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1. 5. 24. 06:38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젊은 작가다.
두편의 장편소설 <스타일>, <다어어트의 여왕>을 읽으면서 솔직히 좀 놀랐었다.
칙릿소설이긴 하지만
그렇고 그런 흔한 이야기로 도매급으로 평가하기에는 분명 색다른 뭔가가 있다.
특히나 <다이어트의 여왕>은 섬득함까지 안겼다.
그녀의 단편집이 나온다고 해서 궁금했다.
장편과 단편의 매력이 얼마나 다른지 알고 싶었고
어쩐지 그렇게 긴 이야기를 참신하게 만들 수 있는 작가라면
단편에서는 더 번득임이 드러날 것 같아서...



아주 보통의 연애
육백만원의 사나이
청첩장 살인사건
가족 드라마
강묘희미용실

미라
고양이 샨티

 


8편의 단편 하나하나가 다 흥미롭고 간절하다.
현대인의 단상들을 보는 것 같아 안스럽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취향이라는 이름의 정체된 현대인의 일상.
그 포장된 세상의 우울함과 텅빈 모습이 왠지 허전하고 막막하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 어깨를 두드리는 사람들의 가짜 이해가
난데없는 오해보다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졌다.
왜 그렇지 않을까?
때때로 절실하게 공감되는 문장들을 만날 때마다
백영옥이라는 작가가 참 오래, 그리고 참 깊고 넓게 생각하는구나 싶어서 은근히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이 사람은 또 나름대로 자신의 세계를 착실하게 작가로서 이루고 있구나 싶어서...
다 보여주지 못한 건 내 잘못이며 전부 보길 원치 않은 건 그의 잘못이므로
이것은 우리 모두의 실패일 것이다.

현대인의 삶은 실패다.
그러나 그 실패 속에서 홀로 처절하고 끈질기기에 그 모습 또한 열정적으로 아름답다.
꼭 공감을 얻어야만 하는가!
영수증과 사랑에 빠진들 뭐가 문젤까?
고양이가 연적이 되든, 죽기 위해 육백만원의 사나이가 되든
그건 특별한 게 아닌 보통의 일상이다.
취향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고 날마다 흔하게 하는 선택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그녀들의, 그들의 보통의 선택이
눈물나게 아름답다.
그러니 당연히 응원을 보낼 수밖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