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7. 10. 05:39
동명의 미드가 케이블 TV에 방영돼 얼마전 종영될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 미드의 원작이 바로 이 책이란다.
내년에 시즌 2가 나온다나 어쩐다나...
선정성과 폭력성 때문에 말이 좀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어쨌든 미드는 우연이라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원작은 팩션 역사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느냐고?
미드의 내용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자극적이지도 잔인하거나 폭력적이지 않다.
오히려 정직하고 집요하다 끈질긴 내용이다.
인간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존중성을 원하는 검투사 노예들의 혁명 이야기로
그 혁명의 핵엔 아버지라 불리우는 검투사 "스파트타쿠스"가 있다.
작가 하워드 패스트의 스파르타쿠스의 계기(?)는 감옥 투옥이었다.
투옥 이유는 다분히 정치적이었다.
하원의 비미활동위원회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게 그 죄명.
3개월간의 투옥 기간 동안 그는 이 소설을 구상했단다.
작품을 완성했는데 아무 곳에서도 출판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서
결국은 스스로 "블루 헤론"이라는 출판사를 차리게 됐단다.
그런데 그 책이 소위 대박을 친거다.
1960년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매가폰을 잡고 영화로도 만들었다.
주인공은 커크 더글러스.
그러니까 미드로 지금 다시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의 시간은 기원전 로마다.
가축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던 말하는 도구 노예.
그리고 로마 상류층의 관람거리로 목숨을 담보로 경기를 치룬 노예 전투사들.
그들이 자유와, 인권, 생명을 되찾기 위해 절규하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비록 최후는 길고 긴 십자가형이었을지라도 말이다.
반란의 가담자 6,472명의 십자가 처형.
그 위에 방치된 그 모습을 묘사하는 건 어떤 전쟁터보다 잔인하다.
그 모습을 또 당연하다는 듯히 바라보는 귀족들이 눈이란....



미드를 재미있고 본 사람은
어쩌면 너무 평이하고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로마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책.
그렇지만 과거의 로마의 역사와 정치를 읽으면서
지금 우리나라돠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검투사도 아니고, 노예도 아닌데
우리는 왜 자꾸 죽어라 죽어라 하는지 모르겠다.
검투사는 절대로 분노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경기장에서 화를 내는 검투사에게 주어지는 건 "죽음" 뿐이라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삶이라도 사람들은 삶에 집착한단다.
모든 희망을 빼앗긴 상태에서 모든 모욕과 고통과 잔인함을 당하면서도,
짐승처럼 사육되고 남들이 오락을 위해 싸우도록 훈련받고 있을 때조차,
사람들은 목숨에 집착한단다.
그래서 어쩌면 역사가 이어지고 정치가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지금 우리 모습과 너무 똑같아 옮겨본다.

정치는 거짓말이오. 역사는 거짓말의 기록일 뿐이다.
정치에는 세 가지 변하지 않는 재능만이 필요할 뿐 아무런 미덕도 쓸모가 없었다.
미덕 때문에 파멸한 정치인이 다른 원인 때문에 파멸한 정치인보다 더 많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재능은 이기는 편을 선택하는 능력이고,
두 번째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지는 편에서 빠져나오는 능력이고,
세 번째는 결코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정치가 무엇이냐고 물었지? 정치가는 바로 미쳐 돌아가는 집안의 접합체라네.... 귀족은 우리 같은 사람(원로원)이 없으면 살 수 없어. 불합리한 것을 합리화시키는 것이 우리야. 인생 최고의 성취는 부자들을 위해서 죽는 것이라고사람들을 설득하는 거이 우리야. 우리는 또 나머지를 보존하기위해 부의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고 부자들을 설득하지. 우리는 마술사야. 우리는 그물을 던지듯 환상을 던지는 것이고, 그 환상은 아주 단순한 것이야. 두리는 대중을 행해 이렇게 말하지. 당신들이 바로 권력이라고. 당신들의 투표가 로마의 힘과 영광의 원천이라고. 당신들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자유민이라고. 당신들의 자유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고, 당신들의 문명보다 더 훌륭한 것은 없다고. 그 문명을 통제하는 것이 당신들이고, 그러므로 당신들이 바로 권력이라고. 그러면 그들은 우리 후보들에게 투포하는 거야. 그들은 우리의 패배에 울고 우리의 승리에 기뻐 웃지. 그들이 노예가 아니라서 자랑스럽고 우월하다고 느끼는 거야. 그들은 쓰레기지만, 노예를 볼 때마다 자신감이 살아나고 자부와 힘을 느끼지. 그리고 자신들이 로마의 시민이며 온 세상이 그들을 부러워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잇어. 이것이 독특한 기술일세. 결코 정치를 우습게 보지 말게나.

어떤가?
정말 완벽하게 공감되는 내용 아닌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