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에 해당되는 글 60건

  1. 2018.11.30 숱한 호구들... 2
  2. 2018.11.19 Between Answer and Solution 2
  3. 2018.08.30 휴가
  4. 2018.08.07 못 하고 있는 것들...
  5. 2018.08.06 Think about ...
  6. 2018.08.03 신뢰에 관하여...
  7. 2017.12.01 이하... 동문
  8. 2017.11.30 1
  9. 2017.11.18 기억
  10. 2017.10.17 우여곡절
soso해도 괜찮아2018. 11. 30. 16:36

 

나는 좋은 도구(好具)가 되고 싶었다.

그게 늦게 시작한 나의 최선의 선택이자 최고의 무기라 믿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 밥벌이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호구(戶口)가 없어

호구(湖口)를 걱정할 일도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더라.

열심히 했더니 더 하란다.

잘 했더니 또 하란다.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았다.

지금같은 한계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나는...

나를 먼저 생각했어야만  했다.

남을 위한 배려가 당연함이 되버렸고

숱하게 무시되는 규정과 규칙을 보는 것도 징글징글하다.

기본이라는게 뭔지...이젠 하나도 모르겠다.

 

호구(好具)를 꿈꿨건만

호구(虎口)가 되버린 나.

어쩌면 좋을까,

이 불쌍한 호구를...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8. 11. 19. 09:24

현재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정확히 이렇다.

Between Answer and Solution.

주말을 지내고 나면 뭐가 됐든 답이 나올거라고 믿었다.

아니 실제로 답이 나와야만 했다.

답을 얻어야했고, 답을 얻고자 주말 내내 책을 읽었다.

늘 그랬듯 책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다른 책은 모르겠지만

이 책이라면 그래도 답을 찾는데 도움을 줄거라 믿었다.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쓴 <골든 아워>

 

이 분은 어떻게 버텼을까...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걸 잘 알지만

궁금했다.

어떤 사명감이, 어떤 믿음이 이 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명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여전히 도망갈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이 모든 상황이 이해할 수 없다가도 이해가 되고, 이해하면 할수록 빨리 때려치워야 할 것 같다고...

이 짓거리를 계속하는게 정말 맞는건가 의심스럽다고,..

적절한 시점에 이 판에서 빠져나가야 더는 추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지금의 내가 딱 그렇다.

50:50에서 49:51로만 되도

나는 그 1%를 믿고 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심정은 정확히 7:3

고작 3의 마음으로 남아있는게

조직에도, 내게도 옳은 방법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돌파할 자신이 없다는 것까지도 똑같다.

 

오늘까지 답을 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

내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는걸...

이미 알고 있는건 아닐까?

나에겐 solution이 없다.

그럴 능력도 없고 주제도 안된다.

지금의 내 상태는,

Yes or No 같은 단순한 Answer조차도 너무 버겁다.

 

Run! Run Away!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8. 8. 30. 22:41
출근을 안했으니 휴가가 맞긴 한데 휴가를 낸 이유가 다른 병원에 가기 위해서였다.
지난번 건강검진에서 위에 혹이 있다고 해서 세브란스 병원에서 내시경초음파를 했다.
1cm 크기의 Gastric Submucosal tumor (SMT)
나쁜건 아닌데 그래도 확인해보는게 좋다고 해서 검사를 했는데 비보험이라 검사비가 무려 61만원 넘게 나왔다. 헐~~~!
내시경은 보험인데. 내시경초음파는 비보험이란다. 실비보험에 가입돼있긴 한데 외래진료비는 25만원 정도가 최대라 출혈이 크긴 하다.
사실은... 경제적인 부담보다는 심리적인 부담이 더 크다. 내가 이런 나이가 됐다는 현실에 대한 서글픔 내지는 씁쓸함. 하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는걸 안다. 버티는 것도 외면하는 것도 다 쓸데없는 짓이니까.
아름답게 나이 들 자신은 썩 없으니 그냥 순리대로 사는 걸로...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8. 8. 7. 08:21

날이 덥다....에서 끝나면 좋을텐데

덥다라는 말이 부러울 정도의 날씨다.

그래서,

못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운동을 못하고 있고,

주말에 즐겨 탔던 자전거도 못타고 있고,

개인적인 여행기도 못올리고 있고.

식사도 잘 못하고 있고,

잠도 못자고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퇴근을 못하고 있다.

 

커튼도 없고, 에어컨도 없는,

큰 일 대로변에 서있는 9층짜리 나홀로 아파트 꼭대기층은

살벌한 옥탑방 실사판이다.

늦은 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하루 내내 통창으로 들어온 햇빛으로 달궈진 아파트는 보일러가 터진건 아닌가 의심케한다.

걸을때마다 발바닥에 그대로 전해지는 뜨거움.

에어컨을 사거나, 집을 팔거나.

아무래도 양당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사실 요즘은 일요일에도 병원에 나온다.

아니 나올 수 밖에 없다.

집에 있다가는 온열질환에 결려 위급상황이 발생할 것만 같아서...

집순이의 품위가 정말이지 말이 아니다.

이 난민생활이 8월까지 지속되는건 아닌가 슬슬 겁이 난다.

좀 바보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러다 뇌가 녹아내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못하고 있는 것들이 지금도 너무 많은데

이 상태라면 못하고 있는 것들이 점점 더 생길것 같다.

놔버리자, 다 놔버리자 하면서도

이대로 영영 놔지게 되는건 아닐까 걱정된다.

 

대단찮은 샮이지만

못하고 있는 것들이

하고 있는 것들로 바뀔 날을 기다리며...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8. 8. 6. 19:15

멀리서 보면 지구는 아무런 관심도끌지 못할 곳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르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음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는, 들어 본 모든 사람이 그 위에 있거나 있었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수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 부패한 정치가, '슈퍼스타'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장군과 황제들이 이 작은 점의 한 귀퉁이를 아주 잠깐 지배하려고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작은 점의 어느 한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없는 다른 한구석 주민들에게 저지른 잔인한 행위를, 그들은 얼마나 자주 서로 오해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었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를 미워했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지나지않는다.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2014년의 경제적 파이는 1500년보다 크지만 분배는 너무나 불공평하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한 아프리카 농부와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얻는 식량은 500년 전보다 더 적다. 인류와 세계 경제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기아와 궁핍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더 많아졌는지도 모른다. 기대수명, 유아사망률, 칼로리 섭취량 같은 물질적 기준으로 보면 2014년 평균적 인간의 생활수준은 인구가 크게 늘었는데도 100년 전보다 상당히 나아졌다. 하지만 모든 경제적 파이에는 원자재와 에너지가 들어간다. 어두운 결말을 예언하는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조만간 우리 지구의 원자재와 에너지를 고갈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7만 년 전 아프라카 한구석에 살았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동물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고 이젠 신이 되려는 참이다. 그들은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지만 불행하게도 자랑스러운 업적이라고 할 만한 것을 이룬 적은 없다. 환경을 정복하고, 식량 생산을 늘리고, 도시와 제국을 세우고, 넓은 교역망을 구축했지만 개별 사피엔스의 복지를 개선하지 못했고, 다른 동물에게는 큰 불행을 안겨 주었다. 우주왕복선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힘은 세지만 책임 의식은 없고, 안락함과 즐거움만 추구하지만 만족할 줄 모른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은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 광범위한 오염은 지구를 우리 종이 살기에 부적합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자연 파괴'라고 하지만 사실은 파괴가 아니라 변형이다. 자연은 파괴되지 않는다. 6,500만 년 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공룡을 쓸어버렸지만, 그럼으로써 포유류가 번성할 길이 열렸다. 인류는 많은 종을 절멸하고 있으며 자기 자신도 멸종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들쥐와 바퀴벌레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며 핵무기로 인한 아마겟돈의 폐허에도 살아남을 공산이 크다. 6,500만 년 후에는 지능 높은 쥐들이 인류가 일으킨 대량살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볼지도 모른다.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8. 8. 3. 13:55

유시민 작가의 신작 <역사의 역사>를 읽고 있다.

유시민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시만 방식으로 표현해보자)

첫째, 신뢰할 수 있는 글이라서 좋고

둘째, 박학다식을 뽐내지 않는 겸손한 글이라서 좋고

셋째, 내 얄팍한 '앎"에 깊이를 더하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글이라 좋다.

그 중에서 글이 주는 신뢰성.

그게 내게 유시민 작가를 좋아하고 그의 글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신뢰(信賴)

믿을 신(新), 의지할 뢰(賴) 

믿고 의지한다...

아름다운 뜻인지만 그 아름다움만큼 무서운 말이다.

신뢰라는 말 속엔 쌍방에 대한 책임과 존중이 숨어있다.

나는,

담배를 피우는 요리사의 손을 신뢰하지 않고,

사랑이 담겨있지 않은 어린이집 교사의 눈을 믿지 않고,

자녀에게 핸드폰 하지 말라면서 정작 자신은 핸드폰 게임을 빠져있는 부모를 믿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 책방 주인도,

빵을 싫어하는 빵집 주인도,

직원에게 반말하는 상사와 고용주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런 사람들이, 이런 상황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진 못하지만

그래, 그럴수도 있지... 라는 마음은 도저히 안생긴다.

일종의 프로 불만러로 비춰지는 것도 싫지만

네가 뭔 상관이야 하는 눈길을 받아내는게 더 싫다.

일종의 말줄임표...로 마감.

 

"명확"하다는건 참 좋은거다.

오해의 소지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타협과 이해의 여지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점점 버거워진다.

명확하지 않은 책을 읽다보면

인내심도 업그레이드 되지만 그만큼 피로도도 급상승한.

책 속으로 피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몹시 난감한 상황.

 

옆길로 새긴했지만

유시민 작가의 글이 편한 이유,

내겐 그렇다

어렵지만 수월하고,

힘들지만 편하다.

이해가... 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12. 1. 15:39

나 이제 그만 노력할래.

노력하는거 지겹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지겨워.

힘들어서 이제 못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11. 30. 17:20

고장난 수도꼭지가 되버렸다.

컵을 닦다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소리까지 내며 한참을 울었다.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울 일 따위는 없을줄 알았는데...

 

이 나이에 이렇게 우는게 가능하구나... 울면서 신기해했다.

신기해하면서 또 울었다.

혼자인데도 창피했다.

하지만 한 번 터진 울음은 멈출 기색이 없다.

마술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뿅 하면 사라졌다 뿅 하면 다시 나타나고...

 

울음 끝이 오늘 하루를 끌고 갔다.

울컥출컥 올라오는 울음을 꾹꾹 누르느라 힘들었다

이제 고작 5시가 넘었을뿐인데

평생을 산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11. 18. 13:34

조금씩 흐려지긴 하겠지만...

절대로 잊어버리지는 않겠습니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10. 17. 11:52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다.

예정대로라면 그제 일요일에 돌아와서 어제 월요일 정상출근하는거였는데

어제 돌아와서 오늘 출근했다.

오버부킹, 오버부킹 말로만 들었었는데 이번 내가 그 당사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early check in 까지 해서 자리까지 지정했는데...

KLM 데스크에서 강력하게 항의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출국 때도 10시간이나 늦게 베니스에 도착했는데

귀국은 24시간이나 늦어졌다.

덕분에 여행의 시작과 끝이 엉망이 됐다.

보상 관련된 안내와 바우처를 받긴했는데

영수증 첨부해서 알뜰하게 받아낼 작정이다.

 

시작과 끝이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계속됐으면 좋겠다.

프라하 카를교에서 성 요한 네포무크에게 빌었던 소원도 그랬다.

내년에도 다시 여행할 수 있게 해주세요...

신경성 위염에 염증수치까지 상승해 출근해서 진료까지 봤지만

그래도 1년의 한 번,

떠남의 숨쉬기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되면 나머진 다 용서할 수 있다.

기꺼이...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