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생각했다.
탐험가로써 극지방을 가거나 아마존 오지를 찾아간다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물론 들긴 하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인정하겠다.
그런데 영하 40도가 넘는 한대 지방을
18개월이 된 딸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한다면?
그것도 자동자가 아니라 말과 개썰매로 이동하고 날마다 하얀 눈밭에서 텐트를 쳐서 자야 한다면?
주변의 반응도 그랬단다.
"도대체 그런 위험한 곳에 애는 왜 데려가?"
니콜라, 디안, 몽텐.
세 명의 가족은 일 년 동안 네 마리의 말로 차가운 강을 건너고
손수 나무를 베어 직접 아름다운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그리고 열 한 마리의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알래스카로 떠난다.
18개월의 몽텐은 일 년의 시간을 길 위에서
걸음마을 떼고, 기저기를 떼고, 그리고 말을 배워나간다.
자연 속에서 새와 야생동물들과 친구로 지내면서...
자동차와 텔레비젼을 처음 보고 겁에 질려 울음을 떠뜨려버린 아이, 몽텐!
큰뿔양, 흰바위산양, 울버린, 뇌조, 비버, 회색곰, 붉은 사슴, 수달을 보면서 즐거워하면서
팝콘같은 웃음을 터뜨리고
아빠가 직접 잡아온 물고기와 새를 맛있게 먹는 아이 몽텐은
여행에서 돌아와 놀이방에서 점심으로 나온 생선을 보며 선생님에게게 물었단다.
"이거 누가 잡았어요?"
이 질문을 하는 아이의 눈은 또 얼마나 맑았을까?
영하 40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추위라 해도 자연은 절대 적대적이지 않단다.
세 사람은 이 속에서 자연의 균형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을 매순간 배웠으리라.
2,400 킬로미터의 대장정!
때로는 모기떼의 습격 속에서
때로는 극심한 추위 속에서 가족은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생활하는 행복으로
매 시간이 풍요롭고 충만했으리라.
개썰매 위에서 비버와 여우 가죽으로 만든 따뜻한 옷을 입고
두꺼운 모피로 온몸을 감싼채 잠을 자는 아이 몽텐.
아이의 감은 눈 속에는 추위조차 아무렇지 않게 만드는 평화가 담겨있다.
꿀같이 담콤했으리라.
이 아이는 어떤 세상을 기억하고 꿈꾸게 될까?
때로는 무모한 도전이라 세상 사람이 부르는 그 안에
세상 전부가 담기고도 남는 깊은 존경과 동경이 담긴다.
여행의 끝에 몽텐의 아버지는 고백한다.
그 고백의 말에 나는 그만 코끝이 찡해졌다.
아이야! 넌 참 행복한 세상을 알았구나...
아버지가 된 지 어언 두 해,
나는 내가 이토록 아이를 사랑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가슴속에서 문 하나가 열렸다.
몽텐이 웃어주면 온 세상이 내게 미소 짓는다.
프랑스에 머물렀다라면, 나는 현대의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렇듯
평일에는 딸 얼굴을 채 몇 분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저녁에 잠깐, 때로는 주말에만 함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삶은 내게서 내 딸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들을 앗아갔을 것이다.
내 딸이 세계를 발견하고, 감각을 훈련하고, 언어를 배우는그 소중한 시기에
나는 전혀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관계는 이렇게 친밀해지지 못했으리라.
선물로 받은 나의 인생을, 디안, 그리고 몽텐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