶을 다르다는 이유에 빗대 우리가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온전히가 아니라 그 일부라도 이해할 수 있다고 정말 말할 수 있을까요?

백인 성인 남성 작가가 쓴 흑인 여자 아이의 이야기...

백인과 흑인 두 사람의 손을 양 쪽으로 꼭 잡고 황인족인 나 또한 그 길 위를 함께 걷는 느낌입니다....

어쩐지,

평화롭네요.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