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6. 3. 16. 08:30

또 다시 소명(召命))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높고 푸른 사다리>를 읽는 중에 의도한건 아닌데 <신과 함께 가라>라는 뮤지컬을 봤다.

궁금했었다.

도대체 어떤 믿음과 확신이 있으면

"주여, 제가 따르겠나이다"라며 순명(順命)을 맹세하게 되는지를...

내 주변의 사람을 버림으로써 모든 사람과 함께 가는 길을 택한 사람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공지영이라는 소설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읽었던 이 소설은 두 번을 읽었다.

작위적으로 짜맞춘 인물들간의 관계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공지영 특유의 강의질하는 어투와 결말도 참 싫지만

이 책엔 의외로 가슴에 담기는 문장들이 많다.

 

그리고 베테틱토 수도회.

작년 스페인 여행때 베네틱토 수도회가 있는 몬세라트를 갈 것인가에 대해 꽤 오래 고민했었다.

카달루나 수호성인인 "검은마리아상"도 궁금했고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몬세라트의 "에스콜라니아 소년합창단"의 성가를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베네틱토 수도회 그 자체에 있었다.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는 정신을 바탕으로

순명, 침묵, 겸손으로 기도와 독서, 노동을 행하는 사람들.

세상 사람들이 영적, 문화적, 종교적 삶을 살기를 희망하며

황무지를 개간하고 학교를 세우는 이들의 삶은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같은 타락한 인간으로서는 짐작조차도 할 수 없는 삶.

 

 

주님, 주님의 말씀대로 저를 받으소서.

그러면 제가 살겠나이다.

주님은 저의 희망을 어긋나게 하지 마옵소서.

베네틱토회 봉헌의 노래 한 구절이

내내 가슴을 때린다.

 

그러면 제가 살겠나이다...

제가 살겠나이다...

살겠나이다...

제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