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7. 6. 20. 09:05

책에 대한 책을 읽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서가(書家), 아니 서고(書庫)에 대한 책이다.

책을 소개하는 서평집이었다면 분명히 읽으면서 지루했을텐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놀랍다.

첫장을 넘길 때만해도 65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주눅이 들었었는데

중간 중간 서가를 촬영한 엄청난 사진들과 함께 읽으면서는 지독한 질투심에 빠지게 됐다.

도쿄에 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도쿄 분쿄구에 위치한 "고양이 빌딩"

믿기지 않을만큼 경이로운 책의 성지.

 

7평 면적이지만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벽 전체가 책으로 빽빽하다.

어디 벽 뿐인가?

심지어 계단과 화장실, 옥상까지도 다 책이다.

개인이 이렇게 많은 책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책을 보관하기 위한 별도의 개인 서고를 만들었다는건 더 경이롭다.

게다가 고양이빌딩이 책으로 가득 차서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는 책들도 엄청나단다.

읽는 중에도, 다 읽고 나서도 "이게 정말 실화냐?" 싶다.

책에 미쳐도 단단히 미치지 않고서야...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이 공간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마치 다치바나 다카시가 나를 데리고 서가 이곳 저곳 직접 안내해주면서

책을 꺼내들고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게다가 와이다 준이치의 사진들은 이 착각에 현실감을 더한다.

상상으로나 가능할 공간이 실제로 내 눈 앞에 펼쳐졌다.

정말 미치겠다.

 

마음같아서는 도둑고양이가 돼서

고양이 빌딩 안에 몰래 숨어들고 싶다.

되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려도

아무 상관없겠다.

진심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