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끄적 끄적...'에 해당되는 글 89건

  1. 2019.05.07 가정의 달 Together
  2. 2018.12.26 맑은 날...을 생각하며
  3. 2018.10.25 가을을... 달리다.
  4. 2018.05.14 김포 조각공원
  5. 2016.11.22 우리 동네
  6. 2016.05.20 크로아티아에서 내가 묵을 숙소들
  7. 2016.04.07 사태졌다. 꽃사태
  8. 2016.04.05 밤 꽃 마실
  9. 2015.09.30 Yesterday Sky at 5:30 PM
  10. 2015.07.20 무지개 그리고 석양
찍고 끄적 끄적...2019. 5. 7. 17:10

오랫만의 가족 회식. (작은오빠네와 언니네는 없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8. 12. 26. 10:23

카메라 충전하다 그 안에 찍힌 사진을 보게 됐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12월 초 대학로에 갔을때 서울성곽쪽을 산책하다 찍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선명하고 기다란 비행운을 시작으로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하늘빛이 변하는걸 오래오래 바라봤던 기억.

드물게 맑았던 하늘.

거직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확실히 해가 많이 짧아졌지만

그 짧음 속에도 순간의 변화는 무쌍하다.

꼭 사람... 같다.

아니, 마음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

왜 그리낯설게 느껴지던지...

나도 안다.

서울에는 문제가 없다는 걸.

문제가 있는 건 나라는 것도 다 안다.

맨 땅 위를 걸어도 멀미가 난다.

마치 출렁이는 바다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이리저리 사정없이 흔들려 내내 어지러웠다.

그런 나를 잠까이지만 깨워준건,

조그만 점방을 지키고 계신 할머님의 모습이었다.

오른손엔 빨간 볼펜을 쥐고,

왼손으로 한 자 한 자 짚어가면 성경을 읽고 계시던 할머니.

할머니가 붙들고 있는 믿음이 실체처럼 느껴졌다.

할머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믿음.

 

저 나이 쯤에 내겐 어떤 믿음이 남아 있을까?

그걸 생각하니 아득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8. 10. 25. 13:09

나이가 들면...

멘탈이 흔들릴 일이 별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흔들린 멘탈을 드러내지 못할뿐이지

이리저리 사정없이 흔들린다.

어제... 예정에 없던 휴가를 냈다.

그리고 달렸다.

핸드폰 카메라가 고장나서 일부러 카메라까지 들고 나왔다.

정오 12시에 집을 나와

오후 6시 15분에 집에 돌아왔다.

 

 

집에서 구리시까지,

그리고 구리시에서 고양시까지,

그리고 다시 고양시에서 집까지.

6시간이 넘는 대장전이었다.

많이 힘들 줄 알았는데 괜찮았다.

가을 속을 달려서였을까?

 

 

쨍한 햇빛부터 해지는 것까지

저전거를 타고 다 지나봤다.

이 가을에 위로받았다.

마치 내게 말해주는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간다고...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8. 5. 14. 11:59

토요일에 김포 조각공원을 다녀왔다.

자의로 간 건 아니고,

병원에서 하는 팀빌딩이라는 행사에 참석했다.

출근길부터 비가 추적추적 사람들이 심난해하던데

나는 오히려 좋았다.

햇빛 알러지 걱정이 없어서 좋았고

오랫만에 비에 젖은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있을 것 같아 좋았다.

 

 

김포조각공원은 1998년 16개의 조각상으로 시작됐단다.

지금은 30여 개로 늘어났고

각종 편의시설과 체육시설까지 있다.

산책로 조성도 잘 되어 있어

맑은 날 찾으면 산림욕하기에도 아주 그만일 것 같다.

운전을 할 줄 알면 자주 올 수 있을텐데... 

혼자 아쉬워했다.

 

 

나무와 길.

그리고 비.

흙냄새에도 비가 묻어있고,

나무에게도, 풀에게도 비냄새가 묻어있다.

선명한 색, 선명한 냄새.

잠깐의 산책이었지만

위로받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괜찮다... 괜찮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6. 11. 22. 09:14

구도도 없이, 개념도 없이, 맥락도 없이

색에 홀려 무작정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빈 공간에서 춤을 추다 땅 위로 사뿐히 내려앉는 노란 은행빛들.

한창 공사중이라 곱지 않은 길이

거짓말처럼 꽃길로 변했다.

왜 그랬을까?

기형도의 시가 생각났다.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 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 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6. 5. 20. 08:08

크로아티아 여행의 6박(縛)은 대부분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룸이다.

그 중 자그레브,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에서 묶을 "러브크로아티아"는

한국여행자 사이에선 꽤 알려진 젊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체크인은 오후 1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

각 도시별 러브크로아트아 숙소 찾아가는 방법은,

 

http://lovecroatia.co.kr/

 

 

* 자그레브 러브크로아티아 숙소 찾아가는 방법

 

* 스플리트 러브크로아티아 찾아가는 방법

 

 

* 두브로브니크 러브크로아티아 찾아가는 법

 

플리트비체, Bellevue Hotel

http://www.np-plitvicka-jezera.hr/en/plan-your-visit/accommodation/bellevue-hotel,31.html

 

벨뷰 호텔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입구 2에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면 나오는데

1인실 1박을 예약했다.

체크인이 오후 2시라 early check in이 안되면 짐만 맡겨놓고 바로 트레킹을 시작할 계획이다.

입구 2에서 시작되는 6~7시간 소요되는 코스를 생각하고 있고

트레킹 후 시간과 여력이 남는다면 오후 늦게 리스토케까지 다녀올까 생각중이다.

별 두 개 짜리고 좀 오래된 호텔이라 시설이 낡긴 했지만

호텔 투숙객에겐 이틀 동안 공원 입장이 가능하다는 잇점이 있어 선택했다.

(호텔 데스크에서 확인 도장을 받는건 필수!)

다음날 11시 체크아웃 전에 2시간짜리 짧은 코스를 돌고 자다르로 넘어갈 계획.

 

자다르의 숙소는,

Boutique Hostel Forum

http://hostelforumzadar.com/en

 

예약된 숙소 가운데 위치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곳.

조식 불포함이지만 간단한 먹거리들 봉투에 담아 도미토리 숙박객에게 나눠준다.

(추가요금을 내면 조식을 먹을 수도 있고.)

바다 오르간과 태양의 인사도 걸어서 금방이고

올드타운 한가운데 위치해서 늦게까지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나홀로 여행객에게 좋은 숙소다.

그래서 나만 똘똘하면 밤에 실껏 돌아다닐 수 있는 곳.

단점은 4인 도미토리실이 무지 좁아서 투숙객이 동시에 캐리어를 열면

지옥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후문이...

 

 

아래 사이트는 크로아티아 버스 예약 싸이트들.

폴리트비체 - 자다르

자다르 - 시베니크

시베니크 - 스플리트

스플리트 - 두브로브니크

네 번의 이동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버스티켓을 현장에서 해결할 게획이다.

 

http://www.balkanviator.com/en/

http://www.buscroatia.com/

https://getbybus.com/en/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아서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늘 여유있게 준비하겠노라 다짐은 하는데

막상 닥치면 이렇게 늘 허덕인다.

요즘은 필요한 것들을 메모해서 하나씩 챙기며 지워나가는 중이고

이번 주말엔 가져갈 짐들을 어느 정도 챙겨서 캐리어를 결정할 생각이다.

그 전에 이거 하나만 꼭 기억하자!

Walkerholic & Minimalism.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6. 4. 7. 08:38

봄바람이 등을 떠밀었다.

2시간을 훌쩍 뛰어 넘은 긴 산책.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봄도 따라 무더기로 흔들린다.

바람 안 날 재간따위,

도저히 없다.

사태, 사태, 꽃사태.

전천후로 밀고 들어오는 무차별 폭격에

재빠르고 깔끔하게 항복했다.

해야 할 항복이라면 재빨라야 한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천천히 그리고 오래 걸었던 오후와 밤이었다.

덕분에 짧지만 아주 깊은 단잠이 곁에 와줬다.

오래 걸어온 자의 건강한 잠.

그 잠 속에서도 꽃은 계속 피고 또 폈다.

향기가 아주 가까워 손을 뻗으면 그대로 만져질 것 같았다.

꿈도 잠도 아닌 시간 속엔

성산대교의 불빛도,

한강에 비춰진 잠영들도 꽃처럼 흩날린다.

 

 

짧은 봄이고,

짧은 잠이었다.

하지만 나를 회복시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6. 4. 5. 08:20

밤 꽃 마실 다녀왔다.

한강까지 연결되는 산책로를 따라 성산대교까지 왕복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일부러 벗꽃길로 걸었다.

밤 9시의 벗꽃길은 산책로보다 오히려 한가했고

햐얗게 빵빵 터진 벗꽃은 까만 어둠 속에서 하얀 쌀을 튀겨놓은듯 포실했다.

원래 밤에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거 싫어하는데

이 포실한 녀석들은 그냥 지나갈 수가 도저히 없더라.

오늘쯤엔 만개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저녁 산책길이 또 다시 분주하겠다.

 

한낮에 활짝 핀 벗꽃을 보면

세상 모든 축복을 다 가진듯이 환하고 찬란하다.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그러다 바람이 불어 꽃잎이 뚝뚝 떨어지면

또 서러운 눈물같다.

그래설까?

만개한 벗꽃을 보면,

울음을 참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아프다.

혼자 있을 용기도 없어 무시로 군락을 이뤄 흐드러지고

그러면서도 나란할 수 없어 최대한 손을 뻗어 가까워지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

홀로 섦운 인간 같다.

 

 

어둠 밤 속에 하얀 벗꽃 길을 늦은 비처럼 걸었다.

총.총.촟.

살짝 고전적이고 신파적인 느낌이다.

금방 지나가는 계절인데...

밤은 낮과 다르고

낮은 밤이 낯설다.

 

두려운 것들도 많고

걱정되는 것들도 많다.

뭐가 뭔지 모르겠는 것들도 이렇게나 많고... 

이미 지나왔음에도 염치없게도 不惑은 턱도 멀다.

 

뭐라도 좀 피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5. 9. 30. 08:04

2주를 훌쩍 넘겨 어제 다시 자전거를 탔다.

오후 5시 30분 중량천.

구름과 빛이 만난 하늘은 나를 자주 자전거에서 내리오게 만들었다.

아직까지는 여름옷을 입은 사람들이 더 많고

한낮의 기온도 여전히 뜨겁지만

하늘은 어느새 가을이다.

 

이 계절을...

나는 어떻게 지날까?

또 다시 가을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5. 7. 20. 08:29

요즘 일주일에 서너번은 퇴근후 자전거를 탄다.

중량천까지 왕복 30km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다녀오면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그 시간 하늘의 변화가 정말 예쁘다.

지난 금요일,

오랫만에 반차를 내서 일찍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자전거 탈 땐 물병도 안 챙기고 MP3 하나만 목에 달랑 걸고 나가는데

이 날은 좀 천천히 다녀올 생각에

조그마한 가방에 물병과 핸드폰까지 챙겨서 출발했다.

 

 

성수대교를 지나 잠실쪽으로 달리다 잠깐 자전거를 세웠다.

해가 지려는 하늘은 참 신비롭다.

저 하늘 색을, 저 구름 색을, 저 물 색을 물감으로 재현할 수 있을까?

지열을 품은 뜨거운 바람조차 다정하다.

자전거를 탈 때 핸드폰을 안가져갔던 이유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분명히 찍고 싶은 생각이 들테고

그러면 자주 멈출게 뻔해서였다.

역시나...

자주 풍경에 눈이 갔고

그럴때마다 자주 브레이크를 밟았다.

 

 

잠실까지 갔다 돌아오는 길.

중량천을 막 지나오는데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아주 거다란 무지개가 떴다.

처음엔 몰랐다.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뭔가를 보고 있길래 쳐다봤더니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보였다.

급하기 브레익크를 밟았다.

내 기억에 지금껏 본 무지개 중 가장 크지 싶다.

심지어 한강 표면에서 빛이 반사되면서 잠깐 쌍무지개가 뜨기도 했다.

그냥, 뭔가 행운의 징후를 본 것 같아서...

 

 

동작대교를 지나오는 길.

석양이 곱게 물들었다.

도저히 그냥은 못가겠더라.

아예 자전거를 한켠에 세워놓고 자리를 잡았다.

넋이 저절로 놔지더라.

이 시간이 지나면 개와 늑대의 시간이 시작될테다.

물빛과 하늘빛이 같아지는 시간.

그대로 있다가는 시간 속에 갇혀버릴 것 같아 서둘러 자전거에 올랐다.

아무래도... 핸드폰은 두고 다녀야 될 것 같다.

 

한강 자전거 도로.

그곳이 요즘 내 여행지다. 

삶은 여행...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