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09. 7. 29. 06:41
몇 달 전에 박범신의 <촐라체>라는 소설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가,
요즘 집필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와 인터넷 소설의 궁합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는 네이버에 <촐라체>를 연재하면서
바로바로 올라오는 독자들의 반응이 사뭇 신기하고 재미있었나보다.
그리고 연재를 끝낸 후 출판된 <촐라체>는
참 차갑게 뜨겁고 눈물나게 아름다운 책이었다.



그가 또 다시 <고산자>라는 책을 냈다.
우리나라 지도 역사에 선구자 역할을 했던 고산 김정호의 이야기.
이 속에 담긴 이야기가
픽션일지라도
왠지 나는 그대로 모든 걸 믿어버리고 싶다.
작가 박범신,
그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순조, 헌종, 철종, 고종 4대 임금을 거친 고산 김정호.
그의 바램은 국가의 소유물이었던 지도를
바르고 효용적으로 만들어
온 백성에게 돌려주는 데 있었다.
잘못된 지도로 인해 실족하거나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 너무나 많았기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속엔 우산국, 즉 독도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일본과의 독도 다툼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는데....
이 책의 내용처럼
정말 김정호는 올바른 축척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우산국을 제외시켰던 건지도 모른다.



평생 꿈꾸어온 것이 무엇이던가!
조정과 양반이 틀어쥐 강토를 골고루 백성에게 나눠자는 것이고,
조선이라는 이름의 본뜻이 그러하듯 강토를 세세히 밝혀 그곳에서 명줄을 잇고 있는 사람살이를
새롭게 하고자 한 것 뿐이다.
땅의 흐름과 물의 길을 잘 몰라 떠도는 사람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뿐이다.




고산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는
22첩으로 분철된 지도였다.
그리고 각각의 분철들은 필요시 따로 떼어내 휴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나라의 지시에 의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덕을 위해 재능을 팔아 생계를 꾸리지도 않았던 사람.
태어남과 죽음의 기록조차
정확히 남겨져 있지 않은
그 사람 고산 김정호에 의해
우리는 비로소 올바른 길의 흐름을 알게 됬음을
이제 조금 이 책을 통해 느낀다.

선구자의 삶은,
늘 고난하고 핍박의 연속이었으리라.
박범신의 글처럼 김정호는
평생 시대로부터 따돌림당했으니 고산자(孤山子)요,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했으니 그 뜻이 높아 고산자(高山子)요,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 산을 닮고 싶어했으니 고산자(古山子)임이 분명하다.

비록, 지도에 문외한인 나일지라도
그의 행동하는 참 지식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아울러 그를 깨우쳐준 작가 박범신에게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