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끄적 끄적...2010. 7. 20. 06:22
여름꽃은 화려하다.
때로는 과감하게 사람의 시선을 잡아 끌고
때로는 모른 척 냉담하게 고개를 돌린다.
어느 날은 와글와글 모여 수다떠는 수다쟁이 같고
어느 날은 주렁주렁 아이들 길러낸
어미의 오래고 긴 수고처럼 애뜻하다.
세상향해 자신의 속을 온통 드러내는 커다란 접시꽃.
문득 생각한다.
한 장 한 장 넘겨 읽혀지는 게 어디 책뿐일까!



무심하게 익어가는 청포도.
그 영글어가는 알알의 귀염성에 반해
한참을 머뭇머뭇 기웃거린 담장 밑.
보는 것 만으로도 혀 끝에 고이던
시고도 달디 단 향기.
나도 모르게 뼏치는 손끝을 향해
무심하게 경고하는 시선 한 송이.
와락 쏟는 웃음 앞에 덜컥 손목 잡히고 말았네
시간을 혼동하고 피어난 개구진 코스모스
요 놈, 요 놈, 요 이쁜 놈 때문에...



어때? 소풍은 괜찮니?
마주보고 나누는 다정한 첫인사.
낯선 계절 앞에
꼿꼿한 코스모스 한 송이
최고의 여름되어
활짝 피어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