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6. 2. 12. 08:22

정확히 말하면 읽은 책이 아니라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책.

몇 번 머뭇거리다 번번히 실패한 책이었고

솔직히 장시(長詩)로 된 서문을 읽을 때까지만해도 끝까지 읽기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책이 출판된건 2012년.

그러니가 제 17대 대통령 이명박 정권 말기다.

(집권이라고 쓰고 지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건 집권이었고 폭정이었다.)

이 책은 스승(?)과 제자(?)의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읽을 수록 뭔가에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다가올 선거에 대한 내 선택이 지금보다는 명확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말 그렇더라.

아름다운게 청춘이 아니라 막막한게 청춘이다.

피에르 상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이렇게 말했다.

"청춘을 완벽히 소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이 흘러가야 한다"고.

그 문장을 읽으면서 아주 정확하다고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올 김용옥이 이 문장에 한 번 더 쐐기를 박아 넣는다.

 

..... 누가 청춘을 아름답고 말했던가? 청춘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노인들의 청춘에 대한 회상만이 아름다운 것이다. 청춘에 대한 추억이 아름다운 것이다.... 청춘의 압도적인 사실은 좌절이다. 절망에는 내일이 없으며, 남아있는 재난의 기억조차 없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이 나쁨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물론 MB 정권이 최악이었지만

MB가 최악이 될 수 있었던게 이 두 정권을 지나왔기 때문이라는걸 알았다.

17대 대통령 총선때 나는 이명박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정치, 경제 다른 모든 슬로건을 다 무시하고

그의 생김이 너무 싫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세계 각국에 얼굴을 보이기에 부끄러운 얼굴이었다.

선거가 끝나고 농담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었다.

난 앞으로 얼굴만 보고 대통령을 뽑을거라고,

청념과 능력의 유무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외국의 대통령들과 나란히 섰을때 적어도 꿀리지 않는 얼굴이기만해도 고맙겠다고.

 

"사랑하지 말자"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릴 만큼

우리의 정치 철학은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이 책을 한장씩 넘길때마다

아마도 나는 여러번 비참할거고, 허무할거고, 절망할거고, 분노할거다.

하지만 읽어봐야겠다.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욕지기를 꾹꾹 눌러가며

뭐가 됐든 끝까지 읽어봐야겠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게 뭐가 있는지를 좀 알아야겠다.

희망인지, 청춘인지, 조국인지, 역사인지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