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6. 3. 18. 09:02

솔직히 제목만 봤을 때는 당연히 舌戰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雪戰이더라.

그야말로 하얀 눈밭같은 담론이다.

잘 알고 있지면 결코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스님 두 분의 이야기는 담백했고 그리고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이었다.

삶은...

이래야 하는건데.

단백하고 평범하고 그리고 고요하고.

 

책을 읽는 내내

종교가 아닌 진리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진리를 위해 불교를 택한 것이지, 불교를 위해 진리를 택하지는 않았다"

성철 스님의 이 말을 지금의 모든 종교인이 반드시 숙지해준다면 정말 좋겠는데...

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집단이 종교집단인 것 같다.

혈연, 지연, 학연을 뛰어넘는 맹종의 파워.

되도 않는 세력다툼에 이리저리 쪼개지는 신도들을 보는게 싫어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가지 않은지 오래됐다.

내 기억 속 교외와 관련된 마지막 장면은

교회 뒷편에 신도들이 이름이 씌여있는 헌금봉투꽃이였다.

그 앞에 서면 누가 헌금을 냈고 누가 안냈는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모욕적이고 굴욕적이더라.

누군가에서 영문도 모르게 빰을 맞은 것처럼.

종교는 그렇게

진리와도 멀어졌고

사람들과도 멀어졌다.

 

 

마음의 눈만 뜨고 보면 모든 것이 다 본래 광명 속에 살고 있고, 우리 자체가 본래 광명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면 전체가 본래 부처이고 전체가 본래 극락세계인 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 모든 존재를 부처로 섬겨야 합니다. 부처님이니까 부처님으로 섬기는 거예요. 그래서 불교 믿는 첫 조건으로 모든 생명, 모든 존재를 부처님으로 모셔라, 모든 존재를 부모같이 섬겨라, 모든 사람, 모든 존재를 스승으로 섬겨라 하는 3대 조건이 있습니다.

 

흔히 '용서를 하자, 용서를 하자'고 하는데, 불교의 근본사상에 용서란 없습니다. 용서란 내가 잘하고 남이 잘못됐다는 것인데, 모든 것의 책임은 나한테 있는 것이며,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남의 인격을 근본적으로 모독하는 것이 됩니다. 설사 어떤 사람이 칼로 나를 찌른다 할지라도 찌르게 한 것의 근본 책임은 나한테 있는 겁니다. 그러므로 내가 '참회'를 해야지 저 사람을 '용서'하다니요. 그래서 우리 불교사전에서 '용서'라는 말을 빼야 한다고 늘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잘못 상아왔구나...

내가 뭐라고 감히"용서"를 운운했을까?

내내 참회하며 살아도 모자를 판에 용서라니.

 

곁은 내주는 일은,

뼈와 살은 내주는 것보다 더 숭고하고 간곡하다.

무언가에 자신의 곁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내내 행복하겠다.

진심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