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읽은 책 중에서 그라민 은행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읽었다.
은행이지만, 은행 이상인 곳.
소액 융자로 빈민에 속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변화시키고 있는 곳 그라민 은행.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말도 들었다.
궁금했다.
이 같은 은행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빌 클린턴은 아칸소 주지사 시절 그라민 은행 제도를 도입해 "굿 페이스 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아칸소주 도시 빈민들이 새로운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선진국에 도입된 가난한 나라 방글라데시의 제도.
1977년 독실한 이슬람신자 방글라데시 치타공 대학 교수 무하마드 유누스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은행 그라민.
..... 우리 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사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데, 이들은 농토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생애에 단 한 번도 융자를 받아 본 적도 없는 농민이거나 아니면 외간 남자 앞에서는 얼굴을 감추고 제대로 서 있을 줄도 모르는 일자무식 여성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일단 돈을 빌려 간 후에, 돈을 갚는 비율이 무려 98퍼센트 이상에 달한다! ......
"그라민"이라는 뜻은 "농촌의, 마을의" 라는 뜻이란다.
말 그대로 농촌의 가난한 지역 주민들에게 소액 융자를
무담보로 그것도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에게 대출해주는 은행이 바로 그라민 은행이다.
이 은행의 아름다운 성공을 세계 각국에서 받아들여
이와 유사한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
작은 시작이 전 세계를 움직인 셈이다.
...... 그 어떤 훌륭한 가난 퇴치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은 이내 소외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경제발전 프로그램이든 간에 가난한 사람과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섞이게 되면 반드시 가난한 사람이 소외되기 마련이며, 가난한 사람끼리라면 더욱 가난한 사람이 소외되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부터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는 한 이러한 메커니즘은 깨어지지 않고 영속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일이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의 배를 채우는 일로 변질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
이 은행은 현명하게도 여성의, 아니 어머니의 힘을 이용할 줄 안다.
가난하다는 것은 몹시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만일 여성에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라도 주어진다면
여성은 남성보다도 더욱 투쟁적으로 된다.
더불어 여성들은 자녀의 미래에 보다 관심이 많으며 일에서도 더욱 많은 인내심을 발휘한다.
남자들이, 남편들이 미처 하지 못하는 것들을
아내들은, 엄마들은 가족을 위해 일궈낸다.
여자의 소심함은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함으로 모든 걸 변화시킨다.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 무하마드 유누스는 말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이라는 곳이 인간을 어떻게 소외시키고 있는지를...
봉급 근로자가 아닌 자립형 노동자 육성을 위한 소액 융자 를 시행했던
그라민 은행은 사업은 현재 더 넓게 확장되어 있다.
그라민 사이버넷, 그라민 샥티(전기), 그라민 시카(교육), 그라민 주택 융자,
그라민 의료 시스템, 그라민 양어 재단, 그라민 폰(비영리 단체), 그라민 텔레콤(영리단체),
그라민 트러스트 (그라민 제도를 시행하려는 곳에 정보와 기술 지원, 인력 양성을 위한 기관)
그들의 발전과 확장은 아름답고 그리고 대단하다.
세대를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바꾸는 일!
그들이 전 세계를 향해 해낸 일이다.
그라민 은행은 노력은,
1995년 절대 빈민층을 돕는 자문그룹(CGAP) 창립에가지 이른다.
1997년 소액 융자 정상회담 개최이 개최.
정상 회담의 공동의장은 힐러리 로댐 클린턴 미국 대통령 영부인,
소피아 스페인 왕비, 일본의 전 수상 하타 쓰토무 박사 세 사람이었다.
이들이 공동위원장을 맡음으로써 정상회담은 전 세계의 집중을 받게 된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의 연설문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소액 융자는 개인에게 경제적 발판을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공동체적인 삶을 일깨우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기도 하다. 소액 융자를 통해서 우리는 오늘날의세계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의존적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액 융자란 덴버나 워싱턴에서 사회 보조금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자신의 운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주는 것이다. 또한 위락 소액 융자를 통해 인도나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길이야말로 바로 우리 모두의 운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끔 해준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공동체 정신을 통해서 민주주의가 더욱 풍요롭게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왜냐면 우리 모두는 미래를 믿기 때문이다."
무하마드 유누스 또한 말한다.
"경제발전이란, 인구의 하층 50% (혹은 25%)에 해당하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한 사회의 삶의 질을 올바르게 측정하려면 부자들이 아니라, 사회계층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가난한 사람들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자비심은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단다.
오히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를 약화시킬 따름이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알량한 자비심을 베푸는 것은 우리의 의식을 편안케 하고자 하는 이기심의 발로란다.
진정한 해결책은 우리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누리는 똑같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우리 스스로 이들과 똑같은 무기를 들고 세상과 싸울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