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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28 다행?
- 2018.02.27 박근혜 징역 30년, 벌금 1,185억 구형
- 2018.02.26 뒤숭숭
- 2018.02.23 Me too... With you
- 2018.02.22 빙산의 일각
- 2018.02.21 ... 가는 길
- 2018.02.20 오버트라운 숙소 - 씨 호텔 암 할슈타트제 (Seehotel am Hallstattersee)
- 2018.02.19 할슈타트 나머지... 혹은 전부
- 2018.02.14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2018.02.13. PM 8:00 디큐브아트센터
- 2018.02.13 연극 <네버 더 시너> - 2018.02.10. PM 7:00 DCF대명문화공장2관라이프웨이홀
<검찰 구형>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동령 권한을 사유화해서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
그 결과 피고인은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피고인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정경유착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해 경제민주화를 통한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피고인은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는데도 오히려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며 온 국민을 기만했고, 재판 도중 법원이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하자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해 국정농단의 진심을 호도했다.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가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한 적 없는 비선실세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겨 국가 위기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이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이 같은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걸 보여주려면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징역 30년, 벌금 1,185억
어제 연극을 보러 가면서 내내 마음이 뒤숭숭했다.
끝도 없이 터져나오는 기사들을 보면서
이렇게 공연을 보러 가는게 과연 옳은건가 몇 번씩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일단은 새롭게 예매하는건 올스탑했고
예약한 작품 중에는 현재 오르내리는 배우나 감독, 제작자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이게 고작 시작일뿐이니 예매한 작품 중에서 취소할 작품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생각은 하고 있다.
Me Too With You 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배우, 제작자, 감독이 만든 작품을 본다는건 아무래도 불편하고 꺼림직하다.
솔직히 안그런 사람이 있긴 할까 싶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소수의 여자들과 다수의 남자들.
인정하긴 싫지만.
내 아버지나 오빠들 역시도 결백하다 말하긴 힘들것 같다.
(굳이 물어보진 않았지만...)
미담도, 추문도 쉽게 드러나는 세상이라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나 조차도 스스로 외면한 기억이 있을테고
왜곡시켜 간직한 기억도 분명 있을거다.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느날 그 기억들이 나를 향해 일제히 총구를 들이대는건 아닐까 두렵다.
그런 날이 오면...
나는 자폭하하게 될까, 사살될까?
조심조심, 흔적없이 살자.
<빛의 제국> 김기영처럼.
과거 한 행동들이 잘못이라는걸 인지하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다들 이렇게 말하네요.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그때는 정말 몰랐나요?
아니요.
그때도 알고, 지금도 알고 있었죠.
알지만 나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죠.
내가 친히 너한테 성은을 내려주니 고맙게 생각하라고.
내 옆에 앉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정말 궁금한데,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거 맞아요?
너 따위들이 감히 나를.... 하면서 분개하고 있는건 아닌가요?
솔직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쟎아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내가 이 년놈들을 어떻게 처단할까 눈에 불을 켜고 있을지도 모르죠.
Me too, with you.
아무리 해도 끝이 안 날 것 같아요.
여기저기 하도 많이 터져서 무감각하게 느껴지게 될까봐 겁이 나요.
아무리 많이 터진들 빙산의 일각일 뿐인데...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성욕을 채우는 개(犬)스런 남자와 여자들
넌덜머리가 나네요.
나도 할 말 참 많은데...
이것 뿐일까?
빙산의 일각의 일각의 일각의 일각의............ 일각의... 일각들.
지금도 수없이 자행되는 추행들, 폭력들,
친해서 한 농담이라고,
친해지라고 한 농담이라고,
딸 같아서, 아들 같아서 그런거라고,
지금에서야 잘못된 행동이었다는걸 알게 됐다고.
후회한다고,
미안하다고...
정말 그럴까?
그렇지 않다는걸 우리 모두 안다.
심지어 몰랐다고 말하는 사람조차도 아니라는걸 안다.
그러니 고작 이 정도에 놀란척 하지들 말자.
실상은 이것보다 훨씬 더 심하고, 훨씬 더 빈번하니까.
일부분의 사람들만 그런거라고?
이것 역시 아니라는걸 나도 알고 너도 안다.
그래, 일부라고 하자.
너무 많을 일부.
딸 같고, 아들 같았아서 그런거라면
정말 자기 아들, 딸들한데 가서 더도 덜도 말고 똑같이 해줘라.
그럼 아주 조금은 믿어줄테니.
아 세상엔 너무 많은 제2, 제3, 제4의 .... 안태근, 오태석, 이윤택, 조민기가 있다.
인생의 반을 살면서 나 역시도 수 없이 만났고, 수 없이 봤다.
그만 하라고 말해도 그만 둘 줄을 모른다.
그게 문제다.
싫어서 피하고,
더러워서 피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피하고.
말을 해도 변하지 않으니 피하고...
그게 일상이고, 그게 다반사다.
그나마 지금 거론된 사람들은 유명인이라 이슈가 됐지만
얼마나 많은 조직에서 쉬쉬하고 묵인하는지 알고나 있을까?
지금부터 열심히 파헤친대도 여전히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것도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빙산의 일각.
길(road)...
새벽의 산책만큼 내가 좋아하는 거.
그 길 중에 내가 제일 사랑하는 길은,
... 가는 길.
떠남의 아쉬움과 도착에 대한 설래임이 함께 공존하는 시간.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그리고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의 이동.
아침 8시 30분.
오버트라운 숙소에서 CK셔틀을 탔다.
door to door로 예약한 CK셔틀이 20분 가량 늦게 오는 바람에 잠깐 아찔했지만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로 무사히 출발했다.
잠은 쉽게 포기가 되는데
풍경은 역시 포기가 안된다.
딱정벌레처럼 창가에 들러붙어
바로보고 또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
할슈타트에서 오버트라운 숙소까지는 택시로 이동했다.
따로 부른건 아니고 버스정류장에 서있으면 아저씨들이 와서 물어본다.
숙소까지 데려다주는데 세 사람에 9유로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버스는 3명이 6.3유로)
하루종일 엄청난 거리를 걸어서 피곤하기도 했다.
거의 넉다운 상태로 숙소에 도착해 짐을 챙겨 체크인을 했다.
밤이 돼서야 겨우 얼굴을 본 데스크 여직원은
놀라울 정도로 친절하고 상냥했다.
조식 여부와 편의시설 안내를 듣고 열쇠를 받아 방으로 향했다.
마지막 남은 패밀리룸이라 예약하면서 좀 걱정을 했는데
아주 깨끗하고 편안한 숙소였다.
조카녀석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 것 같단다.
매번 엑스트라베드 신세였는데 이곳에서 나도 엑베를 면해서 좋았다.
커피포트에 차와 커피까지 있어서 추운 몸을 녹이기에도 그만이었다.
추적추적 비는 내리기 시작하고
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든다.
편안함에 대한 안도감도 한 몫을 했을테고.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숙소를 빠져나왔다..
산허리에 안개가 가득하다.
내가 예약했지만 숙소 정말 잘 잡았구나 생각했다.
할슈타트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것도 좋았고
이렇게 조용히 혼자만의 새벽 산책을 할 수 있게 된것도 좋고!
안개 가득한 오버트라운은
참 아름답구나... 혼자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선착장을 지나 아무도 없는 호숫가 앞에 섰다.
적막함마저 느껴졌던 고요한 호수.
마치 금지된 영역 안에 혼자 들어선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까지 조심스러워졌다.
사실은...
할슈타트를 쫒아 여기까지 왔던건데
정작 나를 사로잡은건 오버트라운의 새벽이었다.
지금도 기억 속에 간절하게 남아있는
그날의 새벽.
사진들을 정리하고보니,
여기도 저기도 포함되지 않는 사진들이 있다.
할슈타트의 나머지... 라고 썼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좀 더 그곳으로 가까이 다가간 마음이라 하겠다.
어쩌면 내 여행의 모든 이유는,
이 나머지들을 보기 위한 다가섬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나머지"라는 뭉치의 단위들이 결국 전부가 되는지도...
낯선 풍경으로 다가갈 때는 나는 대체적으로 망설임이 없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도 풍경이면 좋겠다는 생각.
그렇다면 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을텐데...
이곳과 저곳은 이렇게 가깝지만
나와 그들과는 멀어도 너무 멀다.
<빌리 엘리어트>
일시 : 2017.11.28. ~ 2018.05.07.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극본 : 리 홀 (Lee Hall)
작곡 : 엘튼 존 (Elton John)
연출 : 스테판 달드리 (Stephen Daldry)
출연 :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빌리) / 유호열, 한우종, 곽이안, 강희준 (마이클)
김갑수, 최명경 (아버지) / 최정원, 김영주 (미세스 윌킨슨) / 박정자, 홍윤희 (할머니) / 구준모 (토니)
석주현, 김요나, 박시연 (데비) / 백두산, 서재민, 강대규 (성인 빌리) 외
제작 : 신시컴퍼니
이번 시즌 네번째 관람이었고
김현준, 심현서에 이은 세번째 빌리였다.
(이제 에릭과 천우진 빌리 두 녀석만 확인하면 된다)
성지환 빌리는...
최고였다.
다시 함 전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관람 전부터 angry dance에 대한 호평을 워낙 많이 들어서 기대가 컸었는데
그 기대가 오히려 민망할 지경이다.
앵댄의 장인이라던데 그 말은 농담이 절대로 아니었다.
저 조그만 몸에서 어떻게 저런 표현이 가능한건지 그저 놀라웠다.
앞서 본 두 명의 빌리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최애 빌리는 성지환이 되지 않을까 싶다.
표정도 너무 좋고, 감정 전달도 뛰어나다.
대사할 때 톤 조절만 섬세해지면 더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이 나이의 남자아이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컨트롤이라는게 가능하지 않은 딱 그런 나이니까.
한없이 귀엽다가도 난데없이 반항기를 드러내고
그러다 어느 순간 어른보다 의젓한 모습으로 변한다.
감정적으로 아주 드라마틱하고
표현적으론 아주 버라이어티했던 빌리.
내가 생각하는 작품 속 빌리와 가장 근접한 빌리를 이 녀석이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관람이었다.
이 녀석의 angry dance는,
골백번이라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도 매번 처음 보는 것 처럼...
<네버 더 시너>
일시 : 2018.01.30. ~ 2018.04.15.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극작 : 존 로건 (John Logan)
연출 : 변정주
출연 :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레오폴드) / 박은석, 이율, 정욱진 (롭) / 윤상화, 이도엽 (대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