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4. 28. 17:12

매주 목요일,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 병원을 간다.

1년에 한 번 있는 초음파 강좌를 듣기 위해서.

이 강좌를 듣기 시작한지가 벌써 7년이 된 것 같다.

이런 강좌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 하나!

"그새 내가 용 비슷한게 되긴 됐구나!"

100%까지는 아니지만 98%까지는 알아 듣는걸 보니.

총 12번의 강좌 중에서 3번을 참석했는데

지금까지는 100%로 알아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소노그라퍼(sonographer)의 장점은,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레벨 차이가 현저하게 날 수 있다는 것과

새로운 저널과 논문을 통해 업그레이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거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위해서는

그 흔한 "기본"이 밑받침되야 한다.

이론에 대한 기본, 스킬에 대한 기본, 그리고 인간에 대한 기본.

이 세 가지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절름발이가 되버린다.

 

처음에 초음파를 시작했을때,

나는 인간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했었다.

사람을 함부러 대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부족한 스킬때문에 산모들에게 설명을 해주는게 솔직히 힘에 부쳤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력이 경력인지라

눈 따로, 입 땨로, 손 따로, 모든게 따로따로가 됐다.

입으로는 계속 대화를 하고,

손도 쉽없이 움직이고, 눈은 초음파 모니터에 고정하고...

아무말 없이 검사를 하면 내 입장에서야 편하긴한데

산모들은 많이 불안해한다.

그래서 내가 좀 힘들더라도 가능하면 계속 말을 하면서 검사를 하자는 주의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요즘같이 저출산 시대에 우리 병원을 찾아온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일이고...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그것도 세상 모든 행복과 사랑, 축복을 담고 있는 태아의 건강을 살피는 일.

그래서 관련뢴 강좌를 찾아 듣는게 나는 참 소중하고 귀하다.

그런 날은 밤늦게 돌아오는 길이 새벽길처럼 상쾌하고 즐겁다.

계속 공부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거.

확실히 매력적이다.

 

저어도 직업적인 부분에서는

나는 확실히 행운아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