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09. 12. 22. 05:57
오랫만에 아무 생각없이 그야말로 눈요기처럼 읽은 책
재미있었노라 말해야 하나?
뭐... 분명 재미있는 요소가 다분하긴 하다.
참 교묘하게 이것저것 잘 집어넣어 쓴 책이란 생각도 든다.
표절을 운운하는 표현이 아니라,
요샛말로 먹히게 쓴 소설이란 뜻이다.
요즘 드라마의 대세인 퓨전사극의 일종이다.
남장여자의 성균관 입성기라고나 할까?
조선판 <미남이시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하더만...



정은궐이란 작가는 스스로 이 소재가 대견스럽고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4명의 등장인물들을 규장각으로 끌고 들어간다.
2탄 격인 소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도 1,2권으로 출판된 상태다.
아마도 시리즈로 계속 이어나갈 모양.
이 소설이 몇 년만 일찍 나왔더라면 히트를 쳤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이미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이 공전의 히트를 친 관계로
지금은 그만큼의 인기를 얻기엔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그야말로 재미를 위해 쓴 소설이란 생각이 들기에...
성균관이나, 치외법권 지역인 반촌의 모습,
그리고 정조 시대의 당파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깃거리들도 분명 있지만
깊이감이나 신비감을 찾을 수는 없다.



뒷 이야기를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결정적 단점(?)도 내겐 한 몫을 한다.
killing time 소설이었다고 해두자.
(그러나 이 표현 또한 시간 낭비의 개념은 절대로 아님을 밝히는 바)
읽고 있으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대물 김윤희, 가랑 이선준, 걸오 문재신, 여림 구용하
4명의 주인공들은 읽는 이의 시선을 잡기엔 충분하다.
학구파, 정의파, 비밀파, 유머파.. (내 나름데로의 말도 안되는 분류긴 하지만)
뭐 이야기거리를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대표적 인물들이 나온다.
이런 인물들로 재미 없는 이야기를 쓴다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겠지만...



홍길동, 일지매에 해당하는 인물 걸오 문재신의 다음 행방이 궁금하긴 하다.
4명의 인물들 중에서 제일 관심가는 인물 ^^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찾는 사람은 한 번 읽어봐도 나쁘진 않겠다.
재미는 있으니까...
간혹 나도 생각한다.
내가 남자였다면...
어떤 시대에 살아가던지간에...
그게 아니라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남장여자로 잠깐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상상.
한 번 해 볼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