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6. 8. 16. 08:12

토요일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서 

광복절 월요일까지 내내 책을 읽었다.

문유석 판사가 쓴 <개인주의자 선언>과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

다른듯 닮은 책이었고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좀 막막하고 답답하다.

그리고 이기적이고 못된 생각이지만 두 가지에 대해 나는 정말 다행이구나 안도했다.

첫째는 이미 학창시절을 다 지나왔다는거,

두번째는 입시스케쥴을 관리할 자식이 없다는거.

세상의 모든 학부모들은 도대체 누굴 위해 살고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누구를 위해 사는 건가?

천륜이 원수가 되는 세상이라니...

살떨리게 무섭고 잔인하게 살벌하다.

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설계하고 계획한다는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내 맘도 내 맘이 아닌 때가 허다한데...

교육 개혁, 교육 혁신, 바른 교육.

총명탕과 수능주사가 판을 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진짜 가능한 일인가 싶다.

그러면서도!

조정래의 글에 나오는 내용이 전부가 아니라는게 더 우울하다.

빙산의 일각.

어떤 면에선 조정래의 글 역시 진실이 아니다.

그래서 정래는 아직 순진하고

이 책은 환상문학이다.

     

 

조정래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에 채기가 났다,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대한민국에 신물이 난다.

책임져야 할 누군가가 있는것도 아니면서 지례 지친다.

다른 한편으로 나역시도 다르지 않았을거란 생각.

나한테 자식이 있었다면 나도 그들처럼 "총명탕"을 대령하고

학원에서 학원으로 아이를 실어나르지 않을 자신이 과연 있을까 싶다.

이게 다 능력이 아니라 신념의 문제라면 좋겠는데...

희망이 희망처럼 보이지 않아 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막막했다.

 

그 상처를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어>이 조금 다독여줬다.

나 역시 "합리적 개인주의"를 꿈꾸는 사람이다.

사람이 많은 곳은 질색이고

그래서 지하철에서 중간좌석은 앉지 않고 꼭 끝자리를 앉는다.

회식 싫어하고, 명절 싫어하고, 가족모임 싫어하고, 시끄러운거 싫어하고...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혼자이길 희망하는 좀 고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주말같은 경우는 퇴근해서 월요일 출근하기전까지

단 한 번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혼자서 뭔가를 한다는 데에 두려움도 없고 걱정도 없다.

다행히 혼자있다는게 더 이상 눈치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런 내게도 한 가지 지키고 싶은 원칙같은게 있다.

"후지게 살지 말자!" 라는 거,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절대 후진 선택은 하지 말자는거다.

후져지는 순간 사람이 얼마나 형편없이 무너지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이 두 책을 읽으면서 다시 다짐했다. .

뭐가 됐든 후지게 살지는 말자!

절대, 절대 그렇게 살지는 말자!

Posted by Book끄-Book끄